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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군수님의 복귀식

  • “예도진, 나랑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줄게. 서대명을 짜르고 우리 엄마 주임직으로 모셔. 마지막 기회야. 잘 생각하고 말해.”
  • 전유진은 초대장도 쥐었겠다는 생각에 예도진이 꼭 자기 곁으로 돌아올 줄 알고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말했다. 서가네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예도진은 전유진이 어디서 오는 자신감인지 의아해하면서 실성한 듯 웃기 시작했다.
  • ‘무슨 자신감으로 저러지? 내가 너무 예뻐했나?’
  • “네가 목숨 갖고 장난칠 때 우리 둘 사이는 이미 끝났어. 꺼져! 더 우스워지기 전에!”
  • “예도진! 배은망덕한 자식! 언젠간 다시 나한테 비는 날이 올 거야! 서영이 너도 내가 군수님 복귀식에 참석하고 나면 꼭 망가뜨릴 거야!”
  • 이옥자는 아연질색하면서 물었다.
  • “초대장 받은 거야?”
  • “그럼요!”
  • 이옥자는 순간 꼬리를 내리면서 말했다.
  • “유진아, 잘못한 건 예도진이잖아. 우리 서가네랑 앙심품을 일은 없잖아…”
  • “하하! 이제야 비는 거예요? 이미 늦었어요!”
  • 전유진 모녀는 그대로 떠났다. 예도진은 슬픔에 빠져있는 이옥자를 위로했다.
  • “걱정 마세요. 전가네 그저 하인 노릇하러 가는 거니까요. 어머님도 참석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것도 VIP석으로요.”
  • “이런 상황에 그런 허세가 나와? 우리 집 망하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서영이 위해서라도 서영이한테서 떨어져! 아까 들었지? 유진이 걔가 서영이 망가뜨린다고. 복귀식에 참석하면 우리 서가네 하나 망가뜨리는 건 아주 식은 죽 먹기일 거란 말이야.”
  • 서대명은 그저 상황을 지켜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서영이가 저한테 시집오겠다고 한순간부터 저는 모든 걸 함께할 거라고 마음먹었어요. 초대장 정도는 서영이가 원한다면 제가 얼마든지 구해올 수 있어요.”
  • 이옥자는 여전히 믿지 않았다.
  • “어디 한번 초대장 구해 오던지!”
  • 서영이 큰 아버지 작은 아버지도 보탰다.
  • “서영이, 돈이 무엇보다 중요한 세상이야. 예도진 의술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행복하겠어? 삼천만원 예물도 내놓지 못하는 놈이 군수님 복귀식은 무슨! 그래도 너랑 어울리는 사람은 준기야. 큰 아버지 말 들어서 손해 볼 일 없을 거야.”
  • 서영이는 버럭 화를 냈다.
  • “아까도 큰 아버지 말씀대로 했다면 우리 아버지 이미 돌아가셨어요!”
  • “얘가! 무슨 말버릇이 이래!”
  • 이옥자는 황급히 큰 아버지를 달래주었다.
  • “아이고… 노여움을 푸세요. 제가 잘 타이를 테니 걱정 마시고. 오늘은 이만 집으로 가시죠.”
  • 서대명은 한숨을 쉬면서 병원을 나섰다.
  • “엄마, 먼저 돌아가. 난 공장으로 가봐야겠어.”
  • 이옥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서가네와 함께 떠났다.
  • “아까 들으셨죠? 준기 씨 당신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걸. 두려우면 지금이라도 후회해도 좋아요.”
  • “두려워? 내 인생에 후회는 없어.”
  • “참 허세가 장난이 아니네요.”
  • “…”
  • “당분간 저희 집에서 지내요. 준기 씨가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니.”
  • “응.”
  • 두 사람은 서영이가 그동안 심혈은 기울여 일으켜 세운 철강공장으로 향했다. 이 철강공장의 제일 큰 고객은 전유진이 다니고 있는 건축회사였고 그 건축회사는 마침 방가네 것이었다. 방준기와 서영이는 심지어 전유진의 소개로 만났고 전유진이 중간에서 입만 뻥긋한다면 서영이의 철강공장은 망하기 일쑤였다. 두 사람이 공장에 도착했을 때 아니나 다를까 비즈니스가 종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서영이는 비록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 “서영아, 이 공장 아까워?”
  • “저의 전부에요… 제 자식이라 다름없는…”
  • “그러면 철강공장을 기반으로 A 시에서 으뜸가는 재벌로 되게 해줄게! 내가 도와줄게!”
  • “그만 허세 부리면 안 돼요?”
  • 예도진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서영이에게 어찌할 바를 몰랐다.
  • “아직 백수죠? 저희 공장에서 일하는 거 어때요? 월급은 꼬박꼬박 드릴게요. 비록 비즈니스가 종료되어 얼마나 더 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 예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 “서영아, 나를 믿어. 내가 꼭 더 큰 Order를 따올게.”
  • 서영이는 대수롭지 않다는 눈빛으로 예도진을 바라보았다.
  • 새벽, 예도진의 전화는 수많은 문자들로 울리기 시작했다. 내로라하는 재벌들이며 정치인들이며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때 A 시 최고 부자 심봉춘에게서 온 문자가 눈에 띄었다.
  • “군수님, 언제 심가네 재산을 거둬들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