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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자신이 한 일은 자신이 책임진다

  • 그는 허둥지둥 일어나 에게 담배를 건넸다.
  • “형님, 형님 화내지 마세요. 우리 장인어른이 뭘 잘 몰라서 형님에게 실례를 범했습니다. 그런 사람이랑 더 말 섞으실 필요 없으십니다.”
  • 는 담배를 받지 않았고 조롱하는 말투로 말했다.
  • “아닙니다. 제가 감히 한 과장님 담배를 어떻게 받겠어요. 지금 정식으로 통지하지. 넌 해고야. 당장 돌아가서 짐 싸고 꺼져!”
  • 한바람은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막 손에 들어온 권력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빼앗기게 되었으니 어찌 달갑게 받아들이겠는가.
  • 결국 그는 이를 악물고 단단히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 “형님, 형님, 이 일은 정말 제 탓이 아닙니다. 억울해요. 저... 제가 아직 이 사람 딸과 결혼하지 않았으니 아직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이입니다. 형님께서 저 사람을 때리든 벌을 주시든 저는 절대로 모른척할 테니 제발 저는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 큰아버지와 친척들의 표정은 정말 똥을 씹은 표정이었다.
  • 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던 한바람이 앞에서는 세상 굽신거리는 사람이었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미래의 장인어른을 방패로 쓸 줄은 몰랐다.
  • 큰아버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 손가락으로 한바람을 가리켰다.
  • “이.... 이런 배은망덕한 놈 같으니라고.”
  • 서이나도 화가 나서 한바람의 멱살을 잡았다.
  • “너 이 X자식아, 배불리 먹여놨더니 감히 주인을 물어뜯어! 그까짓 X 같은 과장 안 하면 그만이지 그렇다고 네가 우리 가족한테 이렇게까지 막 해?”
  • 한바람은 서이나를 밀쳤고 그 힘에 서이나는 엉덩방아를 찧었다.
  • “나 과장이야. 어떻게 너희 같은 사람들하고 같은 취급려고 들어. 우리 형님들 룸 쓰게 빨리 안 꺼져?”
  • 한 집안 식구처럼 지내던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원수가 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 서이나는 화가 나서 울기 시작했다.
  • 큰아버지는 마음을 모질게 먹고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 “당신 잘 들어. 내 조카사위가 방가네 방준기야. 당신이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더라도 방준기의 체면은 세워줘야지.”
  • 는 흥미가 생긴 듯 말했다.
  • “당신들이 그럼 서 씨 식구들인가 보군.”
  • 큰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효력이 있다고 좋아했다.
  • “그렇다네. 이 아이가 바로 방준기의 약혼녀 서영이일세.”
  • 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 “허허, 방준기가 확실히 체면이 있긴 하지. 하지만 그가 당신들 때문에 내 기분을 상하게 할 리 없다는 데 내 모든 것을 걸지.”
  • 모든 사람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잿빛이 되었다.
  • 방준기조차도 를 기죽이지 못했다!
  • “그러고 보니 서영이도 유명인이 되었던데.”
  • 는 서영이를 훑어보며 말했다.
  • “사람들 앞에서 만나는 남자가 있다며 방준기를 차버렸으니 정말 A 시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단 말이야. 어느 분이 서영이가 주운 헌 신발짝인지 맞춰볼까 어디...”
  • 서영이는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 그때 예도진이 살기를 드러낸 눈빛으로 천천히 일어났다.
  • 이옥자는 겁에 질려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 “앉아, 빨리 앉아. 저 사람이 욕을 하면 그냥 듣기만 해. 화를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게.”
  • 예도진이 침착하게 말했다.
  •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그동안 눈에 거슬리는 놈이 영이를 건드렸으니 오늘 제가 본때를 보여줘야겠어요.”
  • 말을 마치고는 담배를 빨았고 담배꽁초가 이내 타올랐다.
  • 그 순간, 그는 갑자기 불타는 담배꽁초를 그대로 의 입속으로 집어넣더니 그의 목을 조이며 벽으로 밀어붙였다.
  • 150로에 가까운 의 두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 엉엉, 엉엉!
  • 가 아파하며 신음 소리를 내며 심하게 몸부림쳤다.
  • 그러나 예도진의 두 손은 마치 펜치처럼 그를 꽉 잡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 쿵!
  • 서 씨네 가족들은 머리가 하얘졌다.
  • 방준기도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 예도진에게 얻어맞다니!
  • 죽으려고 환장을 한 건가.
  • 하지만 그들은 이내 속으로 좋아했다.
  • 예도진의 행동으로 인해 의 분노가 자연스럽게 그에게 향할 것이니 나중에라도 서 씨네 가족들과는 남남이라고 말하면 아무 문제 없을 테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서영이는 놀라 미쳐 날뛰며 예도진을 막았다.
  • “손 놔요. 빨리 손 놓아라고요.”
