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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큰 인물

  • 그녀는 곧바로 등을 돌려 멀어졌고 윤시진은 눈썹을 들썩이다 곧장 그녀를 끌어 차 안에 집어 던지듯 밀어 넣었다.
  • 안예담의 머리는 차갑고 딱딱한 가죽 시트에 부딪혔고, 고통에 겨운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털을 바짝 세운 고양이 마냥 윤시진을 노려봤다.
  • “윤 대표님, 저 아세요? 제가 죽든 살든 대표님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텐데요.”
  • 정말 이상했다. 이 남자가 그녀를 구해준 것에 그녀는 몹시 감격하고 있었지만, 그의 이런 태도에 이 모습은 척 보기에도 그녀를 무시하고 있지 않은가.
  • 그렇게 싫으면, 구하지 않으면 될 것을 게다가 이런 대접까지 하다니.
  • 윤시진은 차 안에 탄 뒤, 기사에게 말했다.
  • “당장….”
  • 그는 그제야 자신은 이 여자가 어디에 사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 “어디 살아요? 바래다줄게요.”
  • 그녀의 말을 그는 완전히 무시했다.
  • 몸을 바로 한 안예담의 그 아름다운 얼굴에 차가운 냉소가 떠올랐다.
  • “윤 대표님, 혹시 제 말을 못 알아들으시는 건가요? 바래다주실 필요 없어요, 저 내릴게요.”
  • 말을 마친 그녀는 곧장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윤시진은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막았다.
  • “안예담 씨, 당신 딸을 생각하세요. 그 아이는 그렇게 귀여운데, 당신은 이런 곳에서 일하다니,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 합니까? 만약 그러다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면, 그 아이는 어떡하고요?”
  • 아이 이야기가 나오자 그녀는 극도로 흥분했다.
  • “맞습니다, 전 이런 사람이에요, 어린 나이에 임신해서 아이를 낳고, 대학도 못 갔죠. 엄마로서도 아주 실패해, 아이들이 절 따르면서 고생만 하게 했죠. 당신 눈에는 제가 그렇게 못나서, 절 무시하는 거겠죠. 하지만 전 당신에게 도와달라고 한 적 없어요. 그러니 설교는 그만두시죠.”
  •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친 뒤 강제로 차 문을 열고는 성큼성큼 미드나잇 클럽으로 향했다.
  • 윤시진은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인 뒤 씩씩거리며 멀어지는 뒷모습을 쳐다봤다. 그는 입술을 달싹이다, 불이 붙은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 연기를 내뿜으며, 그는 시트에 몸을 기댔다.
  • 그 역시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여자가 고생하는 것을 보면 그는 마음이 아팠다. 왠지 모르게 도와주고 싶었고, 지난번에도 마찬가지였다.
  • 그의 미간은 점점 더 찌푸려졌다. 내가 저 여자를 무시했던가?
  • “하!”
  • 그는 코웃음을 친 뒤 기사에게 말했다.
  • “집으로 가.”
  • 기사는 숨 한번 크게 내쉬지 못했다. 처음으로 윤 대표가 차에 여자를 태우는 것을 본 것도 모자라, 저렇게 오만하다니. 하지만 그 여자는 외모 하는 참 예쁘게도 생겼다, 그저 성격이 조금 나쁠 뿐이었다.
  • 그는 단 한 번도 누군가가 감히 윤 대표에게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저 여자는 간도 꽤나 큰 듯했다.
  • “예, 알겠습니다, 대표님.”
  • 안예담은 미드나잇 클럽의 백스테이지로 향한 뒤, 옷을 갈아입고 물건을 챙긴 뒤 떠나려고 했다. 오늘 밤 이렇게 소란을 부렸으니 미드나잇 클럽에서 더는 못 있을 것 같았다.
  • 그녀는 옷을 갈아입은 뒤 가방을 챙겨 탈의실 밖으로 나왔다.
  • 그녀의 친구 백난향이 다가오더니 그녀를 덥석 안았다.
  • “담아, 가는 거야? 아직 이른데, 좀 더 놀지 않고.”
  • 백난향은 손에 담배 한 대를 들고 있었고 붉은색의 딱 달라붙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크게 웨이브 진 머리를 어깨에 늘어놓은 채 진한 화장을 한 얼굴로 담배를 피울 때면 고혹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 안예담이 그녀에게 물었다.
  • “지배인은 뭐래? 나보고 꺼지래?”
  • 비록 그녀는 이곳의 기둥이긴 했지만, 사고를 친다면 그들은 절대로 그녀를 쉽게 놓아줄 리가 없었다.
  • 백난향이 미소를 지었다.
  • “나가서 봐보지 그래? 다만 담아, 너 언제부터 그렇게 대단한 인물을 알게 될 거야?”
  • 안예담은 이미 잘릴 각오를 다 했고 어쩌면 얻어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 살아남는 법은 바로 고객을 하늘로 여기는 것인데, 그녀는 그 하늘에게 밉보였다.
  • 탈의실의 문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고, 전부 다 이곳의 직원이었다. 어떤 사람은 백난향 같은 술을 파는 사람이었고, 어떤 사람은 그녀같이 춤을 추는 사람들이었다.
  • 안예담을 보자 다들 그녀를 불렀다.
  • “래빗 언니.”
  • 지배인이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다가오더니 안예담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 “래빗아, 앞으로는 자주 와, 월급은 일당으로 결제해줄게. 참, 너 언제부터 윤시진 도련님이랑 알게 된 거야? 앞으로 그분 앞에서 우리 얘기도 좀 해주고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