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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군수님이 어떻게 감옥살이를

  • 군수님이 고백하는 대상이 평범한 여자인데다 심지어 이 동네에 살고 있으니....
  • 그녀는 갑자기 대범한 생각이 떠올랐다.
  •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떨렸다.
  • “예도진 씨, 이 모든 게... 당신이랑 관련 있어요?”
  • “좋아?”
  • 서영이는 머릿속이 하얘져 말을 더듬었다.
  • “모... 모르겠어요”
  • 이옥자와 서대명이 의아하게 쳐다보며 물었다.
  •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
  • 서영이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
  • “아빠, 엄마, 도진 씨가 어제 군 전용차를 보내 우릴 복귀식에 데려다준다고 말했어요. 게다가 복귀식에서 나한테 청혼한다고...”
  • “뭐?”
  • 서대명과 이옥자도 깜짝 놀랐다.
  • “이 모든 걸... 정말 자네가 꾸민 건가?”
  • “그럼 자네가 바로...”
  • 예도진은 미소를 지었다.
  • “가요. 차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되죠.”
  • 그는 가족들을 모시고 내려갔다.
  • 세 사람은 너무나 충격에 빠져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 ‘이게 꿈이야 생시야?’
  • 그들의 사위가 뜻밖에도 군수님일지도 모른다!
  • 한 무리의 아파트 주민들이 전유진 가족을 둘러싸고 아부하고 있었다.
  • “맙소사, 유진이가 군수님의 여자였다니. 내가 그런 너랑 같은 아파트에 살았으니 얼마나 영광이야!”
  • “이 군 전용차들이 너희 가족을 데리러 왔구나. 평생 이 영광을 누리게 되니 죽어도 여한이 없겠어!”
  • 그들에게 둘러싸인 전유진은 허세 가득한 모습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수상 소감'을 전했다.
  • “저도 사실 처음에 굉장히 의아했어요. 어떻게 군수님이 저 같은 평민을 복귀식에 초대하셨는지. 알고 보니 절 마음에 두셨지 뭐예요. 복귀식에 프포즈까지 하신다니 참.”
  • 이웃들은 아부를 떨기 시작했다.
  • “유진아, 네가 이렇게 예쁘니 군수님이 널 마음에 들어 하실 만도 하지.”
  • “유진아, 어떻게 군수님이 널 알아보신 거니?”
  • “제 동생이 군인인 걸 아시나 봐요. 며칠 전에 동생 보러 부대에 갔다가 실수로 젊은 장병 한 분과 부딪쳤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젊은 장병이 군수님이셨을 거요. 그때 분명히 제게 첫눈에 반했을 테죠.”
  • 이웃들은 전보다 더 칭찬하려 애썼고 말투엔 부러움이 가득했다.
  • 서영이 가족은 혼란스러웠다.
  • ‘대체 뭐가 맞는 거지? 이 차들이 영이를 복귀식까지 데려다주는 게 아니었어? 그런데 왜 전유진을 데리러 왔다는 거야?’
  • 거기다 전유진이 방금 한 말들이 일리가 있어 신빙성이 매우 높았다.
  • 찬바람이 불자 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 하마터면 예도진이 군수님이라고 믿을 뻔한 자신들이 우습고 유치했다.
  • ‘의젓하고 멋진 군수님이 어떻게 감옥살이를 했겠어.’
  • 이옥자는 화가 나 예도진을 째려보며 말했다.
  • “자네 우리를 이렇게 놀리는 게 재밌나? 창피해서 원. 영이야, 들어가자.”
  • “...”
  • ‘내가 뭘 놀렸다는 거지?’   
  • 그때 전유진이 서영이 가족을 발견했고 그녀의 입가엔 음산한 웃음이 번졌다.
  • 그녀는 얼른 서영이 곁으로 다가가 그녀를 붙잡고 말했다.
  • “영이야, 너한테 정 감사해. 네가 내 헌 신발을 주어 예도진을 뺏어가지 않았다면 내가 군수님과 인연을 맺을 일도 없었을 테야.”
  • 서영이는 순간 얼굴이 빨개져 고개를 푹 숙였다.
  • 전유진 어머니 전미도까지 이옥자를 비웃었다.
  • “이옥자 네가 귀한 사위 얻었다고 했잖아. 서대명 씨를 교수 자리에 앉혔다며. 호호, 교수 자리는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군수님이 우리 딸과 결혼하면 내가 병원장이 되어서 서대명 씨부터 의료계에서 제명시키고 나면 너희 집은 길에 나앉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