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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그녀가 아니야

  • 그녀는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그래도 구은이 보이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 그리하여 종업원을 불러 물었다.
  • “죄송하지만, 방금 전에 저랑 같이 왔던 여자애, 혹시 어디로 갔는지 아시나요?”
  • 종업원은 그 여자애를 기억하고 있었다. 커다란 두 눈이 바비 인형 같았고, 자신을 언니라고 부리는 그 목소리는 귀엽기 그지없어 그녀는 단박에 그 아이를 기억했었다.
  • “손님, 걱정하지 마세요. 그저 손을 씻으러 간 것뿐이에요.”
  • 안예담은 그 말에 곧장 인사를 건넸다.
  • “감사합니다!”
  • 식사 하기 전에 손을 씼는 것, 그것은 그녀가 가르친 것이었다. 그 어린 것이 기억을 하다니, 꽤 기특했ㄷ.
  • 화장실 문 앞, 세면대는 공용이었다.
  • 구은은 핸드 워시를 짜낸 뒤 손을 씻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 “저녁에는 깨끗하게, 더 예뻐져라! 저녁에는 깨끗하게, 더 예뻐져라!”
  • 거울을 통해 그를 본 구은은 이내 두 눈을 크게 떴다.
  • 이 삼촌, 오빠랑 되게 닮았네? 엄청, 엄청 잘 생겼어! 아이는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 “훈남 삼촌, 혹시 아이 있어요?”
  • 자신들에게는 아빠가 없었고, 만약 그에게 아이가 있지만, 그의 곁에 없다면, 어쩌면 자신들이 그의 아이일지도 몰랐다!
  • 그 귀여운 목소리를 들은 윤시진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 귀여운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 “없어.”
  • 목소리는 조금 차가웠고, 얼굴에도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 구은은 한숨을 내쉬었다.
  • “저도 아빠가 없어요.”
  • 어린아이의 그런 모습을 본 윤시진은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
  • 그는 아이를 달래는 데에 익숙하지 않아, 어떻게 아이를 위로해야 할ㅈ 몰랐다.
  • 구은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이 훈남 삼촌을 담콤이에게 소개를 시켜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잘생겼으니, 달콤이는 분명 좋아할 것이었다!
  • 휴지를 뽑아 손을 닦던 아이는 히히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이 아주 똑똑한 것 같았다.
  • “훈남 삼촌, 저랑 친구 할래요? 저한테 번호 주면, 제가 나중에 밥 사드릴게요!”
  • 이런 말을 아이는 티브이에서 배운 것이었다. 남자와 여자가 데이트를 하는 것은 다 식사 대접을 하는 것이었다.
  • 그 안에서는 보통 남자가 여자에게 식사를 대접했지만, 달콤이에게는 그들 세 명이라는 짐이 있으니, 달콤이가 사는 거로 결정했다!
  • 원래 그냥 가려던 윤시진은 아이의 말을 듣고는 긴 눈을 가늘게 떴다. 요사하니 예쁜 얼굴에 옅은 미소가 드러났다.
  • 요 작은 녀석, 꽤 재밌네, 남에게 밥 사줄 줄도 알고.
  • 그리하여 그는 도금이 된 명함을 꺼내 아이에게 건네주었다.
  • “이건 내 전화번호야.”
  • 무엇 때문인지, 이 어린아이를 볼 때마다 그는 왠지 모를 익숙함에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마음이 갔다.
  • 명함을 받아든 구은은 얼른 옆으로 멘 자신의 가방에 집어넣더니 가방을 매만지며 홀로 반드시 잘 보관해야 한다고 중얼거렸다.
  • 윤시진이 룸으로 들어가자 안예빈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으로 들어온 남자를 본 그녀는 눈이 다 커졌다.
  • “윤 대표님, 안녕하세요.”
  • 눈앞의 여자를 본 윤시진의 유일한 감상은 바로, 턱이 무서울 정도로 뾰족하다는 것이었다.
  • 안예빈은 아주 긴장한 듯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저 사람은 A 시에서 가장 큰 가문의 권력자였고, 자신이 만약 저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다면 앞으로 A 시에서 제멋대로 굴 수 있었다.
  • 다 자신의 이 아름다운 미모 탓이었다. 무려 이렇게 우월한 남자를 끌어당길 수 있다니, 마음이 더없이 두근거렸다.
  • “안예빈 씨, 안녕하세요!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혹시 조금 이상한 일을 겪으신 적은 없으신가요? 뭐, 꿈 같은 거라든지?”
  • 안예빈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렇게 잘생긴 남자가, 게다가 윤씨 가문의 수장이기도 해 그녀는 반드시 기회를 잡아야 했다.
  • “있었어요, 어렸을 때에요. 꿈을 꿨는데, 이가 빠지는 꿈을 군 거예요. 근데 이튿날에 정말로 이가 빠졌지 뭐예요. 되게 신기하지 않아요?”
  • 안예빈의 말을 들은 윤시진은 테이블 위로 두 손을 모아 올렸고, 여전히 덤덤한 얼굴로 또다시 물었다.
  • “남자가 준 반지를 받은 적은 있습니까?”
  • 안예빈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
  • “없어요. 남자친구도 사귄 적이 없는 데다, 반지 같은 선물을 받았을 리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