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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나한테 설명 안 할거야?”

  • “왜? 누군데?”
  • “국세청 사람들이에요. 월요일마다 랜덤으로 심사를 진행하는데 오늘 저희 공장이 걸릴 줄이야… 여기 지금 아수라장인데 심사 넘을지 모르겠네요…”
  •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 서영이는 이들을 대접하기 바빴고 예도진은 유유자적 담배 피우러 화장실로 향했다. 이때 슈트를 입은 한 남자가 들어오더니 볼일 보는데 무척 힘들어 보였다. 아무리 얼굴이 빨개질세라 힘을 써도 배뇨가 되지 않아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 ‘결석이네. 이대로라면 방광이 터질 수도 있어.’
  • 예도진은 공장에서 또 사건사고가 날 가봐 그에게 침을 놓아주려고 했다.
  • “움직이지 마세요. 결석을 해결해 줄게요.”
  • “뭐 하는 거예요! 그만두지 못해!”
  • 예도진이 그의 허리를 통해 방광까지 침을 찌르더니 오줌 줄기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분명 으깨진 결석들이 오줌 줄기를 따라 같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5년 동안 결석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는지라 그는 감격스러움에 예도진과 악수하려고 했다.
  • “먼저 손부터 씻으세요.”
  • 슈트 남은 뻘쭘하게 웃으면서 명함을 내밀었다.
  • “의술이 대단하시네요. 이건 제 명함이에요. 국세청 청장 유대종입니다.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 예도진은 그의 손목에 익숙한 늑대 문신이 있는것을 보고 물었다.
  • “혹시 깜쟁이 알아?”
  • 유대종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손을 떨었다.
  • “제가 따라다녔던 분이십니다. 그쪽은 누구신지…”
  • “예도진.”
  • 유대종은 순간 깜짝 놀라면서 그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 “전쟁의 신, 예도진 군수님…?”
  • 얼마 후 예도진은 서영이의 곁으로 다가갔다.
  • “어떡해… 이번 심사 못 넘으면 공장이 또다시 망하게 되는데… 심가네 Order를 제때 완성하지 못하면 안 되는데…”
  • 예도진은 서영이의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 “괜찮아. 그럴 일은 없을 거야.”
  • “위로 안 해줘도 돼요. 국세청 사람들이 어떤지 제가 제일 잘 알아요.”
  • 유대종은 무언의 손짓을 하자 국세청 사람들은 그대로 공장을 나갔다.
  • “왜 그냥 가셨지? 이상하네.”
  • “저한테 설명 안 할 거예요?”
  • “뭘?”
  • “누군가 A 시 모든 철강공장을 매입한다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삼가 네에서 저희 공장을 봐줄 리는 없는데… 저희한테 이렇게 큰 Order도 주시고… 그리고 국세청 사람들이 트집도 안 잡고 그냥 가는 것도 그렇고…”
  • “내가 매입했어. 그리고 유진에게 공급하지 말라고 했지. 심가네도 내 재산이야. 국세청 하나쯤은 식은 죽 먹기지.”
  • “아이고… 허세 부리는 습관은 언제 고칠래요?”
  • “…”
  • 유진은 화가 난 상태로 준기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준기는 오늘 있었던 일들을 듣고나서 역시 화를 냈다.
  • “그것도 해결 못해?”
  • 사실은 유진이 공장으로 가서 행패 부린 것도 준기가 시킨 짓이었다. 그렇게 하면 서영이가 자신을 빌어서 결혼할 거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런데 유진이 모든 계획을 망쳤으니 그는 화가 안 날 수가 없었다.
  • “제가 보기엔 사장님이 직접 나서야 될 것 같아요. 예도진 따위가 사장님이랑 여자를 뺏고 있으니.”
  • “흥! 왕 비서! 내가 시킨 일은 잘 처리했나?”
  • “네, 사장님. 서영이 큰아버지 사위를 국세청 과장으로 모셨습니다.”
  • 서가 네에서 서영이 큰아버지의 말이라면 어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서영이와의 혼인을 대가로 과장직을 약속했던 것이다. 서영이의 큰 아버지는 서영이가 결혼 못 하겠다고 하면 사위더러 공장을 폐쇄시키기라도 할 거라고 약속했다.
  • 저녁, 서영이는 큰아버지의 연락을 받았다. 사위가 국세청 과장으로 승진했으니 축하파티에 영도진과 함께 오라고 했다.
  • “아! 이제야 알겠네요! 국세청 사람들이 왜 우리 공장을 봐줬는지!”
  • “왜?”
  • “큰 아버지 사위가 국세청 과장이 되셨대요! 저희를 도와주셨나 봐요!”
  • 예도진은 할 말을 잃었다.
  • ‘내가 국세청 청장을 살려줘서 그런 건데…’
  • “가요. 축하파티 장소로.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려야겠어요.”
  • “큰아버지께서 나보고도 오라고 했어?”
  • 서영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 “네. 꼭 오시라고 하던데요?”
  • 예도진은 고민에 빠졌다.
  • ‘나랑 서영이 혼인도 허락 안 하시더니 무슨 일이지…?’
  • “오늘은 나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아님 나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
  • 예도진은 불안한 마음에 대령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