  • 예도진이 를 바닥에 내쳤고 그가 넘어지자 바닥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심하게 진동했다.
  • 가 기침을 하며 담배꽁초를 뱉으려 했지만 피를 토하고 말았다.
  • “넌 오늘 죽었어. 야. 당장 이리 와봐. 누구 없어?”
  • 서영이는 예도진의 손을 덥석 잡고는 창문 앞으로 걸어갔다.
  • “빨리 창문을 뛰어넘어서 도망쳐요, A 시를 떠나서 잠시 피해 있어요.”
  • 그러나 큰아버지와 많은 친척들이 창문을 막았다.
  • “흥, 가긴 어딜 가. 본인이 지은 죄는 본인이 감당해야지.”
  • 서영이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 예도진이 그녀를 안심시키며 말했다.
  • “걱정하지 마 영이야. 내가 한 일은 내가 책임져. 그들이 감히 나를 어떻게 하지는 못하니깐.”
  • “다.. 당신...”
  • 서영이는 화가 나 말을 잇지 못했다.
  • 유대종은 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급히 사람들을 데리고 뛰어들어왔다.
  • 눈앞의 광경에 유대명의 눈동자가 충혈되어 소리치며 말했다.
  • “누가 이랬어!”
  • 큰아버지는 바빠나서 예도진을 밀쳤다.
  • “이 사람이요, 얘가 때렸소. 우리는 모르는 사람입니다.”
  • 서대명은 문득 무슨 생각이 들어 이옥자를 끌며 자리에서 일어나 예도진으로부터 멀리 섰다.
  • 지금의 예도진에게 아무도 다가갈 수 없었다!
  • 유대종은 예도진을 보며 죽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 그는 차라리 염라대왕을 만나더라도 예도진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 예도진은 부들부들 떨고 있는 유대종을 냉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 “유대종, 네 부하가 아주 위풍당당하더라고. 다짜고짜 남의 룸을 빼앗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을 함부로 모욕까지 하다니 아주 대단해.”
  • 유대종은 눈앞이 깜깜해져 바로 무릎을 꿇었다.
  • “예 어르신, 제 잘못입니다. 제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습니다. 제가 죽일 놈입니다."제... 제가 도이평 이놈을 확실히 처벌하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 “도이평 넌 잘렸어. 조사를 받을 때까지 나대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 는 순식간에 얼굴이 잿빛처럼 변했고 절망으로 가득 찼다.
  • ‘빌어먹을, 내가 도대체 어떤 인물을 건드렸길래 유대종까지 무릎을 꿇은 거야.’
  • 예도진이 차갑게 말했다.
  • “꺼져. 나중에 또 네 부하들이 허세 부리는 걸 보게 되면 그땐 네 목이 날아갈 줄 알아.”
  • 유대명은 황급히 머리를 조아리며 고맙다는 말을 하고 부하들을 데리고 의기소침하게 자리를 떴다. 그는 식은땀으로 옷이 젖어있었다.
  • 왜냐하면 예도진이 그의 목을 따겠다는 말이 절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룸 안은 조용해져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 서 씨네 가족들은 입을 떡 벌리고 다물지 못했다.
  • 그들이 굽신거렸던 한바람과 감히 쳐다도 보지 못하는 방준기가 에겐 별 볼일 없는 하찮은 사람들이었고 그들이 경멸하고 조롱하던 예도진이 의 주인도 굽신거린 인물이라니!
  • 서영이네 집의 이 사위는 도대체 어디에서 난 인물인가!
  • 예도진은 서영이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 “영이야, 배불렀어?”
  • 충격에 빠진 서영이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 “네, 배불러요.”
  • “가자 그럼. 산책하러 나가자.”
  • 서영이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예도진이 갑자기 망부석이 된 에게 말했다.
  • “저 사람들이 방금 날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한 거 너도 들었을 거야.”
  • 그 말은 즉 예도진도 그들을 모르는 사람 취급할 테니 자신의 눈치를 볼 필요 없다는 뜻이었다.
  • 가 기뻐하며 말했다.
  • “네. 알겠습니다. 예 어르신께선 안심하셔도 됩니다..”
  • 서 씨 집안사람들은 불안해졌다.
  • 룸을 나선 서영이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 “도진 씨, 정말 큰아버지랑 모두를 그냥 방관할 생각이에요?”
  • 예도진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 “네 말 들을게.”
  • 서영이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 “그래도 한 가족인데... 그러니, 그만하는 게 어때요.”
  • “좋아."
  • “큰아버지 가족들더러 부모님께 빌어라고 해. 방금 장인 장모님이 나 때문에 창피 당하셨는데 내가 체면을 다시 찾아드려야지.”
  • 서영이는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 “그래도 당신이 생각이 깊네요.”
  • 아니나 다를까 예도진이 떠나자마자 가 큰아버지 일가네를 위협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