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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이 사람이 내 남자친구야

  • 채윤아는 금방 몸을 추스르고 머리를 들어 남자의 차가운 표정의 얼굴을 보았을 때 머리를 갸웃하고는 의문이 들었다.
  • ‘남부 도시가 이렇게 작았던가? 왜 매번 엘리베이터에서 이런 식으로 유재원을 마주치는 거지?”
  • 여월이 물었다.
  • “윤아야, 괜찮아?”
  • 채윤아는 주먹을 쥐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서부터 여월은 잘난체하면서 그녀를 조롱하고 비웃었다. 만약 그녀가 채윤아에게 남자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 득의양양 해질 것이다. 더 화가 나는 건 세 번째 본 남자는 지금 강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 잠시 머리를 굴리던 채윤아는 친근하게 유재원의 팔짱을 끼고는 다가갔다. 남자의 몸은 눈에 띄게 굳었다. 채윤아는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 “자기야, 엘리베이터에 숨어서 뭐 하는 거야. 나한테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었구나? 나빴어.”
  • “...”
  • 채윤아를 제외한 엘리베이터 안의 네 명은 어안이 벙벙했다. 특히 여월은 이를 악물었다.
  • 그 남자는 외모가 준수하고 기품 있어 보였으며 몸에 걸친 정장으로 보았을 때 돈이 많아 보였다. 채윤아가 어떻게 돈 많고 잘생긴 남자를 꼬실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월은 웃으며 말했다.
  • “윤아야, 방금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이 분은 너를 보지도 않았는데 무슨 남자친구야. 연기를 하려면 일단 대본부터 준비해야지!”
  • 채윤아는 불안해하면서 유재원을 슬쩍 보았다. 그녀는 유재원의 속셈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머리를 살짝 들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 “당신이 보기에 이 여자가 나를 사서 연기를 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 “...”
  • 채윤아는 놀랐다. 그가 동의를 한 것일까? 임 비서는 눈치가 빨랐기에 문서를 뒤적거리며 적당한 크기의 목소리로 말했다.
  • “유 사장님, 이건 20주년 파티에서 하실 축사입니다...”
  • “유 사장?”
  • 여월은 주체하지 못하고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눈앞의 남자가 유재원이라고? 실물은 못 봤지만 소문은 익히 들었다. 유재원은 여색을 멀리하고 협력 업체가 그에게 여자와의 잠자리를 주선했을 때 그는 모든 협력을 끊어버렸고 그 기업은 바로 파산했다. 몇 년 전 갑자기 아들이 생겼지만 생모를 언급하지 않았고 대리모가 인공 수정을 해서 낳은 아이라고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 수많은 여자들이 그에게 접근했지만 모두 내쳐졌는데 지금...
  • 이훈은 채윤아가 다른 남자의 품에 있는 것을 보고 그것도 자신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의 여자가 된 것을 보고는 안색을 흐렸다.
  • 여월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마자 이훈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 “윤아야, 그럼 유 사장님과 함께 우리 약혼식에 오도록 해.”
  •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채윤아는 한숨 돌렸다. 유재원은 그녀를 흘기며 물었다.
  • “저번에는 나를 꼬시더니 이번에는 왜 그렇게 겁쟁이가 되었어?”
  • 그의 압도적인 기에 채윤아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엘리베이터 벽에 깍지를 끼고 서 있었다. 두 사람은 가까웠기 때문의 남자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
  • “당... 당신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가까이 오지 마요!”
  • 채윤아는 긴장한 나머지 혀가 꼬인 듯 말을 더듬었다. 얇은 셔츠 너머의 그녀의 작은 손은 부드럽고 따스했으며 어딘지 익숙한 느낌이었다. 야릇한 그 느낌에 그의 하반신에 변화가 왔다. 마치 5년 전의 그 여자와 마찬가지로 그가 반응하게 만들었다. 몸이 이상함을 느낀 유재원은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통제가 안 되는 기분을 꺼렸다. 하지만 눈앞의 이 여자는 항상 그를 이성을 잃게 만든다.
  • “그날 엘리베이터에서 날 꼬실 때 이것보다 더 가까웠잖아?”
  • “누... 누가 꼬셨다고 그래요? 시간이 급했고 사고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