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제비 자식이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어
- 남자는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밀고 있다. 그녀가 아무리 허우적대도 그에게 닿지 못했다.
- 그는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중생을 깔보는 듯한 거만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서커스를 보듯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 “똑똑히 좀 해줄래. 애초에 네가 나를 찜 한 거잖아. 원해서 한 거면서 내가 강간이라도 한 것처럼 굴지 마.”
- 반유설은 날뛰면서 욕설을 퍼부었다.
- “너 이 제비 자식아. 직업적 도덕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손님이랑 하면서 콘돔을 왜 안 낀 거냐 말이다. 네가 나를 완전히 망쳤어. 내가 아주 그냥 너를 담가버릴 거야, 담가 버릴 거라고—”
- “뭐?”
- 남자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위험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 “설마 당신… 임신 한 건 아니지?”
- 반유설은 흠칫했다. 머릿속에는 세 꼬마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고 속으로 욕을 퍼붓고 있었다. 맞아, 임신했다. 널 위해 삼둥이를 낳았다. 근데 쓰레기 같은 자식이 지금까지 아빠로서의 책임을 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
- “말해!”
- 남자는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 “맞아…. 임신했었어!”
- 반유설은 말을 뱉자마자 다시 바꿨다.
- “근데, 낙태수술했었어. 내가 너처럼 뻔뻔한 제비를 위해서 아이를 낳았을 리가 없잖아!”
- 만약 사람들이 아이들 아빠가 호스트바 선수 출신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한다면 유치원에서 사람들이 뭐라고 수군댈 게 뻔히 보였다.
- 안돼, 그녀는 반드시 이 비밀을 지켜야 한다. 절대 그 누구라도 알게 해서는 안 된다!
- “좋아.”
- 남자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을 주머니에 넣어 무언가 꺼낼 준비를 했다.
- “너 아직도 여기서 제비나 하고 있어? 또 얼마나 많은 순수한 여자들을 해치려고? 내가 지금 당장 너네 사장한테 너 신고해버릴 거야!”
- 반유설은 화가 잔뜩 난 채로 자리를 떴다.
- 남자는 흠칫했다. 미간을 찌푸리더니 수표를 다시 집어넣었다.
- 반유설은 입구에 다다르자마자 허문철의 전화를 받았다.
- “반유설, 너 언제 올 거야. 사람들 다 가버리면 너도 내일 회사 나오지 마.”
- “죽어버려라 개자식!”
- 반유설은 분노 가득한 상태로 전화를 끊었다. 화가 너무 난 나머지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 왜 어딜 가나 이딴 남자들뿐인 거야. 안에 하나, 밖에 또 하나!
- 잠깐.
- 그녀는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그 제비가 그녀의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는데 이대로 가만둘 수는 없지 않나 싶었다.
- 왜 그놈은 생활이 여유로운데 그녀의 세 아이들은 그녀를 따라 고생을 같이 해야 되나 싶었다.
- 여기까지 생각한 반유설은 이를 악물고 다시 룸으로 뛰쳐 들어갔다. 그리고 당당하게 화를 냈다.
- “너, 제비 자식, 네가 나를 이 꼬락서니로 만들었으니까 네가 책임져!”
- 남자는 술을 마시고 있다가 그녀의 말을 들은 뒤 고개를 들고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 “어떻게 책임져 줄까?”
- “보상해 줘!”
- 반유설은 바른 말로 화를 냈다.
- “만약 당신이 아니었으면 내 인생이 이 지경이 되진 않았을 거야.”
-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아버지의 마지막 떠나는 모습을 보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명예가 바닥에 추락해 만인의 욕받이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싱글맘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 여기까지, 지금은 돈을 받으러 온 거니까 무조건 더 세게 나가야 돼. 강세적으로 나가야 돼!
- “얼마를 보상받고 싶은 거지?”
- 남자는 매우 거만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우아하게 셔츠의 단추를 잠그고 있는 그의 섹시하고 탄탄한 성난 가슴 근육과 복근은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매혹적인 빛을 내뿜고 있다.
- 반유설은 그의 가슴팍을 보며 잠시 정신이 팔렸지만 빠르게 이성을 회복했다. “큼큼”하고 마른 기침을 한 뒤 세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500억?”
- “허, 네가 500억 준다면 나 아마도 자다가도 웃으면서 깰 거야!”
- 반유설은 조롱 섞인 웃음을 지었다….
- “제비 주제에 통은 크네! 잘 들어, 나는 네 3개월치 월급을 받을 거야. 오늘부터 매일 밤 번 돈에서 반을 나한테 넘겨.”
- 어찌 됐건 그녀는 현재 분유를 살 돈도 부족할 정도로 가난했다…
- 그녀는 앞길이 막막했던 상태였는데 정말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제비 자식을 붙잡을 기회를 잡은 것이었다.
- 반드시 이 기회를 꽉 잡아 그에게 혼쭐을 내줘야 했다. 그때 쌓였던 불만을 전부 풀 정도로 말이다.
- 그 외에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다하게 만들어야 했다.
- 3개월이라는 시간은 그녀가 눈앞의 난관을 넘기기에는 충분했다. 수습 기간을 마치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200만 원의 급여를 받을 수 있을 거고 한 가족이 생활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정도였다.
- 그때가 되어서 다시 깔끔하게 끊어낸 뒤 각자 살길을 찾아가면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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