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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이가 생겼다

어느날 아이가 생겼다

우울한밤

Last update: 2024-04-11

제1화 이상한 꿈

  • 남자의 가쁜 숨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안예담은 자신이 또 꿈을 꾸고 있음을 깨달았다.
  • 그리고 최근에는 똑같은 꿈을 꾸기까지 하고 있었다. 그녀와 한 남자가 한껏 뒤엉키는 꿈이었다.
  • 방 안의 빛은 아주 어두워, 그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칼날같이 날카로운 얼굴 윤곽은 조금 보였다. 그녀는 손을 들어, 그것을 만져봐 자신이 도대체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알고 싶었다.
  • 그녀가 들어 올린 손은 그의 손에 잡혔다.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어쩐지 조금 웃음기가 담겨 있는 듯했다.
  • “선물입니다.”
  • 다이아 반지였다.
  • 그녀의 몸 위에 있던 남자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반지를 두 사람의 손 사이에 단단히 쥐더니 미친 듯이 그녀를 탐하기 시작했고, 그 기세에 그녀는 머리가 새하얗게 텅 비는 것 같으며, 점점 더 흐트러졌다.
  • 진짜로 꿈만 같았다!
  • 안예담은 갑작스레 퍼부어지는 찬물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었다. 그녀는 멍한 정신으로 몸을 일으키며 손을 들어 얼굴의 물을 훑어냈다.
  • “지금 이게, 무슨 짓이죠?”
  • 계모인 도주아는 그녀의 이복동생인 안예빈과 서로 시선을 마주하더니, 두 사람의 얼굴에 우쭐한 미소를 지었다.
  • 도주아는 팔짱을 낀 채 차갑게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 “안예담, 너 안씨 가문 연회에서 기절했어. 의사가 너 임신이라고 하던데, 고작 18살이면서 이렇게 어린 나이에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다니, 정말 뻔뻔도 하지. 넌 정말 천박하구나.”
  • 안예담의 안색이 조금 변하며, 고개를 저었다.
  • “그럴 리가요. 아니에요.”
  • 거기까지 말한 그녀는 자신의 목에 걸린 그 반지가 떠올랐다. 설마 그 꿈들이 진짜였을까?
  • 그녀의 두 눈이 조금 날카로워지더니, 자신의 앞에 있는 두 모녀를 노려보았다.
  • “혹시 당신들 아니에요? 당신들이 날 해친 거죠, 그렇죠?”
  • 그런 꿈을 꾸는 밤이면, 도주아는 늘 그녀에게 우유 한 잔을 건넸었다. 분명 그 우유에 약을 탔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 그 뒤의 일을 그녀는 감히 상상하지 못했고,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 그 모습에 안예빈이 눈썹을 들어 올렸다.
  • “꽤 눈치가 빠르네. 우리가 너한테 노인네를 보낸 거야. 6, 70인 노인네는 느낌이 어때? 하하하….”
  • 그 말을 들은 안예담은 흥분하며 침대 위의 베개를 집어 그들을 향해 던졌다.
  • “이 악독한 것들, 오늘 당신들이랑 끝장을 낼 거야.”
  • 안예담은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들었고, 안예빈은 머리채가 한 움큼 잡혀, 고통에 이를 악물었다.
  • 보디가드들이 달려가 안예담을 붙잡고 나서야, 모녀 둘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 안예빈은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점점 더 음산해졌다.
  • “안예담, 원래 그 노인네가 네가 임신만 하면 와서 혼담을 꺼낸다고 했는데, 네가 임신했다는 얘기를 듣더니 그만 도망가버렸어. 넌 정말 가치가 없구나, 그 늙은 노인네도 널 갖고 싶지 않아 하잖아.”
  • 안예담은 버둥거리며 두 눈을 커다랗게 부릅떴다. 그녀는 저 두 모녀가 너무 원망스러워 그대로 달려들려고 했지만, 두 보디가드는 그녀를 단단히 잡고 있었다.
  • 도주아는 칼 한 자루를 꺼내 들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자기 딸에게 말했다.
  • “그렇게 쓸데없는 말들을 뭣 하러 하는 거니? 저 애가 죽기만 하면, 앞으로 네가 바로 안씨 가문 큰 아가씨야. 안씨 가문의 미래 후계자이기도 하고.”
  • 말을 마친 그녀는 칼을 들고 안예담을 향해 한발 한발 가까이 다가왔다. 안예담은 버둥거려도 벗어날 수가 없자, 큰 소리로 외쳤다.
  • “살려줘…. 살려주세요….”
  • 그녀는 큰 소리로 외쳤지만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녀를 구해주러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그 칼이 그녀의 몸속으로 깊게 파고들고, 피가 분수처럼 뿜어지고 나서야 보디 가드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녀는 그대로 바닥으로 주르륵 쓰러졌다. 아주 고통스러웠고, 또 무력했다.
  • 그녀는 적의가 가득한 두 눈으로 그 모녀를 단단히 노려보았다. 죽어서도 저들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야.
  • 도주아는 냉소를 흘렸다.
  • “빈아, 앞으로는 그 누구도 너와 경쟁하지 못할 거야, 네 할아버지도 더는 저 애를 편애하지 못할 것이고.”
  • 그녀는 음산하게 미소를 짓더니 이내 보디가드에게 지시를 했다.
  • “저 시신을 처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