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9화 내 남편 다시 내놔!

  • 전유진은 예도진의 예상대로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예도진! 당신 돈도 권력도 없을 때 누가 곁에 있어줬는지 기억 안 나? 돈생겼으니 나를 버리는 거야?”
  • “그럼 나랑 다시 만날 생각은 있는 거야?”
  • “있지! 있지! 5억이면 날 만날 자격 있지!”
  • “그럼 지금 바로 혼인신고하러 가자. 근데 너 돈 있어? 난 없는데. 혼인신고 비용을 내야 되는데.”
  • “무슨 말이야. 5억 있잖아.”
  • “이거 내 돈 아니야. 밥 먹을 돈도 없는데 뭘.’
  • “당신 거 아니라고? 글쎄 삼천만원도 내놓지 못하더니 5억은 무슨. 궁핍한 주제에 나랑 결혼하려고? 흥!”
  • 예도진은 어이없었는지 연신 고개를 저었다.
  • “도진 씨거 아니에요? 그럼 누구 돈이에요?”
  • 서영이가 의아해하면서 물었다.
  • “내 신분 잊었어?”
  • “우리 공장 직원이잖아요. 5억이랑 무슨 상관있는지…”
  • “하핳! 일개 말단 직원 주제에 나랑 결혼하려고?”
  • 이때 예도진은 서영이에게 계약서를 건네주면서 말했다.
  • “오늘 큰 Order 따냈어. 이 5억이 바로 그 예약금이야.”
  • 서영이는 다급히 계약서를 펼쳐보면서 기쁘다 못해 울기까지 했다.
  • “엄마, 우리 공장 다시 살아났어!”
  • “이럴 수가!”
  • 전유진은 믿기지 않는 듯 계약서를 낚아챘다.
  • ‘최고 부자 심가네에서 따낸 Order라니! 예도진도 부자였어?’
  • “예도진! 감히 날 속여?”
  • “내가 언제 속였어. 말단 직원 맞는데? 이 Order는 서영이가 따낸 거야. 나랑 상관없어.”
  • “예도진, 나랑 혼인신고하러 가자! 혼인신고 끝나면 이 Order 나한테 줘. 그러면 내가 군수님 복귀식에도 데려가 줄게.”
  • 예도진은 그녀를 무시하고 서영이에게 다가갔다.
  • “서영아, 울지 마. 이 Order 급한 거야. 빨리 정신 차리고 일해야지.”
  • “응, 알았어. 일해야지.”
  • 유진은 서영이에게 매달리면서 말했다.
  • “서영아, 내가 빌게. 도진 씨 다시 나한테 돌려주면 안 돼? 도진 씨, 초대장이 가져다주는 권력에 이 5억이면 우리 둘 성공할 수밖에 없어. 나한테 한 번만 기회를 더 줘. 응? 한 번만.”
  • “서영아, 나를 이대로 줘버리는 건 아니지?”
  • “유진아, 나한테 이럴 필요 없어. 너한테 돌아갈지 안 갈지는 도진 씨 마음이야.”
  • 예도진은 하늘만 쳐다볼 뿐이었다.
  • “나는 이미 기회를 줬어. 네가 소중히 안 여겼지.”
  • 유진은 예도진이 끄떡없자 이번에는 방향을 틀어 서영이를 향했다.
  • “서영아, 제발 우리 회사에 공급해 줘. 아니면 나 진짜 방가네한테 죽어. 내가 죽는걸 바라는 건 아니지?”
  • 서영이는 마음이 약해지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고마워. 진짜 고마워.”
  • 유진은 서영이가 말을 바꾸기라도 할까 봐 황급히 공장을 떠났다.
  • “내가 유진이를 도와준다고 해서 나를 원망하는 건 아니죠?”
  • “내가 너의 어떤 모습에 반했는지 알아?”
  • “어떤 모습인데요?”
  • “착한 거.”
  • “뭐 내가 생긴 건 별론가?”
  • “…”
  • 서영이는 뾰로통해났다.
  • “자자, 일합시다! 오늘부터 급여 두 배입니다!”
  • “감사합니다! 사장님!”
  • 예도진은 10명의 장정들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 “어쭈, 내가 하라는 대로 안해?”
  • 이때 한 장정이 무릎을 꿇고 울며불며 자기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 “죄송합니다! 가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십시오!”
  • “동정심 유발은 나한테 안 먹혀!”
  • 캐리어를 꼬옥 안고있던 이옥자는 정신을 차리면서 그를 말렸다.
  • “그만해. 스스로 자기의 뺨을 100대만 때리라고 그래. 손은 자르지 말고.”
  • 그 장정은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면서 살려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 “내가 너희 둘 혼인은 허락하지 않지만 어쨌든 오늘 일은 고마웠어.”
  • “아닙니다. 제가 해야 할 도리를 했을 뿐입니다.”
  • “유진이 복귀식만 참석한다면 더 기세등등해질 거야. 방가네 복수도 그렇고. 앞으로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 이옥자의 이 한마디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무언의 긍정이었다. 예도진도 알아차리고 기쁨에 겨워 고개를 끄덕였다.
  • “그리고 이 돈들은 내가 대신 저축해 놓을게. 필요할 때가 있을 거야.”
  • 이때 예도진은 블랙 로열 카드를 이옥자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 “이 카드를 사용하세요. VIP 카드라 은행에서 줄 서서 대기할 필요가 없어요.”
  • 이 블랙 로열 카드는 전 세계에서 99개뿐인 황실 전용 한정판 카드였다.
  • ‘이 카드 익숙한데? TV에서 봤나…?’
  • 이옥자는 별 생각을 안 하고 카드와 캐리어를 들고 공장을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승용차 무리가 공장 앞에 세워졌고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차에서 내렸다.
  • 서영이는 긴장되기 시작했다.
  • “아…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