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터진 입이라고 막말을 하다니!
- 임우진의의 얼굴빛이 아직도 창백했다.
- 그녀는 지금까지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
- “왜… 왜 이렇게 싸움을 잘해요?“
- 속으로는 방금 그 사람이 과연 강녕이 맞는지 나의 기둥서방인 그 강녕이 맞는지 생각했다.
- 임우진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본 듯했다.
-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싸움을 잘할 것 같지는 않았다.
- 갑자기 강녕이 진짜로 떠돌이가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 “떠돌이들은 음식을 뺏어 먹어야 해서 싸울 줄 모르면 진작 굶어 죽어.”
- 강녕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 임우진은 어이가 없었다. 자기가 아무리 다시 물어봐도 강녕은 이게 바로 떼거지들의 생존할 수 있는 필수 능력이라고 말할 것이다.
- “됐어, 그만 들어가서 일봐.”
- 임우진은 어쩔 수 없이 강녕을 한 번 쳐다보고 더 이상 묻지 않고 책임자 몇 명에게 찾아가 그 다음 일을 할 수 있도록 안배했다.
- 강녕은 문 앞에 서서 생각에 잠겼다.
- ‘죽을지 살지도 모르고 함부로 덤비는 사람도 있구나!’
- 이런 보이지도 않는 작은 개미들을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만약 스스로 죽음을 자초해서 감히 임우진을 건드린다면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들을 훼멸시킬 준비가 되어있다.
- 임우진의 회의는 이상하리만큼 순리로웠다.
- 몇 명의 책임자들은 원래 임우진을 괴롭히려고 했다. 필경 누구나 알다시피 그녀는 임가에서 지위가 매우 낮았다.
- 또한 엄청 젊은데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맡게 되니 샘도 났다.
- 그러나 문 앞에 사신이 기다리고 있는데 감히 누구도 건드릴 수가 없었다.
- “반드시 3개월 안에 완공해서 공장 건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임우진은 말을 이어갔다.
- “일단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라인업이 바로 구축 되는데 그때 가서 여러분도 서로 협조해서 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이끌고 가야 합니다.”
- 근무 상태에 들어가자 임우진은 마치 다른 사람으로 변한 듯했다.
- 엄숙하고 진지하고 근엄하고 프로페셔널 했다.
- 강녕은 문에 기대어 저쪽에 앉아 있는 임우진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 그녀의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매력 있어 보였다.
- 화성 아파트 집안.
- 소매는 임문의 두 다리를 마사지 해주고 있었다.
- “여보, 수고했어.”
- 임문은 너무 미안했다.
- 몇 년 동안 이렇게 다리 불구인데도 소매는 자신의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지극 정성으로 보살폈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얼마나 억울함을 많이 당했는지 알고 있지만 그녀는 줄곧 참고 있었다.
- “수고는 뭘요. 당신께 시집왔으니 당신을 보살피는 건 당연해요.”
- 소매는 웃으며 말했다.
- “됐어요. 당신은 집에서 TV 보고 있어요. 저는 당신의 약이 다 떨어져 약 가지러 병원에 가야겠어요.”
- 말이 끝나고 그녀는 방에 들어가서 자신의 지갑을 열어 확인해보니 그제야 돈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 곧바로 그녀는 임우진의 방으로 갔다. 평소에 집에서 쓰는 은행 카드는 보통 임우진이 자신의 서랍에 넣을 테니 필요하면 소매더러 갖다 쓰라고 했기 때문이다.
- 소매는 서랍을 열어 보니 한 장의 검은색 카드가 있었다. 왠지 예전에 썼던 카드랑은 조금 달랐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카드를 가지고 먼저 은행에 들렀다.
- 그리고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가 조금 지나서 자기 순서가 되자 곧바로 창구로 가서 앉았다.
- “안녕하세요. 안에 있는 돈 전부 다 찾아주세요.”
- 소매는 이 카드 안에 20만 원 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 약 값이 거의 십만 원 넘고 이따 장도 봐야 하기에 아예 다 찾으려고 했다.
- 은행 직원은 그녀가 나이가 좀 들어 보이니 현금지급기에 가라고 요구하지 않고 바로 카드를 건네받았다.
- 카드를 건네받자마자 그녀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 “아주머니, 여기… 카드 안에 돈을 모두 찾으시겠다고요?”
- “네.”
- 소매는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는데 조금 창피했다.
