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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경악하다!

  • 황사장이 도착했다.
  • 럭셔리 세단 다섯 대가 벤틀리를 필두로 기세가 등등하게 다가왔다.
  • 동해시에서, 황옥명의 이름은 아주 잘 알려진 편이였다. 그의 명의로 되어 있는 산업은 셀 수없이 많았고 몸값은 TOP3 안에 들어간다.
  • 가장 충격적인 것은 황옥명이 빈털터리로부터 부자가 되기까지 5년도 안 되는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 그와 협력하면 밑져야 본전일 것이다.
  • 임씨 그룹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했는데 더욱이 임우진은 반년 넘게 노력하면서 매일 밤샘작업을 했다.
  • 현재 프로젝트가 드디어 성사 되어 최종계약 체결만 남았다.
  • 성격 나쁘기로 소문난 황옥명이 직접 임씨에 찾아와 계약을 체결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 “황사장님!”
  • 임강은 문 앞에서 벌써 기다리고 있었다.
  • 황옥명을 태우던 차가 멈추는 것을 보더니, 곧장 앞으로 나가 맞이했다.
  • “환영합니다! 환영해요!”
  • 황옥명은 그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주위를 휙 훑어보았다.
  • “임우진 씨는요?”
  • 임강은 황옥명이 오늘 와서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을 임우진에게 알리지 않았다.
  • 그는 문 앞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회사 임원들과 함께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 “아이 참, 우진이는 바빠서 황사장님을 맞이할 겨를이 없어서요. 어쩔 수 없이 사장인 제가 왔습니다.”
  • 임강은 난처하고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 몇몇 임원들은 이 말을 듣자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 ‘임우진이 바쁘다고? 바쁘기는 개뿔! ’
  •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독으로 마련한 호화로운 사무실에서, 떠돌이 남편과 뭘 하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 ‘회장님더러 그들 임원과 함께 나와 맞이하라니. 너무 비싸게 구는 거 아니야? ‘
  • 황옥명이 화를 낼 줄 알았지만 생각 밖으로 황옥명은 고개를 끄덕일 뿐 얼굴에는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 “소문이 사실인 것 같아. 임우진과 황사장, 관계가 심상치 않아.”
  • “젠장, 역시 여자가 좋아, 좀 예쁘고 몸만 주면 그 어떤 프로젝트도 다 성사하고, 우린 아무리 노력해도 쓸모없어!”
  • “임우진 너무 자기 마음대로네. 임씨 그룹이 정말 자기건 줄 아나봐?”
  • ‘사장님마저 찬바람 맞으며 귀빈을 영접하는데, 그는 사무실에서 에어컨이나 쐬고 있다니!’
  • 몇몇 임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 하면서 속으로 임우진을 미워하며 헐뜯었다.
  • 하지만 황옥명은 이것을 당연한 것이라 여겼다.
  • 만약 임우진이 그를 마중하러 나온다면, 오히려 그는 당황해할 것이다.
  • ‘비형 같은 대단하신 분도 그저 그 형님을 위해 일한 것 밖에 없는데, 그가 뭐라고, 감히 임우진더러 직접 맞이하러 오라 한단 말인가?’
  • “함께 가시죠.”
  • 임강은 손을 뻗었다.
  • 일행은 임씨 그룹에 걸어 들어갔다.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 소식은 삽시간에 회사에서 퍼졌다.
  • 그 유명하신 황사장이 계약을 하러 왔는데, 임우진은 나타나지 않았고, 심지어 사장 임강과 몇몇 회사의 임원들을 시켜 찬바람을 맞으며 한 시간이나 기다리게 했다고.
  • 정말 너무했다.
  • 너무 건방졌다.
  • 정말 눈에 뵈는 게 없었다.
  • ‘황사장과의 말 못할 그런 관계를 믿고 이렇게 제멋대로 날뛰다니!’
  • 그 시각, 수많은 공분을 일으켰다. 적지 않은 직원들이 뒤에서 임우진을 혹독하게 욕했다.
  • 천하고 더럽다고… 심지어 어떤 사람이 임우진의 사무실을 지나가면서 조용히 문에 대고 침을 뱉기도 했다.
  • 모두들 속으로 임우진과 선을 긋고는 이런 여자와 절대로 가까이 하지 않겠다며 암암리에 맹세했다.
  • 이 여자는 너무 가식적이다.
  • 임강은 앞에서 길을 안내했다. 임씨 그룹의 상황을 소개하면서 황사장에 대한 자신의 존경과 중시를 표하였다.
  • 상업계에서 몇 년간 고군분투한 임강은 말하는 예술의 경지가 아주 높아 늘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 다만, 황옥명은 그에게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 무성의한 태도였다.
  • “황사장님, 회의실은 여깁니다. 가시죠.”
  • 임강은 웃으며 말했다.
