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6화 협박
- 남루한 옷차림에 머리는 산발이 된 채 초라하기 짝이 없어 주인 없이 거리를 헤매는 유기견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유소도는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매점 아주머니한테 빌어서 전화를 할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그들은 길에서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두 발은 껍질이 벗겨진지 오랬고 피가 쉼 없이 흘러나왔다.
- “소 도련님, 동해는 진짜 금지의 땅이었습니다!”
- 유소도는 울부짖었다. 그는 지금껏 이런 치욕은 처음이었다. 성해에서도 소명전의 부하로서 그는 지상조직이든 지하조직이든 어느 정도 체면을 세울 수 있었고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누구도 지금처럼 옷을 벗긴 채 길바닥에 거지처럼 내버리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십삼호의 눈빛을 떠올려보니 담담하고 그들을 하찮게 여겼으며 성해 소씨 가문이란 말을 듣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