- 고작 20만 원 밖에 안 되는 돈을 입 밖에 내면 남들의 웃음거리를 살까 봐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은행 직원이 더 긴장해 보였다. 그녀는 카드 위에 있는 특수 제작 로고를 보고는 두 손이 바들바들 떨렸고 입안도 바짝 말랐다.
-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 말이 끝나고 그녀는 벌떡 일어나 카드를 들고 비틀거리며 매니저실로 들어갔다.
- “매니저님, 큰일 났어요!”
- 은행 직원은 몹시 긴장해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 “큰일 났다고요!”
- 차를 우리고 있던 매니저는 힐끗 그녀 쪽을 보았다.
- “왜 이리 호들갑이야? 무슨 일인데?”
- “이것 보세요!”
- 직원은 곧바로 카드를 매니저에게 넘겨줬다.
- “웬 아주머니가 돈을 찾겠다고 오셨는데 카드 안에 돈을 전부 찾아 달래요!”
- 매니저의 눈꺼풀은 축 처져있다가 카드를 본 순간 위로 번쩍 치켜 올렸다. 너무 놀라서 찻잔을 떨어뜨렸는데 뜨거워서 펄쩍펄쩍 뛰었다.
- 제기랄!
- 그도 알고 있듯이 이것은 특수 제작된 카드이고 최저 예금 요구도 자그마치 2천억이나 되는 카드였다.
- 이걸 전부 인출하기에는 금고에 그만한 돈이 남아 있지 않았다!
- “그 아주머니 어떻게 생겼어?”
- 그는 또 갑자기 차분해졌다. 전 세계에 이런 종류의 카드를 소지한 사람이 몇 안 되는데 이 작은 동해시에는 없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 “평범해요. 옷차림도 수수하구요. 돈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 은행 직원은 대답했다.
- 그녀는 자신의 눈썰미가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소매의 외투는 적어도 5, 6년은 입은 것 같아 보였다.
- “설마, 설마 저 아주머니가 어디서 주워 온건 아니겠죠?”
- 그녀는 차마 훔쳤다고 말하지는 못했지만 얼굴 표정에서는 이미 그녀를 의심하고 있었다.
- “흥, 간땡이도 크지. 감히 이런 카드를 훔치다니! 간도 크지!”
- 매니저는 즉시 말했다.
- “경비원더러 그녀를 못 나가게 통제 하라하고 경찰에 신고해!”
- 이렇게 귀한 카드는 일반 사람은 소지할 수 없거니와 더욱이 이렇게 평범한 중년 아주머니에게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이었다.
- 소매는 밖에서 은행 직원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는지 알 수가 없어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 그녀는 고작 20만 원을 인출하려고 하는데 설마 은행에 그만한 돈도 없을까라고 생각했다.
- “죄송한데요. 잠깐 저희 따라오세요.”
- 갑자기 두 명의 건장한 경비원이 걸어오더니 얼굴은 험상궂어 보였는데 소매의 팔을 한쪽씩 꼈다.
- “왜 이래? 너희들 왜 이러는 거야?”
- 소매는 깜짝 놀랐다. 두 경비원이 뭘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 “상부의 지시에 복종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강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 두 명의 경비원은 겁을 주면서 강제적으로 소매를 들어 올려 매니저실로 끌고 갔다.
- “이거 놔! 백주대낮에 뭐하는 짓이야!”
- 소매가 소리를 지르자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집중되었고 그녀는 더욱 창피했다.
- 평생 나쁜 일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무슨 근거로 그녀를 잡는가 말이다. “가만있어!”
- 경비원 한 명이 힘껏 소매를 밀어 의자에 눌러 앉혔다. 그는 매니저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
- “매니저님, 데려왔습니다.”
- “다들 나한테 왜 이래!”
- 소매는 소리 질렀다.
- “왜 이러냐고?”
- 매니저는 냉소를 한번 지으며 말했다.
- “아주머니, 담이 아주 크시네요!”
- 소매는 어리둥절했다.
- “모르는척하지 마요.”
- 그 은행 직원은 조롱 섞인 말을 내뱉고는 소매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려고 다가갔다. 허름한 옷차림에 얼굴에는 주름살로 가득하니 딱 보아도 돈이 없는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 어떻게 이런 사람이 이리도 귀한 카드를 가지고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제일 컸다.
- “말해, 이 은행 카드는 훔친 거야 아니면 주운 거야?”
- 소매는 말을 듣자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다.
