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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초상난 데 춤추기

  • “그리고 암암리에 소문을 퍼뜨려. 임우진이 황사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임씨 그룹을 핍박해 빌게 했다고.”
  • 밤이 깊었다.
  • 잠잘 시간이 되였지만 임우진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 그녀는 긴장하고 있었다.
  • 비록 그녀는 세상엔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했지만, 강녕은 만난 지 이제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다.
  • 또 자료에 의하면 강녕은 정신질환이 있다고 했다.
  • ‘만약 그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 바닥에 누워있는 강녕은, 임우진의 숨소리만 듣고도 그녀가 긴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베개 밑에 숨겨둔 가위는 꺼내놓고 자도 돼.”
  • 강녕이 입을 열었다.
  • “안심해도 돼. 잘 자.“
  • 말이 끝나고 강녕은 먼저 눈을 감았다.
  • 임우진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윽고 손을 베개 밑에서 꺼냈다.
  • 그녀가 가볍게 입술을 깨물었다. 강녕이 자신이 가위를 놓았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 “그는 날 해치지 않을 거야.”
  • 왜서인지 임우진 머릿속에서의 이 생각은 점점 더 확고해졌다.
  •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곧 긴장을 풀더니 잠에 들었다.
  • 밤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임우진은 눈을 떴다. 꽤 잘 잤다. 방에서 걸어 나오니 강녕은 이미 아침밥을 먹고 있었다.
  • 소매의 눈이 충혈된 걸 보니, 잠을 제대로 못 잤나보다.
  • “빨리 아침 먹어, 어머님이 아침부터 일어나셔서 준비하신거야.“
  • 강녕은 정말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 임우진이 화장실에 들어간 것을 보자 소매는 재빨리 뒤따라 들어갔다.
  • “어제 밤, 혹시 걔가 너한테….”
  • “아니요, 어머니.”
  • 임우진은 얼굴이 새빨개졌다.
  • “그 사람 바닥에서 잤는데 저를 건드리지 않았어요.”
  • 임우진은 말하면서 은근히 조금 신경 쓰였다.
  • ‘강녕을 양반이라고 칭찬해야 하나, 아님 내가 매력이 없는 건가?’
  • 그럴 리가 없었다. 임우진은 어릴 때부터 줄곧 인기가 많아 그녀는 수없이 많은 연애편지를 받았었다.
  • 이 말을 들은 소매는 마음이 놓였다.
  • 그녀는 마음속으로는 때가 무르익으면 임우진은 강녕과 갈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같은 세계 사람이 아니었다.
  •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 아침식사를 마친 강녕은 임우진을 회사로 데려다주려 했다.
  • “괜찮아요, 저 혼자 가면 돼요.”
  • “당신은 그냥 집에 있어요. 밖에 나가면 위험해요.”
  • 임봉이 또다시 암암리에 강녕을 해치려 할 수 있었다.
  • “괜찮아, 그들은 날 함부로 못해.”
  • 강녕은 임우진이 스쿠터를 밀고 오는 것을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 ‘스쿠터를 탄 다라.’
  • 임가의 손녀인 그녀의 생활 조건은 확실히 좋지 않았다.
  • “그럼 고마워요.”
  • 임우진은 거절하지 못했다. 강녕더러 스쿠터로 데려다주면 된다고 했다. 강녕의 등 뒤에 있으면 적어도 찬바람을 맞지 않을 것이다.
  • 종례로 없던 느낌이 들어 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이 조금 이상했다.
  • 임씨 그룹 본사의 대문 앞.
  • 그 시각, 수백 명의 직원들이 모두 대문 앞에 임우진을 맞이하러 서있었다.
  • 다만 얼굴에는 모두 분노와 불만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
  • 어제 새벽 한시, 두시에야 그들은 한 시간 일찍 회사에 출근해라는 통지를 받았다. 그것도 다름 아닌 임우진을 맞이하기 위해서 말이다.
  • 특히 얻어들은 소문에 의하면 임우진이 명성이 자자한 황사장을 꼬드겨, 임씨 그룹에 고의로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
  • 임씨로 하여금 막대한 손해를 입게 해놓고는 고집을 부리며 출근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 심지어 사장님 임강, 그녀의 큰아버지마저도 머리를 숙혀 그녀에게 출근을 해달라고 빌었다고 한다.
  • 정말 너무했다.
  • ‘어떻게 저런 사람이 다 있지?’
  • 직원들의 원한이 하늘을 찔렀다.
  • 맨 앞에 선 임강은 자연스레 모든 직원들의 분노를 느꼈다. 그가 원하던 바였다.
  • 그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낸 임우진이 과연 임씨 그룹에서 뻔뻔하게 얼굴 들고 다닐 수 있을지 궁금했다.
  • 계약을 체결하고 나면 그녀는 주눅이 들어 제발로 나갈 것이다.
  • “황사장한테 전화 했니?”
  • 임강이 물었다.
