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8화 누가 잔인한 걸까
- ‘비록 지금 태호 씨가 이혼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는 분명 내가 싫증 났을 거야. 만약 앞으로 언젠가 태호 씨가 더 이상 나와 함께 살 수 없다고 느껴서 이혼하면 난 어떡하지? 태호 씨 조건으로 20대 대학생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을 거야.’
- 그녀와 정태호 사이에는 심지어 아이도 없어 이혼하려면 종이 한 장만 필요했다.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면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 관계가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녀가 정태호와 정다림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는 이유였다. 이 혼인 관계에서 그녀는 철두철미한 약자였다. 돈도 많고 지위도 있을 뿐만 아니라 외모도 훤칠한 정태호는 중년에 가깝지만, 관리를 잘해서 40대 후반으로 보였다. 이 나이대는 남자가 가장 매력적일 때였다. 그러나 그녀는 비록 관리도 잘하고 젊어 보이지만, 더 이상 젊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화장품과 건강 관리 제품이라도 젊음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녀는 20대 여자처럼 얼굴 가득 콜라겐과 젊음의 활력을 유지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녀와 정태호 사이에는 아이도 없어 감정의 끈이 없었다. 정태호가 언젠가 밖에서 젊고 예쁜 여자를 만나 이혼을 요구할까 봐 심지숙은 몹시 두려웠다.
- 버림받는 것이 두려운 그녀는 머리를 쥐어짜서 정태호와 정다림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썼다. 이 때문에 그녀는 친딸의 약에 손을 대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그녀는 정태호의 마음을 붙잡는 것에 모든 것을 걸었다. 하지만 지금, 정태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심지숙은 자신을 바라보는 정태호의 눈빛에서 혐오와 경계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