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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형님은 한 명뿐!

  • 황씨 그룹 빌딩의 맨 꼭대기 층.
  • 황옥명은 창문 앞에서 비형이랑 통화 중이었는데 도저히 앉아서 받을 수 없었다.
  • “비형, 일을 잘 처리했습니다.”
  • 황옥명이 공손하게 말했다.
  • “또 다른 분부가 있을까요?”
  • “다음부턴 우리 형님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면 돼. 나도 이쪽 일이 마무리되면 동해로 다시 넘어갈게.”
  • 황옥명의 심장은 비형이 돌아온다고 하니 덜컥 내려앉았다.
  • “황옥명, 네가 생각하기에는 동해에서 내가 널 이끌고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오게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 비는 담담하게 물었다.
  • 황옥명은 바로 알아차렸다. 바로 강녕 때문이었다.
  • 강녕이 동해시로 오기 위해 누군가는 이쪽에 먼저 자리 잡고 그때 가서 강녕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 ‘그럼 5년 전에 이미 강녕은 여기로 올 준비를 했던 걸까?’
  • “너는 똑똑한 사람이니깐 여기까지만 말할게.”
  • 비는 말을 이어갔다.
  • “처신 잘해. 그때 가서 너도 한몫 챙겨 줄 테니.”
  • 말을 끝내고 전화를 끊었다.
  • 황옥명은 긴 숨을 몰아쉬었는데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못했다.
  • 그는 비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안다. 때문에 비한테 이렇게나 공손하고 깍듯하다. 그렇다면 강녕은 도대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황옥명은 도무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 비형의 말을 듣고 나니 황옥명은 그에게도 기회가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강녕의 일처리를 도와주는 것이다. 몇 년 동안 준비해왔던 것 들을 드디어 시행할 수 있었다.
  • “똑똑똑.”
  • 사무실의 문이 열리고 부하직원이 빠르게 걸어 들어왔다.
  • “형님.”
  • “이제부턴 황사장님이고 불러!”
  • 황옥명은 눈살을 찌푸리며 엄숙하게 말했다.
  • “오늘부터 동해에는 형님이라곤 오직 한 사람뿐이야!”
  • “네, 황사장님. 시키신 대로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 황옥명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 “임 씨네 부자지?”
  • “임봉이 저한테 9천만 원을 주면서 황사장님과 임우진의 관계에 대해 묻더라고요. 그래서 강녕과 예전에 힘든 일을 같이 겪었고 지금은 그에 대한 신세를 갚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 황명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 “알았어.”
  • 그가 만약 진짜로 강녕과 힘든 일을 같이 겪었다면 그것은 아마 그의 인생에서의 가장 값비싼 보물로 될 것이다!
  • 아쉽게도 그에겐 그런 복이 차려지지 않았다.
  • “임씨 부자는 얌전히 있는 게 좋겠어.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큰 형이 대수롭지 않아 하더라도 나 황옥명은 그들이 큰 형의 기분을 상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 황옥명은 즉각 명령을 내렸다.
  •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보고해.”
  • “네!”
  • 그는 왠지 이 동해시에 한차례의 큰 폭풍우가 휘몰아칠 것 같은 느낌이 은은하게 들었다.
  • ……
  • 강녕은 차로 임우진을 데리고 새 프로젝트의 공장으로 향했다.
  • 임씨네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적지 않은 투자를 해왔다. 일찌감치 교외 쪽에 땅도 빌려 새 프로젝트의 공장 건물을 짓는 데 쓰려고 계획했다.
  • “우리 어머니가 뭐라고 하던 가요?”
  • 임우진은 물었다.
  • 그녀는 강녕이 어머니랑 대화를 나누던 모습이 의아했다.
  • 그녀는 소매를 잘 알고 있었다. 어머니는 매우 강한 사람이다. 설령 오랫동안 수많은 억울함을 당해도 끝까지 참아 왔다.
  • 하지만 이번만큼은 임소가 자신을 핍박해서 결혼시킨 데릴사위를 소매는 받아들일 마음이 없다는 것을 임우진은 잘 알고 있다.
  • “나보고 잘하고 있대.”
  • 강녕은 자신 있게 말했다.
  • “지금처럼 열심히 하라고 하셨어. 만약 내가 마음에 들면 그때 가서 진짜로 너랑 결혼 시켜주시겠대.”
  • “헛소리하지 말아요.”
  • 임우진은 얼굴이 빨개졌고 믿지 않았다.
  • 고작 안면을 튼 지 며칠이나 됐다고 소매가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 “알았어, 알았어. 헛소리 안 할게.”
  • 강녕은 고개를 돌려 임우진을 보면서 말했다.
  • “어머니께서 경고하셨어. 너한테 해 끼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 ‘그래, 이래야 우리 어머니가 한 말 같지.’
  • “강녕 씨, 비록 아직까진 강녕 씨가 왜 제 곁으로 왔는지 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를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 임우진은 숨을 한번 크게 들이 쉬고 말했다.
  • “고마워요.”
