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1화 협상
- 조영철은 속으로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 고기백이 이토록 집요하게 구는 것은, 결국 제 손자가 고씨 가문의 조카를 건드린 것에 대한 무자비한 보복이라는 것을.
- 하지만 그 의도를 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다. 비즈니스의 세계란 본디 거대한 포식자가 하위 개체를 잡아먹는 약육강식의 전장 아니던가. 원한이 없어도 이권이 얽히면 기업 하나쯤은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판국에, 이미 조씨 가문은 고씨 가문이라는 거대한 바위에 정면으로 계란을 던진 꼴이었다.
- 고기백이 마음만 먹으면 조씨 가문을 지도상에서 지워버리는 건 손가락 하나 튕기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이성적으로는 고기백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로임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