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5화 사부님 될 자격 없어!

  • 서대명은 사람들이 놀라는 반응에 어리둥절했다.
  • “여보, 당신이 쇼크 상태라서 뭔가 착각한 것 같은데… 이 자가 당신을 살렸을 리가 없어. 원장님, 장난도 심하셔. 준기가 원장님 모신 거 맞죠?”
  • 원장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 “제가 살린 거 진짜 아니라니깐요? 사부님이 살려주셨어요. 정말로. 그리고 준기가 누구예요? 저한테 연락 온 적 없는데. 아! 아까 잠깐 전화가 울리긴 했는데 받으려고 했는데 그쪽에서 끊어버렸어요. 그 사람인가?”
  • 서영이는 번뜩하면서 스피커폰으로 준기에게 전화했다.
  • “준기 씨, 원장님 연락되셨어요?”
  • “응. 근데 외국으로 출장 가서 못 오신대. 내가 다른 의사선생님 찾아볼게.”
  • “거짓말! 거짓말쟁이! 원장님 지금 저랑 같이 있는데 무슨 말이에요!”
  • “그…래? 대화가 어긋났나 봐.”
  • “꺼져! 날 속이려고? 쓰레기같은 자식! 다신 연락하지 마!”
  • “날 욕해? 이 년이! 다음날 1일,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기만 해봐! 아주 박살 내주겠어! 그 남자도 조심하라고 그래! 죽여버리기 전에!”
  • 전화는 끊겼고 정적만 흘렀다. 서가네 일가는 믿었던 준기에게 발등을 찍힌 느낌이었고 예도진에게 미안하기만 했다. 서대명은 아직까지도 눈앞의 이 자가 예도진인 줄 몰랐다.
  • “사부님, 아직 식사 안 하셨죠?”
  • “그만 사부님이라고 불러. 사부님 될 자격 없어!”
  • “이 여편네가 뭘 안다고 그래! 사부님 아니었으면 난 이미 죽었을 거야!”
  • “똑똑히 봐! 이 사람이 바로 예도진이야! 당신이 왜 쓰러졌는지 기억 안 나?
  • 서대명은 말문이 막혔고 또다시 심장병이 발작할 뻔했다. 원장마저 어색한 분위기에 압도되었는지 이렇게 말했다.
  • “아하하… 사부님이 사위였어? 평소에 사부님이랑 침술 많이 배웠겠는데? 주임님 자리 너한테 아주 찰떡이겠어.”
  • 원장은 그대로 떠났고 서대명은 주임님 자리를 따내서 기뻤지만 예도진덕분에 따낸 것이 찝찝했다. 그의 맘에 드는 사위는 방준기뿐이였다. 이때 전유진과 전미도 모녀가 그들 쪽으로 걸어왔다.
  • “서대명 지금 죽을 고비인데 빌어도 모자랄 판에.”
  • “흥! 무릎 꿇리고 말겠어! 예도진한테도 아주 본때를 보여주겠어!”
  • 유진은 아직도 예도진에게 맞았던 한쪽 뺨이 아팠다. 하지만 서대명이 건장하게 서있는 모습을 보고 놀라고 말았다.
  • “어… 어떻게 된 일이야”
  • 복수 계획에 실패하고 실망에 가득 차 돌아가려고 했을 때 예도진이 그 모녀 둘을 불렀다.
  • “거기 서! 누가 그대로 가버리라고 그랬어!”
  • “당신이 뭔데 지껄여!”
  • “서주임님이 계시잖아! 주임님, 사적인 감정으로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못 본 체 살리지도 않고 수술하는 대가로 삼천만원이나 요구하는 게 의사의 도리인가요?”
  • 서대명은 쇼크 상태일 때 무슨 일들이 발생했는지 몰랐기에 어리둥절했다. 이옥자가 먼저 복수의 기회를 엿보다가 말했다.
  • “여보! 전미도 빨리 해고시켜! 내가 무릎 꿇고 빌어도 당신 살리지 않았어! 삼천만원이나 요구하면서! 어처구니가 없어서 원!”
  • “그런 일이 있었다고? 전미도! 꺼져줄래? 너는 의사가 될 자격도 없어!”
  • 전미도는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 “심장이 나쁘더니 머리도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내가 주임 자리에 제일 유력한 후보인 거 몰라? 너는 꿈도 꾸지 마!”
  • 이때 서대명과 전미도의 핸드폰이 동시에 울렸다. 전미도는 문자를 확인하고 얼굴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병원 단톡방에서 원장님이 주임직을 서대명에게 주겠다고 했던 것이다.
  • “아니야! 아니야! 말도 안 돼! 내가 제일 유력한 후보였잖아! 서대명! 너 원장님한테 뇌물이라도 줬어? 인간이 그러면 안 되잖아!”
  • 서대명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 “난 그런 짓 안해. 그런 짓 한건 너 아니야?”
  • “뇌물 아니고서야 원장님이 왜 너한테 주임직을 주는데!”
  • 서대명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옥자가 나섰다.
  • “왜 긴. 예도진 뛰어난 침술 덕분에 우리 남편도 살고 원장님도 예도진을 사부님으로 모시고. 주임직 따위야 식은 죽 먹기지. 우리 남편 부원장직을 하고 싶다고 해도 원장님께서 흔쾌히 허락하실걸? 누가 예도진을 보고 쓰레기라고 했어! 이 귀하신 몸을!”
  • 진미도와 전유진 모녀는 일제히 예도진을 바라보았다.
  • ‘원장님이 사부님으로 모셔? 이런 능력이 있었다니! 내가 삼천만원 더 달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주임님 내거였잖아! 죽 쒀서 개를 줘버렸네! 에잇!’
  • 전미도는 후회하기 그지없었다. 침묵을 지키던 전유진이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