  • “했어요. 임우진이 간다고 하니깐 직접 오신대요.”
  • 임봉의 얼굴은 질투로 가득했다.
  • 그가 계약을 하러 갔을 땐 황사장을 볼 자격도 없지만, 임우진이 가니깐 황사장이 친히 임씨 그룹에 온다고 한다.
  • 이 계집애는, 재주가 참 좋았다.
  • 어찌 보면 더욱 잘 된 일이였다. 이참에 임씨 그룹 모든 이에게 임우진의 진짜 본색을 보여주면 된다.
  • 강녕은 스쿠터를 타고 있었다. 뒤에 앉은 임우진은 잡을 곳이 없어 할 수 없이 강녕의 옷을 살짝 잡고 있었다.
  • “생각 못했네.”
  • 강녕은 저 멀리서부터 임강이 직원들을 데리고 문 앞에 서있는 것을 보았다. 흥미진진한 듯 냉소를 띠었다.
  • 이 임강은 정말 분수를 모르는 모양이었다.
  • 임우진은 내리자마자 깜짝 놀랐다.
  • 임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다 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 그녀는 안절부절못했다.
  • “임우진 씨 복귀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 임봉이 눈짓을 하자 그의 비서는 즉시 입을 열고 소리쳤다.
  • 이윽고 수백 명의 직원이 일제히 외쳤다.
  • 임우진은 명백히 느꼈다. 그들의 말투에 온통 분노, 원한, 불만이 가득했고 심지어 무시하는 듯한 말투도 섞였다.
  • 찬바람을 맞으며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다면 그 누구라도 마음이 좋진 않을 것이다.
  • 그녀는 임강이 이렇게 요구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 “우진아, 이제 만족해?”
  • 임강의 얼굴은 웃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이 말이 어쩐지 찝찝했다.
  • 마치 그들이 한 이 모든 것들이 다 임우진의 핍박에 의한 것인 듯 했다.
  • 임우진은 얼굴색이 붉어지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했다.
  • 그녀가 어떻게 설명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
  • 그녀를 쳐다보는 직원들이 눈빛은 죽일 듯 매서웠다.
  • “꽤 맘에 드는군.”
  • 강녕은 머리를 끄덕였다. 임강을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 “잘 했어 너.”
  • 이 말이 임강의 눈동자에 삽시간에 불꽃을 내뿜게 하였다.
  • ‘강녕 그 말 무슨 뜻이야?
  • 개한테 칭찬을 하는 것도 아니고!’
  •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강녕은 이미 그를 무시하고 임우진을 데리고 바로 회사로 들어갔다.
  • “저 자식은 뭐야, 진짜 지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보네!”
  • “참 건방져, 그래서 임우진도 그렇게 건방진가? 고작 데릴사위면서.“
  • “소문에 의하면 떠돌인데, 정신질환도 있대. 임우진 취향 진짜 특이하네!”
  • 직원들이 수군거렸다.
  • 그들의 불만이 더 커졌다.
  • 그들은 처음에는 임우진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 평소에 많이 접촉해왔으니 말이다.
  • 그런데 지금, 임우진의 그 무능한 남편도, 이렇게 건방 떨며 감히 임강을 비난하는데, 임우진은 더 심각할게 뻔했다.
  • 보아하니, 전에 보여주던 그녀의 모습은 다 가짜였다.
  • 너무 가식적인 여자다.
  • 임우진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귀머거리가 아니다. 말소리가 크진 않았지만 여전히 다 그녀의 귀에 들어갔다.
  • 그녀는 억울했다, 자신이 벌인 일이 아니었다.
  •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마.”
  • 강녕은 작게 속삭였다.
  • “너만큼 능력이 없으니깐, 널 필사적으로 비하하는 거야. 알겠어? “
  • 임우진은 강녕을 멍하니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 임강은 그녀에게 사무실 한 칸을 따로 마련해 주었는데, 자신의 것보다 더 크고 호화로웠다.
  • 다른 직원들이 더더욱 불만을 가졌다.
  • 임우진이 거절하고 싶었지만 강녕은 오히려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 그는, 자신의 아내가 이런 사무실에 있는 것이 그녀를 섭섭하게 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 “아버지, 지금 아마 회사 모든 사람들이 다 임우진을 싫어할 거예요.”
  • 임봉은 고소해했다.
  • “그리고 그 미친놈도요!”
  • 임강은 냉소를 띠었다. 사람 한명을 상대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 사람이 고작 임우진이라면, 그는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 “황사장은 도착했니?”
  • “아마 거의 다 왔을 거예요.”
  • 임강은 고개를 끄덕였다.
  • “조금만 기다리면, 임우진이 본색을 드러낼 거야. 네가 말해봐, 만약 강녕 그 미친놈이 자기 아내가 황사장과 놀아난걸 알면, 그 자식 발작해서 황사장을 때려죽이지는 않겠지?”
  • 두 부자의 얼굴에는 사악한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