  • 강녕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 고맙다고 해야 할 사람은 오히려 자신이었다.
  • 멀리서 공장 건물 입구에 사람들이 모여 시끄럽게 대문을 가로막고 있었다.
  • 강녕이 차를 세우자 임우진이 급히 내려 그쪽으로 달려갔다.
  • “왜 이래요,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 담당자는 초조해 보였다.
  • 프로젝트 계약이 금방 체결되었고 지금 시작해서 빨리 공장을 지어야 하는데 이 사람들은 도대체 왜 여기 와서 소란을 피우는지 알 수가 없었다.
  • “왜냐고?”
  • 우두머리인 듯해 보이는 한 남자가 건들거리며 손에는 나무 막대를 들고 말했다.
  • “이 땅은 우리 땅인데 왜 너희들이 함부로 여기에 공장을 지어?”
  • “빨리 썩 꺼져, 아니면 너도 때릴 테니깐.”
  • “말도 안 돼. 이 땅은 우리가 이미 임대했어요. 계약도 이미 다 했는데 언제부터 그쪽들 땅이 된 거죠?”
  • 임우진은 기가 막혔다.
  • 계약도 그녀가 한 것이라 누구보다도 그녀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너희들 계약은 무효야!”
  • 우두머리 남자는 볼멘 목소리로 소리쳤다.
  • “어차피 여기서 시공하는 걸 난 허락하지 않을 거니깐 여기 꼼짝 않고 시멘트고 모래고 아무것도 못 들여보내게 막을 거야!”
  • “너무해요!”
  • 임우진은 머리를 돌려 책임자를 보고 말했다.
  • “경찰에 신고해요!”
  • “신고?”
  • 우두머리인 남자는 듣자마자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 “젠장, 네가 감히 신고한다고? 얘들아, 공장을 다 부숴 버려!”
  •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임우진을 향해 내리쳤다.
  • 임우진은 얼굴이 삽시에 창백해지고 피하는 것마저 잊어버렸다.
  • 이 미친 사람들이 진짜로 손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 “퍽!”
  • 이때 갑자기 둔탁한 소리가 들려오고 곧바로 비명소리가 들렸다.
  • 임우진이 감고 있던 눈을 떴을 때 강녕은 이미 자기 앞에 서 있었고 한발에 그 건달을 걷어차서 날려 버렸다. 건달은 바닥에 엎드린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 “감히 내 마누라를 건드려?”
  • 강녕은 한번 휙 쓸어보더니 말했다.
  • “너희들에게 십초를 줄게, 당장 꺼져!”
  • “윽…”
  • 그 건달은 자신의 뼈가 적어도 다섯 여섯 대는 부러진 것 같았고 고통스러움에 고함을 질렀다.
  • “다들 죽여 버려!”
  • 이때, 열 명은 족히 돼 보이는 건달들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 “강녕 씨, 조심해요!”
  • 임우진은 너무 놀랐고 일이 이렇게 커져버릴 줄을 몰랐다.
  • “퍽!”
  • “퍽!”
  • “퍽!”
  • 강녕의 동작은 너무 빨라서 눈이 부시고 어지러울 정도였다.
  • 불과 10초 만에 십여 명의 건달들이 강녕에 의해 저만치 떨어져 나가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다. 다들 손이 부러지지 않으면 발이 부러졌다.
  • 그들의 비명소리가 찢어지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 몇 명의 프로젝트 책임자들도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 너무 무서웠다!
  • 강녕이 우두머리 건달한테 다가가서 발로 그의 가슴을 짓밟으며 물었다.
  • “누가 너희들 더러 오라고 했어?”
  • “감히….이 왕노사를 건드리다니….”
  • 왕노사는 고통스러워하며 이를 악물었다.
  • “우리 형이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 “넌 기회가 없어.”
  • 강녕은 두 번 이상 묻지 않고 발에 힘을 주어 더 세게 밟았다. 왕노사는 비명을 지르더니 곧바로 기절했다.
  • 주위의 건달들은 간이 콩알만 해졌다.
  • 마치 괴물을 본 것 마냥 기겁했다!
  • 심지어 어떤 사람은 놀라서 바짓가랑이가 젖은 채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 강녕은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똑같이 혼이 나간 임우진을 데리고 공장 건설 현장으로 들어갔다.
  • “임… 임우진 씨, 신고할까요?”
  • 프로젝트 담당자는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 “아니요. 이런 쓰레기들 때문에 경찰 분들을 귀찮게 하면 안 되죠.”
  • 강녕은 말이 끝나자마자 고개를 돌려 카운트다운하기 시작했다.
  • “십, 구, 팔…”
  • 그가 겨우 일곱까지 셌는데 손과 발이 부러졌던 건달들이 놀라서 혼비백산하며 도망쳤다.
  • “빨리! 빨리 도망가!”
  • “악마! 저 사람은 악마야!”
  • “날 좀 일으 켜줘! 날 데리고 가란 말이야!”
  • 만약 10초 안에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 남자가 어쩌면 정말 그들을 완전히 사라지게 할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