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예담은 끝내 평정을 되찾았다. 전에는 너무 급해 추운 것도 몰랐었지만, 그녀가 춥다는 것을 느꼈을 때는 이미 움직일 수 없었다.
구은이에게 큰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내내 조여졌던 마음이 겨우 풀렸지만, 체력이 바닥 나 버린 것이었다.
지금은 발도 따뜻해졌고, 옷도 입어, 그녀는 겉의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코트를 끌어안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택준, 넌 이미 우리를 한 번 살려줬어, 그것만으로도 도무지 갚을 길이 없는데, 더는 널 귀찮게 할 수는 없어.”
그녀를 보는 조택준의 눈에는 속상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그의 마음을 모르고 있었다.
6년 전, 그는 그녀와 부딪쳐 넘어트렸고, 그 뒤로는 그녀를 병원으로 보내줬고, 그 이후로는 그녀를 도와 방도 구했줬었다. 당시에는 정말로 죄책감에, 보상을 해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만남에서, 그는 그녀에게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이 여자는 줄곧 회피하고 있어, 그는 조금 무력했다.
“듣자 하니, 금융회사에서 잘렸다며, 꽤 시끄러웠다던데, 너에게 못되게 굴지는 않았어?”
구혁은 보온병을 열어, 한 잔 따른 다음 안예담의 손에 쥐여주었다.
안예담은 따뜻한 물을 마시자, 몸이 더욱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보온병의 뚜겅을 손에 쥔 채 덤덤하게 말했다.
“그런 회사, 앞으로는 다시는 가지 않을 거야. 그 사람들 사기꾼이야. 게다가 다 노인 분들만을 상대로 사기 치고 있었어. 그 노부인은 비록 보기에는 돈이 아주 많아 보였지만 그렇다고 사기를 쳐서는 안 되잖아. 그래서 사실을 전부 그 분에게 알려줬더니, 그 사람들은 나를 잘랐어.”
주택 준 알고 있었다. 이 여자는 마음이 너무 착해, 말로는 크게 벌어 세 아이들과 좋은 나날들을 보내겠다고 하면서도 결국에는 양심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담아, 우리 회사로 와. 난 네 능력을 믿어.”
그는 그녀를 더욱 지키려고 했지만, 안예담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일자리 찾고 있어. 내 학력으로는 너희 회사에 안 어울려.”
또다시 이어진 그녀의 거절에 조택준은 한숨을 쉬었다.
“담아, 너 이르면, 나 되게 민망해. 나 그래도 조 씨 그룹의 대표란 말이야.”
대표가 내미는 올리브 가지는, 번마다 그녀의 거절을 받았다.
구하와 구혁은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사실 그들도 돈을 벌 수 있었다. 사실 주식으로 이미 적지 않은 돈을 벌었지만 그들은 자신의 엄마에게 차마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알게 된다면 분명 또 조급해하며, 그들이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두 아이는 계속해서 그녀의 계좌에 몰래 보냈지만, 그녀는 전혀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 푼도 건드리지 않았고, 계속해서 하루에도 몇 개씩 알바하며 힘들게 돈을 벌었다. 이러한 엄마의 모습은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다.
열두 시가 됐을 때, 간호사가 나와 그녀에게 말했다.
“보호자 분, 따님분의 병세는 이미 안정이 됐어요. 이제 집에 가서 기다리셔도 되세요. 내일 점심 12시에 다시 와서 환자분을 일반 병실로 데려가시면 돼요.”
안예담은 그 말에 연신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구혁은 간호사에게 물었다.
“저희 잠깐 만날 수 있나요?”
동생의 몸은 늘 좋지 않아, 두 오빠는 동생을 몹시 아꼈다. 처음으로 동생과 떨어져 있는 터라 익숙하지도 않았고, 걱정도 됐다.
간호사는 두 남자아이의 그 기대 어린 눈빛에 차마 거절을 하지 못했다.
“그래요, 이리로 오세요.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을 거예요.”
네 사람은 그녀를 따라 중환자실로 들어갔고, 유리창 너머로 하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의 얼굴은 하얗게 질린 채, 젖살이 오른 얼굴을 옆으로 돌린 채 잠들어 있었다. 입 안과 온몸에는 튜브가 꽂혀 있었다.
안예땀은 아이가 홀로 그곳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양심에 가책을 느꼈다. 세 아이는 그녀와 함께 지내며 잘 지낸 날이 없었다. 이사를 하는 것은 일상다반사였고, 그녀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마저도 아주 짧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