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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서영아, 나랑 결혼해 줄래?

  • ‘5년 동안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했다니!’
  • 예도진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풀이 죽어 밖으로 향해 걸어가는 서영이를 붙잡았다.
  • “서영아, 잠깐만.”
  • 유진은 발끈하면서 말했다.
  • “그 손 안 놔? 당신도 같이 꺼지든가!”
  • 예도진은 썩은 미소를 지었다.
  • “나도 꺼지라고?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 “후회? 후회는 당신이 해야 될걸? 내가 군수님의 복귀식에 참석하면 재벌남들이 나한테 만나 달라고 애원할걸? 그때면 당신은 기회도 없어!”
  • 유진은 도진이 자신에게 무릎 꿇고 빌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서영이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말했다.
  • “서영아, 나랑 결혼해 줄래?”
  • 사람들은 놀라서 서로 쳐다볼 뿐이었다.
  • ‘신부를 버리고 신부 친구를 택하다니! 신부가 군수님 복귀식 초대장을 받았는데도?’
  • 서영이가 잘 못 들은 줄 알고 예도진은 다시 말했다.
  • “서영아, 나랑 결혼해 줄래?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줄게!”
  • 유진은 화나서 소리쳤다.
  • “예도진! 나쁜 자식! 당장 사과해! 용서할지 안 할지는 다시 생각해 볼게! 감옥살이까지 한 당신을 받아줄 사람은 나밖에 없어!”
  • “꺼져!”
  • 예도진은 자신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는 유진에게 소리쳤다.
  • “뭐? 우린 끝났어! 내가 군수님 복귀식에 참석하면 그때 당신은 인생이 끝날 줄 알아!”
  • 서영이는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숙여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녀는 변태 같은 예비신랑을 잠시 떠올리다가 소진이 품에 안은 생화를 받아 쥐었다.
  • “네! 할래요!”
  • 도진은 그제야 시름을 놓았고 유진네 일가는 혼돈에 빠졌다.
  • “이 년이! 죽으려고 환장했네!”
  • 이때 예도진이 유진의 뺨을 때렸고 서영이의 심장은 쿵쾅쿵쾅 나대기 시작했다. 예도진이 지금까지 유에게 얼마나 잘해줬는지 지금까지 옆에서 지켜봐 왔기 때문에 그녀에게도 충격이 컸다. 유진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 ‘도진 씨가 나를 때리다니!”
  • 예도진이 선포했다.
  • “지금부터 제 아내는 서영이입니다. 서영이를 괴롭히는 사람 그 누구든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 전쟁의 신 - 예도진은 5년 동안 처음으로 폭발했다.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유진네 일가는 꼼짝도 못 하고 가만히 있었다.
  • ‘이 남자가 내가 그동안 알고 지내던 남자 맞아?’
  • 유진은 심지어 눈앞의 이 남자가 도진이 맞는지 의심이 갔다.
  • “서영아! 가자!”
  • 예도진은 그녀의 손을 잡고 떠나려고 했다.
  • “서영이! 네가 한 발짝이라도 나가기만 해봐! 우리 집에 빌붙어 사는 기생충 주제에! 나가면 내가 너희 가족 박살 낼 줄 알아!”
  • 망설이는 서영이의 모습에 예도진은 그녀를 위로하면서 말했다.
  • “서영아, 가자! 내가 책임질게!”
  • 서영이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 “어디 잘 사는지 볼 거야! 다시 날 찾아와서 나한테 비는 일이 없길 바래!”
  • 문이 열리고, 하객들은 기대의 눈빛으로 신랑 신부가 걸어 나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도진과 서영이 손잡고 나오는 것을 보고 순간 정적이 흘렀다.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장면을 사람들은 한순간에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하객들 중에 기자가 있었는지 빠른 시간 내에 기사가 퍼지고 말았다.
  • “결혼식에서 신랑 예 모, 신부를 버리고 신부의 친구를 택해.”
  • 예도진과 서영이는 함께 떠나는 차 안이었다.
  • “차 세워주세요.”
  • 예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 “왜?”
  • “저한테 프러포즈한 건 쇼일뿐이잖아요? 이제 쇼도 끝났으니 저는 집으로 갈래요.”
  • “서영아, 나 너한테 진심이야. 넌 내가 사랑을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인 것 같아?”
  • 서영이는 예도진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 “후회 안 해요? 유진이 군수님 초대장도 받았는데 잘 될 일만 남았는데 아쉽지 않아요?"
  • 예도진은 피식 웃었다.
  • “초대장 하나 가지고… 그날 내가 유진 일가에게 개망신을 줄 거야.”
  • 서영이는 한숨을 쉬었다.
  • “허세는.”
  • “너도 참석하고 싶어? 나랑 같이 갈래?”
  • 서영이는 화제를 돌렸다.
  • “그리고 저… 방가네 방준기씨랑 이미 약혼했어요…”
  • “그 자가 변태라는 거 누가 몰라! 걔 때문에 인생 망친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가족의 강요하에 약혼한 거 다 알아. 결혼하기 싫었잖아. 네가 말만 하면 내가 그 지옥에서 구해줄게.”
  • “방가네가 얼마나 유명한지 몰라요? 준기 씨가 복수라도 하면 어떡해요…”
  • 예도진은 부드럽게 웃었다.
  • “너를 위해서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 서영이의 마음은 또 한 번 따뜻해졌다.
  • ‘근데 방가네 세력이 얼마나 큰데 어떻게 싸우려고 그러지?’
  • 서영이는 고뇌에 빠진 표정으로 말했다.
  • “먼저 집에 가요. 저희 부모님한테도 알려드려야죠.”
  • 서영이의 집은 큰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네 가족들로 북적거렸다.
  • “대명아, 서영이 이번에 방가네에 시집가면 우리 서가네도 출세하는 거야!”
  • 서영이의 아버지 서대명과 어머니 이옥자는 뿌듯했다.
  • “형님, 사실 방가네가 군수님 복귀식에 초대되었어요. 방가네 덕에 저희 서가네도 사회적 지위가 오를 수 있겠어요!”
  • 서가네 일가는 환호했다.
  • “대명아, 요즘 병원의 주임직을 알 보고 있다면서? 어떻게 되었어?”
  • “제 학력으로는 턱도 없는데 글쎄 사위가 도와준다길래 주임직은 이미 따냈다고 보면 돼요.”
  • 친척들은 사위 방준기를 극찬했다. 이때 작은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 “서영이 큰일 났어!”
  • “왜 그래?”
  • 서대명은 서영이 작은 아버지의 핸드폰을 뺏어보았다.
  • “예도진, 신부를 포기하고 신부의 친구 서영이를 택해!”
  • 서대명은 어질어질하면서 피를 토하더니 소파에 풀썩 주저앉았다.
  • “으윽…!”
  • “빨리 병원 보내! 심장병 발작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