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곧바로 등을 돌려 멀어졌고 윤시진은 눈썹을 들썩이다 곧장 그녀를 끌어 차 안에 집어 던지듯 밀어 넣었다.
안예담의 머리는 차갑고 딱딱한 가죽 시트에 부딪혔고, 고통에 겨운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털을 바짝 세운 고양이 마냥 윤시진을 노려봤다.
“윤 대표님, 저 아세요? 제가 죽든 살든 대표님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텐데요.”
정말 이상했다. 이 남자가 그녀를 구해준 것에 그녀는 몹시 감격하고 있었지만, 그의 이런 태도에 이 모습은 척 보기에도 그녀를 무시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싫으면, 구하지 않으면 될 것을 게다가 이런 대접까지 하다니.
윤시진은 차 안에 탄 뒤, 기사에게 말했다.
“당장….”
그는 그제야 자신은 이 여자가 어디에 사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어디 살아요? 바래다줄게요.”
그녀의 말을 그는 완전히 무시했다.
몸을 바로 한 안예담의 그 아름다운 얼굴에 차가운 냉소가 떠올랐다.
“윤 대표님, 혹시 제 말을 못 알아들으시는 건가요? 바래다주실 필요 없어요, 저 내릴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곧장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윤시진은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막았다.
“안예담 씨, 당신 딸을 생각하세요. 그 아이는 그렇게 귀여운데, 당신은 이런 곳에서 일하다니,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 합니까? 만약 그러다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면, 그 아이는 어떡하고요?”
아이 이야기가 나오자 그녀는 극도로 흥분했다.
“맞습니다, 전 이런 사람이에요, 어린 나이에 임신해서 아이를 낳고, 대학도 못 갔죠. 엄마로서도 아주 실패해, 아이들이 절 따르면서 고생만 하게 했죠. 당신 눈에는 제가 그렇게 못나서, 절 무시하는 거겠죠. 하지만 전 당신에게 도와달라고 한 적 없어요. 그러니 설교는 그만두시죠.”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친 뒤 강제로 차 문을 열고는 성큼성큼 미드나잇 클럽으로 향했다.
윤시진은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인 뒤 씩씩거리며 멀어지는 뒷모습을 쳐다봤다. 그는 입술을 달싹이다, 불이 붙은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연기를 내뿜으며, 그는 시트에 몸을 기댔다.
그 역시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여자가 고생하는 것을 보면 그는 마음이 아팠다. 왠지 모르게 도와주고 싶었고, 지난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미간은 점점 더 찌푸려졌다. 내가 저 여자를 무시했던가?
“하!”
그는 코웃음을 친 뒤 기사에게 말했다.
“집으로 가.”
기사는 숨 한번 크게 내쉬지 못했다. 처음으로 윤 대표가 차에 여자를 태우는 것을 본 것도 모자라, 저렇게 오만하다니. 하지만 그 여자는 외모 하는 참 예쁘게도 생겼다, 그저 성격이 조금 나쁠 뿐이었다.
그는 단 한 번도 누군가가 감히 윤 대표에게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저 여자는 간도 꽤나 큰 듯했다.
“예, 알겠습니다, 대표님.”
안예담은 미드나잇 클럽의 백스테이지로 향한 뒤, 옷을 갈아입고 물건을 챙긴 뒤 떠나려고 했다. 오늘 밤 이렇게 소란을 부렸으니 미드나잇 클럽에서 더는 못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옷을 갈아입은 뒤 가방을 챙겨 탈의실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친구 백난향이 다가오더니 그녀를 덥석 안았다.
“담아, 가는 거야? 아직 이른데, 좀 더 놀지 않고.”
백난향은 손에 담배 한 대를 들고 있었고 붉은색의 딱 달라붙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크게 웨이브 진 머리를 어깨에 늘어놓은 채 진한 화장을 한 얼굴로 담배를 피울 때면 고혹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안예담이 그녀에게 물었다.
“지배인은 뭐래? 나보고 꺼지래?”
비록 그녀는 이곳의 기둥이긴 했지만, 사고를 친다면 그들은 절대로 그녀를 쉽게 놓아줄 리가 없었다.
백난향이 미소를 지었다.
“나가서 봐보지 그래? 다만 담아, 너 언제부터 그렇게 대단한 인물을 알게 될 거야?”
안예담은 이미 잘릴 각오를 다 했고 어쩌면 얻어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 살아남는 법은 바로 고객을 하늘로 여기는 것인데, 그녀는 그 하늘에게 밉보였다.
탈의실의 문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고, 전부 다 이곳의 직원이었다. 어떤 사람은 백난향 같은 술을 파는 사람이었고, 어떤 사람은 그녀같이 춤을 추는 사람들이었다.
안예담을 보자 다들 그녀를 불렀다.
“래빗 언니.”
지배인이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다가오더니 안예담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래빗아, 앞으로는 자주 와, 월급은 일당으로 결제해줄게. 참, 너 언제부터 윤시진 도련님이랑 알게 된 거야? 앞으로 그분 앞에서 우리 얘기도 좀 해주고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