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화 곤경에 빠지다

• 서진 도련님이 진짜 나한테 화난 것 같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무표정한 모습에 내 마음까지 복잡해졌다. 이런 순간에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그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 우리는 적막한 공간에 서있었고 나는 감히 그와 눈을 마주칠 수 없었지만 나를 쳐다보는 서진 도련님의 눈빛은 나를 깨끗하게 지워버리고 한 입에 삼켜버릴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하이힐이 바닥에 닿을 때 들리는 또각또각 소리는 마지막 생명줄처럼 적막함 속에서 나를 구원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