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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아이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어

  • 안예담은 끝내 평정을 되찾았다. 전에는 너무 급해 추운 것도 몰랐었지만, 그녀가 춥다는 것을 느꼈을 때는 이미 움직일 수 없었다.
  • 구은이에게 큰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내내 조여졌던 마음이 겨우 풀렸지만, 체력이 바닥 나 버린 것이었다.
  • 지금은 발도 따뜻해졌고, 옷도 입어, 그녀는 겉의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코트를 끌어안았다.
  •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조택준, 넌 이미 우리를 한 번 살려줬어, 그것만으로도 도무지 갚을 길이 없는데, 더는 널 귀찮게 할 수는 없어.”
  • 그녀를 보는 조택준의 눈에는 속상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그의 마음을 모르고 있었다.
  • 6년 전, 그는 그녀와 부딪쳐 넘어트렸고, 그 뒤로는 그녀를 병원으로 보내줬고, 그 이후로는 그녀를 도와 방도 구했줬었다. 당시에는 정말로 죄책감에, 보상을 해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 하지만 그 이후의 만남에서, 그는 그녀에게 마음이 생겼다.
  • 하지만 이 여자는 줄곧 회피하고 있어, 그는 조금 무력했다.
  • “듣자 하니, 금융회사에서 잘렸다며, 꽤 시끄러웠다던데, 너에게 못되게 굴지는 않았어?”
  • 구혁은 보온병을 열어, 한 잔 따른 다음 안예담의 손에 쥐여주었다.
  • 안예담은 따뜻한 물을 마시자, 몸이 더욱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 그녀는 보온병의 뚜겅을 손에 쥔 채 덤덤하게 말했다.
  • “그런 회사, 앞으로는 다시는 가지 않을 거야. 그 사람들 사기꾼이야. 게다가 다 노인 분들만을 상대로 사기 치고 있었어. 그 노부인은 비록 보기에는 돈이 아주 많아 보였지만 그렇다고 사기를 쳐서는 안 되잖아. 그래서 사실을 전부 그 분에게 알려줬더니, 그 사람들은 나를 잘랐어.”
  • 주택 준 알고 있었다. 이 여자는 마음이 너무 착해, 말로는 크게 벌어 세 아이들과 좋은 나날들을 보내겠다고 하면서도 결국에는 양심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했다.
  • “담아, 우리 회사로 와. 난 네 능력을 믿어.”
  • 그는 그녀를 더욱 지키려고 했지만, 안예담은 고개를 저었다.
  • “이미 일자리 찾고 있어. 내 학력으로는 너희 회사에 안 어울려.”
  • 또다시 이어진 그녀의 거절에 조택준은 한숨을 쉬었다.
  • “담아, 너 이르면, 나 되게 민망해. 나 그래도 조 씨 그룹의 대표란 말이야.”
  • 대표가 내미는 올리브 가지는, 번마다 그녀의 거절을 받았다.
  • 구하와 구혁은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사실 그들도 돈을 벌 수 있었다. 사실 주식으로 이미 적지 않은 돈을 벌었지만 그들은 자신의 엄마에게 차마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 만약 그녀가 알게 된다면 분명 또 조급해하며, 그들이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 두 아이는 계속해서 그녀의 계좌에 몰래 보냈지만, 그녀는 전혀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 푼도 건드리지 않았고, 계속해서 하루에도 몇 개씩 알바하며 힘들게 돈을 벌었다. 이러한 엄마의 모습은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다.
  • 열두 시가 됐을 때, 간호사가 나와 그녀에게 말했다.
  • “보호자 분, 따님분의 병세는 이미 안정이 됐어요. 이제 집에 가서 기다리셔도 되세요. 내일 점심 12시에 다시 와서 환자분을 일반 병실로 데려가시면 돼요.”
  • 안예담은 그 말에 연신 인사를 했다.
  •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구혁은 간호사에게 물었다.
  • “저희 잠깐 만날 수 있나요?”
  • 동생의 몸은 늘 좋지 않아, 두 오빠는 동생을 몹시 아꼈다. 처음으로 동생과 떨어져 있는 터라 익숙하지도 않았고, 걱정도 됐다.
  • 간호사는 두 남자아이의 그 기대 어린 눈빛에 차마 거절을 하지 못했다.
  • “그래요, 이리로 오세요.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을 거예요.”
  • 네 사람은 그녀를 따라 중환자실로 들어갔고, 유리창 너머로 하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의 얼굴은 하얗게 질린 채, 젖살이 오른 얼굴을 옆으로 돌린 채 잠들어 있었다. 입 안과 온몸에는 튜브가 꽂혀 있었다.
  • 안예땀은 아이가 홀로 그곳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 그녀는 양심에 가책을 느꼈다. 세 아이는 그녀와 함께 지내며 잘 지낸 날이 없었다. 이사를 하는 것은 일상다반사였고, 그녀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마저도 아주 짧았다.
  • “구은아, 엄마가 널 제대로 못 보살핀 탓이야, 미안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