  • “계약서는 제가 이미 작성을 마친 상태입니다. 우선 앉아 계십시오. 제가 가서 임우진을 불러 오겠습니다.”
  • 황옥명은 임우진과만 계약을 체결하려 했는데, 참 이상한 일이였다.
  • 전에도 여태껏 황옥명과 임우진이 무슨 관계가 있다고 들어보진 못했다.
  • 게다가 황옥명의 신분으로는, 가질 수 없는 여자가 없었다.
  • 몇몇 임원은 속으로 생각하면서 머리를 흔들었다.
  • “아니야.”
  • 하지만 황옥명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
  • “어떻게 임우진 씨가 나를 찾아오게 할 수 있어? 마땅히 내가 직접 찾아가야지.“
  • 말을 듣자, 임강은 어리둥절해졌다.
  • 몇몇 임원도 멍해졌다.
  • ‘무슨 말이지?
  • 황사장이 화가 나서 반어적인 표현을 쓰신 건가?’
  • 틀림없이 화가 났을 것이다. 이렇게 허세 부리는 사람을 만나면 그 누구든 불만을 품을 것이다. 하물며 임우진은 임씨의 평범한 직원일 뿐이었다.
  • 설사 임우진이 황사장과 은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전혀 황사장의 체면을 세워주려 하지 않았으니 이는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다.
  • 그렇게 생각하자 주위의 사람들은 또 고소해했다.
  • “황사장님, 이것 참…”
  • 임강은 일부러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 “황사장님, 우진이가 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을 모르니, 너무 화내시지 마세요.”
  • 이렇게 말했지만 그는 속으로는 황옥명이 화를 내길 바랬다. 그녀로 인해 이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면 임우진 일가는 끝까지 책임져야만 했다.
  • “임우진 씨는 어디 있지?”
  • 황옥명은 손을 내저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임강과 헛소리 하고 싶지 않았다.
  • “안내해!”
  • 임강이 눈짓을 하자 그중 한 임원이 얼른 앞으로 앞장섰다.
  • “황사장님, 여기로 가시죠.”
  • 황옥명이 화가 난 것이 분명했다.
  •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아주 엄숙했다.
  • 임우진, 이젠 끝장이다.
  • 그들 일행은 빠른 걸음으로 임우진의 사무실로 향했다. 빌딩의 모든 사람들이 소식을 듣고는 호기심이 생겼다.
  •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료를 주지 않으면 사람을 찾는다는 구실로 모두 임우진의 사무실 층으로 달려갔다.
  • 그들은 임우진이 그렇게 날뛰더니 과연 어떻게 끝장날지 궁금했다.
  • 그 시각.
  • 임우진은 사무실에서 안절부절 못했다.
  • 이렇게 호화로운 사무실을 그녀는 종래로 상상한 적이 없었다.
  • 심지어 이런 상황에서, 임강이 직접 그녀에게 마련해 줬다는 것은 더더욱 상상이 안 갔다.
  • 그녀는 왠지 모르게 찝찝했다.
  • “아저씨, 큰아버지께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시는 걸까요?“
  • 임우진은 걱정되었다.
  • “뭔가 좀 말이 안 돼요.”
  • 소파에 앉아있던 강녕이 담담하게 말했다.
  • “확실히 말이 안 되긴 하지.“
  • “이 사무실, 너와 비하면 아직 자격 미달이야.“
  • 임우진은 어이가 없었다.
  • 이런 호화로운 사무실도 자격이 안 된다니, 강녕의 안목은 너무 높았다.
  • 그저 떠돌이었으면서.
  • 임우진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 “들어오세요.”
  • 임우진이 입을 열었다.
  • 밖에 선 임원이 미간을 찌푸리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임우진은 와서 문도 열지 않고, 그더러 직접 열라고? ‘
  • 사무실 문을 열면서 그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임우진 넌 끝장이다.
  • “황사장님, 임우진 씨는 사무실에 계십니다. 저 같은 등급의 임원은 아직 들어갈 자격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조롱과 멸시로 가득한 말투였다.
  • 그는 황옥명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황사장이 임우진에게 적개심을 품었다고 생각했다.
  • 그런데 황옥명은 그를 한 번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 “넌 확실히 자격이 없어.”
  • 말을 마치고는 주위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황옥명은 딴사람으로 바뀌기라도 한 듯, 살짝 허리를 구부린 채 웃는 얼굴로 무척 공손히 걸어 들어갔다.
  • “임우진 씨, 황씨가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부디 화내시지 말아 주세요!”
  • 마치도 엄청나게 대단한 분을 본 듯한 말투였다.
  • 그 임원은 순간 넋이 나갔다.
  • 임강도 넋을 잃었다. 목구멍이 꽉 막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 뒤따라온 주위의 직원들은 하나둘씩 아연실색하였다.
  • ‘이게…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