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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면접관이 왜 저 사람이야!

  • “어머, 진짜요? 듣기로는 유 사장님이 아들은 있는데 아내가 없대요. 잘생겼던데, 면접관을 하시는 걸 보면 혹시 아들한테 엄마를 찾아주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듣기론 그쪽에 문제가 있다던데...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안정된 파트너 하나 없겠어요? 스캔들이 많기는 하던데, 혹시 진짜 그쪽에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
  • 현장에 있는 여자들은 왈가왈부하면서도 한껏 들뜬 모양이었다. 재벌집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새엄마 면 어떤가! 그쪽에 문제가 있다면 또 어떤가! 그녀들이 달뜬 모습에 채윤아는 어이가 없었다.
  • 애가 있는 사장이라면 서른은 넘었고 배도 나왔겠고 돈이 그렇게 많은데 면접장에서 아이의 엄마를 찾을 리가 있겠는가? 비서를 찾는다는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무의식중에 채윤아는 이 미래의 사장에게 반감이 생겼다.
  • “채윤아!”
  • “여기요!”
  •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채윤아는 사람들 속을 비집고 심호흡을 한 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면접실에는 총 다섯 명의 면접관이 있었고 정 중앙에 오른쪽에 앉은 면접관이 아까 보았던 그 남자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아주 진중했다.
  • 채윤아는 어안이 벙벙했다. 아까 그 엘리베이터의 남자가 아닌가!
  • 주위 사람들이 모두 그 남자에게 아부를 해대는 모습에 채윤아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 ‘어떡하지? 어떡하지?’
  • 그녀는 그의 직위를 가늠했다. 매니저? 지배인? 아니면...
  • 유재원은 뭔가를 눈치챈 듯 고개를 들어 담담하게 채윤아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숙이고 처음 본다는 듯이 물었다.
  • “와튼 스쿨 졸업생이라고요?”
  • “제... 제가 아직 졸업은 못했어요.”
  • 채윤아는 가까스로 평온을 유지한 채 말했다. 그녀는 모 아이면 도라는 식으로 학력을 썼기 때문에 1차 면접에서 통과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이 일이 너무 하고 싶었다. 면접관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 “그 말은, 학력이 가짜라는 말씀인가요?”
  • 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유재원에게 사과했다.
  • “유 사장님, 죄송합니다. 저희가 심사를...”
  • 유재원은 손을 흔들며 말하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차가운 눈으로 아래에 있는 여자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 “그 말은, 당신이 독일 마레드 호텔에서 일한 경험 만으로 면접을 보러 왔다는 말이군요?”
  • 유재원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
  • “면접 요구를 보지 않았나요?”
  • 그는 자료를 던져주며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의 거짓말을 알겠다는 듯 말했다.
  • “나가요!”
  • 채윤아는 실망하여 자료를 들고나가는 와중에 뒤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 “이딴 얕은수는 쓰지 않는 게 좋아요. 정보조차 위조한 사람은 그 어느 회사에서도 원하지 않으니까!”
  • 채윤아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남자가 너무 무례했다. 그녀는 몸을 돌려 돌아가 자료를 팍 하고 책상 위에 내던졌다. 그 소리는 컸으며 놀란 나머지 면접관들의 시선이 쏠렸다. 감히 유 사장님에게 물건을 던져?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