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3화 그 여자가 감히?!
- “후회할 거였다면, 애초에 그런 짓을 벌이지 말았어야지.”
- 장철민은 발치에 엎드린 아들을 한참이나 내려다보다가 무겁게 입을 뗐다.
- “설령 네가 그 여자를 만난 게 유정이 사후였다면 송찬이가 이토록 너를 증오하진 않았을 게다. 혼외자를 데려와 적자로 세탁하려는 해괴한 술수만 부리지 않았어도, 녀석이 제 발로 작은 아버지 밑에 들어가겠다는 모진 결심까진 하지 않았겠지. 모든 비극의 시작은 네놈의 탐욕이었다. 네 자식이 너를 아비로 인정하지 않겠다는데 내가 무슨 수로 막겠느냐. 나에겐 너도 아들이고 송찬이도 손주다.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각자 저지른 업보를 보고 판단하는 거야. 지금 너희 꼴을 봐라. 이게 어디 부자지간이냐? 죽지 못해 안달 난 원수지. 이럴 바엔 송찬이를 호영이네로 보내는 게 백번 낫다. 너는 이제 네가 그토록 염원하던 인생을 살아라. 그 여자랑 결혼해서 떳떳하게 자식 낳고 살란 말이다. 사생아를 적자로 꾸밀 궁리 따위 안 해도 되니, 그게 훨씬 속 편한 일 아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