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필요 없는 사람
- 고지헌의 입술이 그녀의 새하얀 목덜미 위에 닿았고 그의 손 역시 서서히 짓궂어지기 시작했다. 나윤주는 그런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의 입맞춤에 몸이 뜨거워진 그녀는 눈앞에 있는 고지헌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 “오늘 왜 하얀색 정장을 입은 거예요?”
- 고지헌은 그런 그녀의 입술을 머금은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음날 이른 아침 나윤주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고지헌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그녀가 씻고 방문을 나서자 한창 거실에서 파를 다듬고 있던 여미란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