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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아내의 진짜 정체

수상한 아내의 진짜 정체

업데이트 시간: 2022-10-04

제1화 촌뜨기의 상경

  • 서북.
  • 끝없이 펼쳐진 초원 위에 커다란 별장 한 채가 마치 성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무릉도원 같은 이곳에 왔던 모두가 아름답다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 별장안에서 소녀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네? A 시에 가서 약혼을 하라고요? 전 안 할 거예요.”
  • “청아야, 이 일은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이 혼약은 나와 남 씨 가문이 몇 년 전에 이미 정했어. 남 씨 가문의 다섯 도련님은 모두 매우 훌륭해. 너는 그중 한 명을 골라서 약혼하면 되고. 걱정 마.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은 있을 거니까.”
  • 웨이브 머리를 아무렇게나 목뒤로 늘어뜨린 윤청아는 소파에 기댔다. 그녀는 이목구비가 정교하고 아리따웠으며 온몸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손에서 자란 그녀는 이 일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윤청아는 잠시 고민하더니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말했다.
  • “알겠어요. 그런데 할아버지, 저한테 몇 가지 요구가 있어요. 남 씨 가문 사람들에게 제 신분을 알리면 안 돼요. 다들 그렇게 훌륭하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일 년 안에 제가 그들 중 한 명도 좋아하지 않는다면 떠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제 결혼은 제가 알아서 하는 거로요.”
  • 어르신은 웃으며 말했다.
  • “문제없어.”
  • 며칠 후, A 시, 기차역에는 정교하게 생긴 네 명의 남자가 문 앞에 서 있었다.
  • 시크한 남자, 밝은 남자… 행인들의 시선이 여러 가지 타입의 그들에게 쏠렸다. 옆에 있던 경호원이 막지 않았다면 진작에 많은 사람들이 연락처를 달라고 다가왔을 것이다.
  • “이렇게 더운 날에 어르신은 꼭 우리 넷이 이 계집애를 데리러 가라고 해야겠어? 우리가 한가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 남 씨 가문에서 가장 어린 막내 도련님 남주하가 투덜거렸다.
  • “그러니까. 기차를 타고 오는 걸 보니 정말 촌뜨기겠네.”
  • 대스타, 신흥 국민 남신인 넷째 남지훈이 모자와 마스크를 하고 입을 열었다.
  •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이 우리 다섯 형제 가운데서 약혼자를 고르다니. 어르신이 어제 우리한테 그 말을 할 때 농담하는 줄 알았다니까!”
  • 셋째 남유안도 맞장구를 쳤다.
  • “큰형 부럽다. 회사 미팅 때문에 안 와도 되고.”
  • 둘째 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보이는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 그때, 기차역 출구에서 꽃무늬를 수놓은 빨간 옷을 입은 소녀가 걸어 나왔다. 촌스럽기 짝이 없는 옷차림에 어중간한 기장의 머리까지 더해져 극도로 못생겼다.
  • 남주하는 남지훈의 어깨를 두드렸다.
  • “저거 봐. 요즘에 저런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도 있어. 쯧쯧, 난 TV에서만 봤어. 하하하…”
  • 하지만 그들은 밖으로 나온 그 소녀가 그들의 앞에 멈춰 설 거라곤 꿈에도 몰랐다.
  • “안녕하세요. 남 씨 가문의 도련님들 맞죠. 전 윤청아라고 합니다.”
  • 네 사람 모두 표정이 좋지 않았다. 특히 남지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 “당신이 윤청아예요?”
  • 어르신이 말한 예쁘게 생긴 미인은?
  • 앞에 서 있는 윤청아는 촌스럽게 입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까무잡잡한 피부에 여러 개의 점이 있었다. 그리고 입술에 바른 진분홍색 립스틱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 윤청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너스레를 떨었다.
  • “할아버지가 역시 절 속이지 않으셨네요. 다들 잘생기셨어요.”
  • 그녀의 속마음은 달랐다.
  • 평범해, 평범해. 아무리 잘생겨도 나 같은 미녀와는 어울리지 않지.
  • 남주하는 하마터면 욕을 할 뻔했다. 시골에서 왔다고 해도 이 정도는 심하지 않았나.
  • “윤청아 씨, 일단 돌아가시죠.”
  • “네?”
  • 윤청아는 조금 어리둥절해져서 눈을 깜빡였다.
  • 결국 둘째 형, NC 그룹의 부대표, 남혁이 입을 열었다.
  • “차를 타고 가자고요!”
  • 다섯 사람은 차에 올랐다. 윤청아와 남혁이 가운뎃줄에 앉았다.
  • 그녀는 창밖을 내다보며 감탄했다.
  • “와, 대도시의 건물은 엄청 높네요!”
  • 차에 탄 나머지 네 사람은 입꼬리를 씰룩였다. 이게 말로만 듣던 촌뜨기의 상경인가?
  • 윤청아는 무의식중에 남혁이 손목에 찬 시계를 흘끗 보고는 깜짝 놀라 소리 질렀다.
  • “와! 이 시계 정말 예뻐요! 이거 몇 백 원은 하죠?”
  • 몇 백 원? 둘째 형의 시계는 50억이었다!!!
  • 네 사람은 말문이 막혔다. 그저 윤청아가 자신을 골라서 약혼자로 삼겠다고 하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 차는 남 씨 가문에 도착했다. 별장을 바라보던 윤청아의 표정이 또다시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 “와, 집도 너무 크네요.”
  • 이 별장은 그녀의 정원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았다. 윤청아가 속으로 하찮게 여기고 있을 때, 남주하가 옆에서 참다못해 한마디 했다.
  • “그만해, 촌뜨기야. 세상 물정을 모르면 가만히 있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네.”
  • 옆에 있던 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도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