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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아버지는 거짓말쟁이야!

  • 소설 속에서 그녀는 죽은 아기를 낳고 마음의 병을 얻었다. 유원택은 여주인공을 데려다가 그녀가 키우게 했다.
  • 그러나 그 여주인공은 허씨 가문의 역모 증거를 꾸며내어 그녀를 가장 잔인하게 음해했다.
  • 허씨는 자기가 원수의 딸 때문에 화가 나서 죽는다는 말만 어렴풋이 듣고 깜짝 놀라 하마터면 아기를 내던질 뻔했다.
  • 그녀는 다시 무슨 말이 들릴 것 같아서 귀를 기울였지만, 더 이상 아무 소리도 없었다.
  • 허씨는 고개를 들고 물었다.
  • “나리께서는 아직도 안 돌아오셨느냐?”
  • 몇몇 계집종이 인삼탕을 가져오고 유신단을 목욕시키려 했다. 그러나 허씨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아기를 자기 눈앞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고 방 안의 작은 욕조에서 씻기게 했다.
  • 동희는 웃으며 말했다.
  • “마님께서 막 복통이 나실 때 이미 사람을 보내어 나리께 알렸어요. 나리께서는 마님을 가장 아끼시잖아요. 다만 일에 발목을 잡히셨을까 봐 걱정스러울 뿐이에요.”
  • 이 강성에서 누가 충용후부를 부러워하지 않겠는가?
  • 원래 후작이었던 유원택의 아버지가 전쟁터에서 사망한 뒤 유원택의 어머니가 혼자 몇몇 자식을 키웠다. 그리고 당당한 충용후부가 빈 껍데기만 남았을 때 유원택이 갖은 애를 써서 공을 세우고 아버지의 작위를 물려받았다.
  • 유일한 사고는 유원택의 외사촌 여동생이 유씨 가문에 몸을 의탁했을 때 일어났다.
  • 그때 유원택에게 홀딱 반한 외사촌 여동생은 머리로 기둥을 들이받으면서까지 그가 아니면 다른 남자에게는 절대 시집가지 않겠다고 소란을 피웠다.
  • 그러나 이미 허씨 가문과 혼약을 맺은 유원택은 그 외사촌 여동생을 먼 타향으로 시집보낼 수밖에 없었다.
  • 이 일은 한때 한가한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 유원택은 명문가의 딸인 허씨와 결혼한 뒤 처가의 도움으로 충용후부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 그와 함께 유원택과 허씨도 강성에서 금슬이 좋은 부부로 소문이 났다.
  • 하지만 허씨는 처가를 싫어하는 유원택 때문에 친정과 점점 사이가 나빠졌다.
  • 허씨는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 “네 말이 맞는 것 같구나. 나리는 아마 중요한 일 때문에 돌아오지 못하시나 보다.”
  • 허씨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 “우리 아가씨는 유씨 가문에서 호강할 팔자예요. 마님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나리와 금슬이 좋으시고 고부 사이도 화목하신 데다가 고모할머니처럼 도도한 사람도 마님을 진심으로 대하시잖아요.”
  • 동희는 허씨를 강성에서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 유신단은 목욕을 마치고 두 손을 흔들며 옹알옹알 화를 냈다.
  • [거짓말쟁이야. 거짓말쟁이! 아버지는 거짓말쟁이야! 아버지는 줄곧 어머니를 속였어! 어머니는 불쌍해… 아버지는 나쁜 놈이야! 아버지는 청우 거리의 구석진 곳에서 외간 여인이 아이를 낳기를 기다리고 있잖아…]
  • 아기는 울먹이며 말했다.
  • 허씨는 멍해졌다.
  • ‘청우 거리? 외간 여인이 아이를 낳기를 기다린다고?! 난 집에서 겨우 목숨을 건졌는데 그 사람은 외간 여인이 아이를 낳기를 기다린다니?’
  • 지금까지 그녀가 소중히 여겨온 사랑이 찢어져 금이 갔다!
  • [아버지가 좋아하는 여인이 지금 아이를 낳는 중이에요…]
  • 허씨는 마음이 혼란스럽고 심지어 막막하기까지 했다.
  • 그녀는 외간 여인에 관해 자세히 듣고 싶었지만, 딸은 아직 너무 어리고 마음의 소리도 분명하지 않았다. 게다가 생각 없이 하는 말이어서 될수록 쓸모 있는 말을 가려들을 수밖에 없었다.
  • 오늘 지금까지 그녀가 알고 있던 것들이 거의 모두 뒤엎어졌다.
  • 딸은 태어나자마자 목이 졸리고 그녀는 딸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 그리고…
  • 그녀의 남편은 외간 여인이 아이를 낳기를 기다리고 있다!
  • 허씨는 당황했다. 유씨 가문으로 시집와서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그녀는 유씨 가문의 사람들과 얼굴을 붉히거나 갈등을 빚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 그녀는 여태껏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남자와 결혼했다고 생각했다.
  • 그런데 지금 갑자기 남편에게 다른 여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어찌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나를 보물처럼 여긴다던 서방님이 나를 속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