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도진이 공장으로 도착했을 때 공장은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전유진이 데리고 온 장정 10명이 공장을 때려 부수고 있었다. 공장 직원들도 맞아서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고 이옥자와 서영이 모녀는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그는 이옥자의 얼굴에 뺨 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예도진, 왜 여기 있어. 너 때문에 우리 집안이 이 모양 이 꼴이잖아! 내가 빌게. 제발 가까이 하지 마!”
예도진은 이옥자의 말을 무시하고 장정 10명에게 다가갔다.
“지금부터 움직이는 사람은 내 손에 죽을 거야.”
서영이는 놀라면서 예도진을 말렸다.
“도진 씨, 그만해. 도진 씨 이 사람들이랑 어떻게 싸워.”
“빚을 졌으면 갚아야지. 갚지 못하면 공장이라도 내놔! 예도진! 그래도 나설 거야? 이 봐들! 이 사람 병신으로 만들어버려!”
유진과 서영이는 지난 5년 동안 예도진이 싸움한번 안 하고 누가 뭐래도 가만히 있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런 사람이 장정 10명을 때려눕힌다고 하니 유진은 우습기만 했다. 장정10명은 호시탐탐 그에게 다가갔다.
“도진 씨, 빨리 피해!”
“서영아, 내가 뭐랬어. 너 괴롭히는 사람은 내 손에 죽는다고. 이건 약속이 아니라 맹세야.”
예도진은 말이 끝나기 바쁘게 장정들에게 덮쳤다. 서영이는 차마 보지 못하고 눈을 꼬옥 감았다. 투닥투닥 주먹이 오가는 소리가 5초 지나더니 순간 조용해졌다. 서영이는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가 눈앞의 광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