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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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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커피

Last update: 2024-04-23

제1화 빼앗긴 아이

  • “도와줘요!”
  •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귓가에 뿜어져 나왔다.
  • 갑자기 남자가 자신을 끌어안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발버둥 쳤으나 아무리 애를 써도 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
  • 윤사랑은 겁에 잔뜩 질린 채 온몸을 떨며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다.
  • 그녀의 아빠가 그녀를 팔아버린 것이다!
  • “이거 놔요... 윽!”
  • “무서워하지 마.”
  • 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갈라졌으며 급박했다.
  • “내가 너 책임질게.”
  • 남자는 그녀의 입을 거칠게 탐하며 제멋대로 굴었다.
  • ...
  • 9달 후.
  • 한 폐기된 건물 안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미영씨, 아기가 태어났어요, 남자아이예요!”
  • “안고 나오세요!”
  • 화려한 옷을 입은 안미영이 방문 밖에 서 있었다. 그녀는 피가 흥건한 눈앞의 광경이 혐오스러운 듯 얼굴을 찌푸리며 코를 틀어막았다.
  • “아!”
  • 아줌마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 “왜 그래요?”
  • 안미영이 화를 내며 꾸짖었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녀는 지금껏 아주 힘들게 이 아이가 태어나기를 기다려왔다.
  • “미영씨... 쌍둥이예요!”
  • 아줌마가 두 아이를 안고 나오며 놀란 표정으로 외쳤다.
  • “모두 남자아이예요!”
  • 안미영은 갓 태어난 아이를 흘긋 봤는데 더럽고 못생겼다는 생각에 얼굴을 찌푸렸다.
  • “어쩜 이리도 못났죠?”
  • ‘구씨 일가에서 이 아이를 싫어하진 않을까?’
  • “갓 태어난 아기들은 원래 그래요. 시간이 흐르면 예뻐진답니다!”
  • 아줌마는 임시로 온 산파였고 그녀를 향해 설명했다.
  • “얼른 아이를 씻기세요. 제가 데려가야겠어요!”
  • 안미영이 손을 저으며 아줌마를 향해 명령했다.
  • “네!”
  • 아줌마가 두 아기를 안고 들어가서 한편에 놓고 깨끗하게 씻기기 시작했다.
  • 침대 위. 미약한 숨을 내쉬던 윤사랑이 그들의 대화를 듣고 분노로 몸을 떨고 있었다.
  • ‘이 여자는 누구지? 왜 내 아이를 뺏으려는 거야...”
  • 그때, 뱃속에서 다시 진통이 느껴졌다. 그녀는 이를 꽉 깨물고 고통스러운 신음을 뱉었는데 하체에서 또 뭔가가 미끄러져 나온 것 같았다. 곧이어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고통으로 거의 혼절하게 되었다.
  • 그녀의 아이는...
  • “다 됐어요?”
  • 안미영이 밖에서 기다리기 귀찮은 듯 재촉했다.
  • “곧 끝나요!”
  • 아줌마는 얼른 깨끗한 이불로 두 아이를 잘 싸맨 뒤, 나가려고 했다.
  • 그러다 갑자기 윤사랑의 상태가 이상한 것을 보고 놀라서 외쳤다.
  • “미... 미영씨!”
  • “왜 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해요? 빨리 안고 나와요, 저 가봐야 하니까!”
  • “미영씨, 또 낳았어요... 네 명이예요!”
  • 아줌마는 아기를 한 명 한 명 확인해보니 놀라서 쓰러질 것 같았다.
  • 안미영이 방으로 들어와 보니 윤사랑의 곁에 온통 피범벅인 아기 네 명이 있었는데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 그녀는 그 상황이 너무 역겨웠다.
  • “돼지도 아니고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많이 낳아요!”
  • 그녀는 대뜸 아줌마의 손에서 두 아이를 뺏어오더니 말했다.
  • “이 네 명의 아이는 데려가지 않을 겁니다. 모두 죽여버리세요! 불에 태워버리세요!”
  • “태워죽이면...”
  • 안미영의 말에 부인은 화들짝 놀랐다. 불에 태워 죽이라니, 너무 잔인한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안미영은 기절한 윤사랑을 쳐다봤는데 눈빛이 아주 독했다.
  • “저 여자는 반드시 죽어야 해요. 산짐승의 먹이로 주세요! 절대 살려주면 안 됩니다!”
  • “자! 여기 10억입니다. 마무리를 깨끗하게 해주면 남은 10억을 보낼 거예요!”
  • 돈을 보자 아줌마는 눈을 반짝였는데 안미영의 손에 들린 카드를 넙죽 받았다.
  • “감사합니다, 안미영씨. 걱정 붙들어 매세요. 제가 무조건 깨끗하게 처리하겠습니다!”
  • “이 일이 끝나면 농촌으로 내려가 사세요. 그 누구에게도 이 일에 대해 입도 뻥긋하면 안 돼요!”
  • 안미영이 험악한 얼굴로 경고했다.
  •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알겠죠? 제가 어떤 사람인지!”
  • “그럼, 그럼요! 알다마다요!”
  • 안미영이 떠나자 아줌마는 얼른 일행을 불러 윤사랑과 네 아이를 봉고차로 옮겼다. 그리고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을 향해 떠났다.
  • 아이의 울음소리가 혹여나 의심을 살까 봐 그들은 천 쪼가리로 입을 틀어막았는데 네 아기는 울지 못하여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져서 몹시 불안해 보였다.
  • 몇 시간 후, 운전하던 남자가 재촉했다.
  • “얼른 던져!”
  • 아줌마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 “누군가 발견하면 어떡하지?”
  • “여긴 아무도 안 와. 빨리, 이따가 맹수가 나타나면 다들 죽은 목숨이야. 아니면 너도 그 여자에게 목숨을 바치고 싶냐?”
  • 아줌마가 흠칫 몸을 떨었다. 안미영에게 원한을 사느니 차라리 이 여자와 아이들을 죽이는 것이 나았다.
  • ‘그러게 왜 하필 안미영을 건드려서는... 쯧쯧.’
  • “귀신이 돼도 나를 찾아오지 마! 찾으려거든 안미영을 찾아, 그녀가 시킨 짓이니까!”
  • 아줌마는 스스로 중얼거리며 두려움을 물리치려 애썼다. 그녀는 그렇게 윤사랑과 네 아기를 밖으로 던져버렸다.
  • “됐어, 빨리 가!”
  • 봉고차는 황량한 사막의 끝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 윤사랑과 아이들은 그곳에 버려진 채 겨우 숨이 붙어 있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