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납치
- 나는 외삼촌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럴수록 그를 더욱 걱정시킬 뿐이다. 나는 그와 작별 인사를 마친 뒤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 남원 골목은 아주 길어서 외삼촌댁에서 골목 어귀까지 걸어가는 데 한참이 걸리기에 나는 잠시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았다.
- 골목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어릴 적 넘어지고 부딪쳤던 돌계단과 그 위에 낀 얼룩덜룩한 이끼를 보며 낙담했다. 어린 시절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지금에 처한 생활 환경은 나로 하여금 그때의 즐거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