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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6화 핑계야 넘쳐나겠지

  • 모두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눈앞에 펼쳐진 참혹한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가슴이 죄어들 만큼 아프고 두려웠다. 유승훈이 노구를 처단하기도 전에, 공법의 반발로 스스로 목숨을 잃기라도 한다면 만독문의 간악한 계략에 그대로 걸려드는 셈이 아닌가.
  • 하지만 형제의 처참한 몰골을 본 순간, 유승훈의 이성은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 그 순간 그를 움직이는 단 하나의 집념은, 지금 눈앞에서 조롱하듯 웃고 있는 저 만독문의 잔당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것뿐이었다.
  • 핏빛 살기가 휘몰아치며 폭발했다. 그는 울부짖으며 피를 흩날리며 돌진했지만, 몸에 퍼진 식공산의 독은 그의 마지막 혼신을 다한 일격조차 허무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의 칼끝은 노구의 옷깃조차 스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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