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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세자가 또 죽었어?

  • 챙!
  • 단도가 맞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 영의정의 말로 인한 그 칼은 결국 소지유의 몸에 닿지 않았고 오히려 천청 호위 무사가 갖고 다니던 옥패에 막혔다.
  • 천청이 싸늘하게 말했다.
  • “궁궐 내원에서 어명 없이는 그 누구도 함부로 무기를 휘두를 수 없다. 영의정, 넌 황후마마를 안중에 두지 않는 게냐?”
  • 영의정은 황후를 보더니 잔뜩 긴장하여 황급히 무기를 내려놓고 사죄했다.
  • “황후마마 죽여주시옵소서, 소신은 마음이 급하여 궁안의 법도를 어겼나이다!”
  • 황후마마는 지금 영의정을 상관할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다급히 여 어의를 향해 물었다.
  • “여 어의, 안세자는 정말 구할 수 없는 게냐?”
  • 여 어의는 바닥에 꿇어앉아 말했다.
  • “황후마마, 죽여주시옵소서. 안세자는 심폐에 상처를 입었나이다. 소신... 소신은 도저히 만회할 힘이 없사옵니다.”
  • 황후마마는 안색이 대뜸 굳어지더니 호통쳤다.
  • “여봐라, 소지유를 잡아들여라!”
  • 이번엔 아무도 감히 소지유를 도울 수 없었다. 두 명의 금위군이 앞으로 다가와 그녀의 두 팔을 뒤로 가져가 고정했다.
  • 소지유는 이를 꽉 깨물었다.
  • ‘안 돼, 이렇게 끌려갈 수는 없어. 그렇게 되면 안세자만 죽는 것이 아니라 나도 반드시 죽을 거야.’
  • 소지유는 안친왕비를 향해 크게 외쳤다.
  • “왕비마마, 세자는 아직 승하하지 않았사옵니다. 아직 구할 수 있나이다. 어찌하여 이 졸의가 승하하셨다고 전하는 말은 믿으시면서 소녀가 구할 수 있다는 말은 믿지 아니하시나이까?”
  • 이 말을 듣자 안친왕비는 멈칫했다. 그러게, 그녀는 왜 좋은 것은 믿지 않고 나쁜 것을 믿으려 했을까?
  • 안친왕비의 표정이 누그러지자 소지유가 다급히 말했다.
  • “왕비마마, 더 지체하면 아니 되옵니다. 제가 시도해보겠습니다. 반드시 안세자를 구할 수 있습니다!”
  • 안친왕비가 동의하기도 전에 여 어의가 호통쳤다.
  • “시도? 너 때문에 죽었는데 또 시도하려고? 호흡마저 끊어졌는데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나 보지?”
  • “그만 하세요, 전 어의님께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 소지유는 약간 급했다. 그녀는 호흡이 너무 오래 끊겨 정말 손 쓸 방법이 없게 될까 봐 두려웠다.
  • 여 어의는 소지유가 정면으로 맞받아칠 줄 몰랐기에 제자리에 넋을 놓은 채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
  • 영의정도 그 모습을 보고 대뜸 호통쳤다.
  • “그만하거라. 여기서 아무 소용이 없는 언쟁을 할 바엔 죽음으로 죄를 묻는 것이 났다. 우리 소씨 가문을 잡아끌지 말고.”
  • 소지연도 얼른 거들며 말했다.
  • “그래, 셋째야. 네 어머니도 병으로 돌아가셨다. 우리가 해친 것도 아니야. 넌 어떻게 우리 소씨 가문에 복수하려고 일부러 안세자를 음해할 수 있느냐? 안세자는 얼마나 억울하겠느냐!”
  • 소지유는 자기의 아버지와 언니를 바라보며 속으로 왜 그들이 이렇게 그녀를 죽이지 못해 안달인지 궁금해졌다.
  • 과실치사를 넘어서 모살이라니!
  • 소지유는 확언을 내놓기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엔 반드시 크게 걸어야 했다!
  • 소지유는 결심을 내린 후 입을 열었다.
  • “황후마마, 왕비마마, 부디 소녀에게 기회를 한 번 주시옵소서. 제가 안세자를 구해보겠나이다. 만약 실패하면 저 소지유는 안세자와 함께 죽겠나이다!”
  • 이 말을 듣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 여 어의는 콧방귀를 뀌었다.
  • “흥, 그럼 넌 죽기를 기다려라! 사람이 죽는 것은 등불이 꺼지는 것과 같다. 네가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 있다면 난 꿇어앉아 네게 절을 할 것이야!”
  • 소지유가 싸늘하게 웃었다.
  • “이는 어의님께서 하신 말씀이옵니다. 나중에 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시면 전 자리에서 일어나시라 말하지 않을 겁니다!”
  • “뻔뻔하기 짝이 없구나!”
  • 여 어이가 호통쳤다.
  • 소지유는 그를 상관하지 않고 황후를 바라봤다. 황후는 가장 나쁜 결과는 아들을 구할 수 없으니 소지유에게 시도하게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했고 이는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마음이었다.
  • 황후마마가 말했다.
  • “놓아주거라.”
  • 소지유는 자유를 얻자 얼른 안세자의 곁으로 달려왔다. 사람들이 그녀가 우선 한 바탕 검사를 진행할 거라 예상했으나 곧 그녀는 모두를 놀라게 하는 행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