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화 열 손가락으로 연주하다
- 우아한 피아노의 선율이 마치 한 마리의 요정처럼 부드럽게 연회장을 누볐고 그 선율에 몸을 맡기면 왠지 듣는 이로 하여금 모든 고민을 털어버린 채 하늘 위에 둥둥 떠있는 듯한 착각마저 느껴지게 했다. 그저 파티의 장식일 뿐이었던 연주가 지금은 마치 개인 독주회인 양 모든 게스트가 제자리에 우뚝 서서 고개를 돌려 무대를 바라보며 반유설의 피아노 연주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리고 파티의 구석진 곳, 한 쌍의 푸른색 눈동자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반유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는 의외의 수확이라는 듯 감출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 추지훈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피아노 연주를 듣나 싶더니 이내 시선을 거두고 다급히 연회장 뒤편으로 향했다. 그는 무대에 있는 반유설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고 그녀를 찾으러 엉뚱한 곳으로 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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