- 그녀는 훔쳤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그 단어가 자신한테 쓰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 아무리 집안이 어려워도 고개 숙여 친척에게 손 빌리는 것도 꺼려했는데 훔치다니, 말도 안 된다.
- “어떻게 그렇게… 독한 말을!!”
- 소매는 그 은행 카드를 보며 말했다.
- “이건 우리 집에서 쓰는 평범한 은행 카드라고!”
- “껄껄, 아주머니, 경찰들이 곧 온다고 하니 여기서 아무리 해명해도 소용이 없어요.”
- 은행 직원은 코웃음을 쳤다. 만약 여기서 일이 꼬이면 이번 년도의 실적은 물거품으로 될 수도 있었다.
- 그는 자신의 상황판단이 빨랐기에 다행이지 하마터면 이 늙은 아주머니한테 된 통 당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했다.
-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아직도 이런 부끄러운 일을 저지르다니 진짜 뻔뻔스러워!”
- 은행 직원의 이 말 한마디에 소매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 소매가 발버둥을 치자 그 경비원은 소매에게 뺨을 날렸다.
- “젠장!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
- 곧바로 그녀의 얼굴에는 다섯 손가락 자국이 빨갛게 찍혔다.
- 그녀는 너무 놀란 나머지 꼼짝할 수가 없었다.
-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이런 수모를 겪어본 적이 없다. 이것은 즉 그녀의 뺨만 때린 것이 아니라 그녀의 자존심마저 짓뭉개 버린 것과 같았다.
- “감히 나를 때려… 오늘 너랑 나랑 끝장을 보자!”
- 소매는 눈이 금세 빨개졌다. 그리고 미친 듯이 발버둥 치면서 달려들었다.
- 그러나 그녀는 경비원에게 상대도 안 됐다. 그는 그녀를 바로 바닥에 넘어뜨렸고 그 와중에 손바닥은 긁혀서 피가 흘렀다.
- “일을 더 크게 만들려고 하지 마!”
- 매니저는 큰소리로 외쳤다.
- “당장 묶어!”
- 두 명의 경비원은 즉시 소매를 의자에 밀어 앉히고 밧줄로 그녀의 손발을 묶어버렸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소매의 손목에는 너무 세게 묶은 탓에 피가 쏠리고 있었다.
- “이거 풀어! 풀라고!”
- 소매는 필사적으로 풀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자 눈물을 흘렸다.
- “너희들이 뭔데 나를 이렇게 괴롭혀!”
- “괴롭힌다고?”
- 은행 직원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 “나 하마터면 너 때문에 죽을 뻔했어, 알아?”
- “이 카드가 어떤 카드인지 알기나 해? 최소 예금액 요구가 무려 2천억이야! 너같이 늙은 여자가 2천만 원이 있다고 해도 믿기지 않는데 대체 왜 이런 카드를 가지고 있냐고!”
- 은행 직원은 화를 내자 얼굴색이 벌게졌다. 그녀는 아까 소매가 카드 안에 돈을 모두 출금하라고 했을 때 진짜로 깜짝 놀라 자빠질 뻔했다.
- 무려 2천억이다!
- 이 카드에 2천억이나 들어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그녀는 온몸에 전율이 흐르고 동시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중얼 거렸다.
- “이제야 후회되나 보지? 이미 늦었어!”
- 깜짝 놀라 창백해진 소매의 표정을 본 매니저는 이 카드가 소매의 것이 아님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표정을 지을 리가 없다.
- 이런 카드를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권위가 높고 신분이 높은 부자 중에 부자일 것이다.
- 만약 사람들이 이 도난당한 카드가 우리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이 은행에 대한 명예와 손실도 치명적일 것이다.
- 다행히도 그들이 제때에 발견했으니 이런 막대한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 매니저는 마음속으로 내심 뿌듯해했다. 왜냐면 나중에 소매가 자신이 한 짓을 자백해서 경찰서로 잡힌다면 어느 정도는 자기 덕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만약 다시 이 카드의 주인과 연락이 닿는다면 그는 어쩌면 단번에 높은 지위에까지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했다.
- “더 이상 할 말이 있나?”
- 그는 소매의 머리채를 잡고 뒤로 꺾었다. 얼굴에는 그녀에 대한 혐오와 증오로 가득했는데 전혀 숨기지 않았다.
- 만약 소매가 할 변명이 더 이상 없다면 그는 경찰에 신고해서 소매를 데려가게 해서 조사를 하게끔 하려 했다.
- “내 딸한테 전화하게 해줘….”
- 소매는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은 흘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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