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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누군가에게는 단맛, 누군가에게는 독약

  • 한참이 지나서야 두 사람은 서로 떨어졌다.여전히 그들 두 사람이고 여전히 같은 자세였지만 변한 것은 마음이었다.두 사람의 마음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석예, 나…”그가 무언가 말하려던 순간,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보았다. 송정근이었다.전화를 받아 들자 그녀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시목 형.”“응.”
  • 그는 무심하게 대답했다.“무슨 일이야?”“조금 문제가 생겼어요…”송정근은 약간 난처한 듯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우리 어머니가 편찮으셔요…”고시목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정근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또 당우석과 관련된 일이예요… 며칠 전 우리 어머니가 당우석을 봤는데, 그날 이후로 마음의 병을 얻으셨어요. 밥도 안 드시고, 잠도 못 주무시고… 저와 아버지가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이 없었어요. 아까 집에 가봤더니 어머니가 날 보자마자 우시면서… 당우석이 가문으로 돌아오길 원한다고 하시더라고요…”고시목은 가볍게 웃었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정근은 말을 이었다.“시목 형.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송희율은 이미 외국으로 나갔고 우리 부모님도 그녀와 관계를 완전히 끊으셨어요. 이제 송희율은 송씨 가문과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 당우석도 더는 부담을 가질 이유가 없잖아요. 형 생각은 어떤가요?”“내 생각이 중요해?”고시목은 담담히 말했다.“나는 가정사에 관여하지 않아. 너희가 당우석을 설득할 수 있다면 그걸로 끝이야. 당우석이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나도, 네 형수도 막지 않을 거야.”“문제는 그가 원하지 않는다는 거예요!”송정근은 골치 아픈 듯 한숨을 쉬었다.“제가 찾아가 얘기해봤는데 ‘난 죽어도 당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거예요! 당씨 가문이 뭐가 좋다고? 형수가 당씨 가문 출신이긴 하지만, 당씨 가문이 그녀에게 특별히 잘해준 것도 없잖아요? 오히려 그녀를 학대했지…”고시목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당우석이 “살아서는 누나의 사람, 죽어서는 누나의 귀신”이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하지만 그 아이도 생각이 깊었다. 그런 말을 했다가 송씨 가문 사람들이 당석예를 귀찮게 할까 걱정되어 결국 “살아서는 당씨 가문의 사람, 죽어서는 당씨 가문의 귀신”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다.고시목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꼭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어. 당씨 가문도 너희 형수한테 잘 해준 게 있잖아. 적어도 너희 형수의 스승은 당씨 가문 사람들이 찾아준 분이고, 그분이 형수님을 얼마나 잘 보살펴줬는데. 평생의 노력을 담은 광하 사무소도 형수님에게 물려줬잖아. 물론 당씨 가문 사람들한테 냉정한 면이 있긴 하지만, 형수에게 은혜를 베푼 것도 사실이야. 사람은 원망만 하고 은혜를 잊으면 안 되지, 안 그래?”송정근은 말문이 막혔다. 속으로는 한숨을 쉬었다.확실히 알 수 있었다.고시목은 이번엔 도와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머리가 더 아파졌다.사실 그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절친한 친구이자 생사를 함께한 형제로서 이런 부탁을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괴로워하는 사람이 그의 친어머니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그의 어머니는 결혼 전까지 귀하게 자란 집안의 외동딸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결혼한 후에도 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살았다.어머니는 행운이 가득한 삶을 살았다.그러나 평생 순탄했던 사람이 큰 좌절을 겪으니 감당하지 못하고 마치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괴로워하고 있었다.당우석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어머니는 하루 종일 의기소침하고 밥도 먹지 못하며 한숨과 눈물로 시간을 보낼 것이다.그 모습을 보며 아들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당우석을 정말 좋아했다.당우석은 그의 친동생이었다.만약 그가 송씨 가문으로 돌아온다면, 형제끼리 더 가까워질 수 있고 서로 의지하며 지낼 수 있었다.결국 송정근은 고민 끝에 고개를 숙이며 부탁했다.“시목 형, 형제끼리 이렇게까지 부탁하는 건 정말 드문 일이잖아요. 한 번만 도와주세요. 전 정말 어쩔 방법이 없어요. 어머니가 그러는데, 우석은 형과 형수님 말씀만 들을 거래요. 시목 형, 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생각해서라도 한 번만 나서주세요. 우석이 우리 집안으로 돌아오도록 한 번만 설득해 주세요.”그는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시목 형, 정말 어쩔 수 없어서 형한테 전화한 거에요. 우리 어머니가 걱정돼 미치겠어요. 제 친어머니잖아요. 매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눈물로 하루를 보내는 걸 보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그리고 우석이 송씨 가문으로 돌아오면 좋은 일인 거잖아요? 송씨 가문의 정식 아들로 인정받는 건 우석에게도 이득 아닐까요? 제 말이 맞죠?”그러자 고시목은 느긋하게 말했다.“네가 말하는 그 ‘이득’은 너희의 생각일 뿐이야.”그는 잠시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너희가 생각하는 달콤함이 우석에겐 독이 될 수 있어. 정말로 우석을 아낀다면 그의 감정과 생각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지 않겠어? 그런데 너희는 그의 뜻을 무시하고 억지로라도 송씨 가문으로 데려가려 하고 있잖아. 그게 정말 우석을 위한 거라고 생각해?”송정근은 멍하니 할 말을 잃었다.고시목은 말을 이어갔다.“우석이 송씨 가문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하는 건 나와 당석예가 충분히 할 수 있어. 우석도 우리의 말을 들을 거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 결국 우석이 불행해진다면? 그가 매일 불행하게 살아간다면 너는 그걸 괜찮다고 생각할 거야?”고시목은 당석예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천천히 덧붙였다.“정근,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아? 우석을 위해서라는 핑계로 그의 행복을 희생시키면서 네 어머니만 만족시키려 하고 있어.”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근, 송씨 가문은 이미 우석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어. 그런데도 더 많은 빚을 지고 싶어?”송정근은 완전히 말을 잃었다.그는 항상 송씨 가문이 훌륭한 집안이라고 생각했다.송씨 가문의 공식적인 아들이 되는 것은 당우석에게 큰 행운이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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