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4화 진실과 거짓
- 회의실 문턱을 채 넘기도 전이었다. 복도를 타고 흐르던 두 사람의 대화는 찬물을 끼얹은 듯 정적에 잠긴 회의실 안으로 여과 없이 꽂혔다. 좌중의 시선이 일제히 입구로 쏠렸다.
- 상석에 거만하게 몸을 파묻고 있던 성지우가 비스듬한 시선으로 염경호를 훑어내렸다. 이윽고 그의 입술 사이로 짧고 명확한 비소와 함께 혀 차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 “염경우, 그러니까 내 말은 말이야. 한 배에서 난 형제인데도 누구는 염 씨 가문 후광 등에 업고 기세등등하게 잘나가고, 누구는 찬밥 신세로 쫓겨나고. 팔자가 참 극명하단 말이지. 야, 저 입담 좀 들어봐. 너도 좀 배워야 하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