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5화 내가 떠날게
- 손세호는 그날 대나무숲에서 돌아온 후, 줄곧 불안했다. 그는 끊임없이 석경진에게 메시지를 보내 상황을 물었다. 마치 언젠가 자신을 덮칠 거대한 파도를 두려워하는 사람 같았다.
- 석경진은 입에 담배를 물고 며칠간 손세호에게서 온 메시지를 전부 다 읽어봤다. 처음엔 비굴한 태도로 물어보다가 마지막엔 욕이 난무하는 위협으로 바뀌는 것을 보며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곧이어 눈을 가늘게 뜨며 그에게 답장했다.
- “기껏해야 너 죽고 나 죽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