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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그가 꽁꽁 숨겨두었던 와이프는 누구인가?

  • 전체 회사 건물이 순간 소란스러워졌다.
  • 프런트 직원인 미연이 막 단톡방에 신 대표의 애인으로 의심되는 여자를 만났다는 소식을 전하자마자 곧바로 회사에 난데없이 총괄 매니저가 한 명 온 것이었다.
  • 이에 사람들은 다들 그 총괄 매니저와 신 대표의 애인이 동일 인물이 아닐까 추측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회사의 주인이 아예 바뀌었을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 그리고 가은은 이 일을 미복잠행이라고 이름 붙였다.
  • 한편으로는 그녀가 이제껏 엔터 업계의 일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업무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터라 신도윤이 그런 그녀를 도와 명목상의 인수인계를 하고자 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다른 이유로는 회사 직원들에 대해 아는 것이 없던 그녀가 몰래 직원들 내부로 잠입해 들어가 그들의 동료가 된다면 더 빨리 직원들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토대로 이후 직원들을 한 번 정리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 ……
  • 그렇게 사람들의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던 그때, angle 아래층 프런트에 있던 미연은 멍하니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비서 임창민을 바라보았다.
  • ‘세상에, 임 비서님 너무 잘생긴 것 같아. 날 보고 웃고 있잖아?’
  • 미연은 흥분되는 마음을 억지로 진정시키고는 귀 뒤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자신이 생각하기에 굉장히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 “임 비서님, 저한테 무슨 볼일이 있으신가요?”
  • 미연은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 ‘날 바라보는 임 비서님의 표정이 엄청 그윽하잖아. 나한테 데이트 신청이라고 하시려는 건가?’
  • 하지만 다음 순간, 임창민은 차갑게 표정을 굳히며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 “당신은 해고입니다. 짐 챙겨서 나가세요.”
  • “네?”
  • 미연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공중에 붕 떠있던 심장이 순식간에 지옥으로 곤두박질치는 것만 같았다.
  • ‘망했어. 회사에서 잘렸다니! 대체 누구의 눈밖에 난 거지?’
  • 하지만 이내 무언가 생각난 듯 눈물로 얼룩진 미연의 얼굴이 순간 얼어붙었다.
  • ‘설마 아까 그 여자인 건가?’
  • 그녀의 표정에 순간 독기와 불만이 가득 차오르더니 그녀는 재빨리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가은은 신도윤의 성화에 못 이겨 치장을 했다. 오늘 밤 상업계 유명인사들과 고위층 인사들이 오는 파티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 저녁 무렵, 인천의 이스트 칠성 프리미엄 호텔에서는 최고급 파티가 곧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호텔 문 앞에서는 명문가의 규수들과 기업 오너들이 한창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 그러던 그때, 람보르기니 우라칸 한 대가 갑자기 호텔 문 앞에 멈춰 서더니 한지혁이 파트너인 민소율과 함께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
  •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온몸에서 귀티가 흐르고 있었고 강렬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으며 다른 한 사람은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 그 두 사람의 등장과 함께 사람들 사이에서는 서서히 웅성거림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 “와, 한 대표님 진짜 너무 잘생겼어. 옆에 있는 파트너는 누구지? 너무 우아하다!”
  • “두 사람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 질투 나 죽겠어.”
  • “저 사람이 한 대표님이 3년간 꽁꽁 숨겨두었던 와이프인 건가? 너무 달달하잖아!”
  • 명문가 규수들의 부러움 가득한 시선을 느낀 민소율은 오만하게 턱을 추켜들었다. 민 씨 가문에서 부끄럽게 여기는 사생아였던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들이 남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재벌가 여자애들의 업신여김을 당해왔었다.
  • 하지만 상관없었다. 한지혁은 분명 그녀를 아내로 맞을 것이고 그녀 역시 이런 상류층 파티에서 타인의 추종의 상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녀는 장차 인천의 제일가는 규수가 될 것이었다.
  • “와! angle 그룹 신 대표님이야!”
  • 그렇게 민소율이 한창 뜻대로 흘러가는 상황에 의기양양해하고 있을 때, 갑자기 사람들 사이에서 순간 소란이 일었다.
  • 곧이어 전 세계 한정판 롤스로이스 던 한 대가 천천히 멈춰 서더니 신도윤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
  • 188cm의 키에 우월한 긴 다리는 엄청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런 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명문가 규수들의 탄성소리가 터져 나왔다.
  • 이윽고 사람들은 그가 미소 지은 채 돌아서더니 허리를 굽히며 손을 뻗어 차 안의 사람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 소문에 의하면 단 한 번도 여자를 가까이한 적이 없다던 신 대표가 이번에는 파트너를 데리고 온 것이었다.
  • 이에 사람들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이 하나 둘 차 안으로 쏠렸다.
  • 가장 먼저 차에서 빠져나온 것은 새하얗고 늘씬한 두 다리였다. 두 발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는 고가의 검은색 하이힐을 신고 있었고 그 위로는 맞춤제작한 한정판 검은색 머메이드 드레스가 여자의 여리여리한 몸매를 타이트하게 감싸 보는 이로 하여금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 그리고 여자가 고개를 들어 올린 순간 사람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은 마치 한 마리의 백조같이 고귀했고 도도했으며 금욕적이었다.
  • 그런 그녀의 바로 앞에 서있던 민소율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함께 충격도 번져있었다.
  • 신도윤의 파트너는…
  • “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