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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한노엘, 당신은 죽으면 안 돼

  • 하새봄은 한노엘의 몇 마디에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그녀는 순식간에 울음을 터뜨리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 “그렇지 않아!”
  • “한노엘, 당신은 죽으면 안 돼!”
  • 전생의 그녀는 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왜 자신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다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바치려 했던 한노엘을 그렇게도 상처 줬을까? 그가 칼에 맞아 죽어갈 때, 아마 마음속으로는 자신의 봄이를 보지 못한 걸 아쉬워했겠지.
  • 아니면 그의 봄이가 자신을 죽이려 했다고 생각하며 점점 저항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 그녀의 울음은 급작스럽고도 격렬하게 터져 나왔고, 한노엘은 살짝 입술을 다물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 그는 하새봄이 이렇게 심하게 우는 모습을 처음 봤다.
  • 이전에는 그녀가 언제나 강하게 맞섰고, 제멋대로 행동하며 그에게 나가라고 소리치곤 했다. 때로는 물건을 던지며 화를 풀고, 심지어 그에게도 물건을 던지곤 했다.
  • 그는 그녀의 많은 모습을 보았지만, 이렇게 연약하고, 격렬하게 울며, 두려워하는 하새봄은 본 적이 없었다.
  • 그녀가… 정말로 그를 신경 쓰고, 그의 죽음을 두려워하는 걸까?
  • 한노엘은 드물게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무언가를 떠올린 듯 빠르게 냉정함을 되찾았다. 눈물을 닦아주려던 손짓도 멈췄다.
  • “봄아.”
  • 하새봄은 한노엘의 약간 차가운 목소리를 들었다. 그 차가움에 그녀의 마음은 얼어붙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지만, 그의 잘생긴 얼굴은 냉정했다.
  • “너는 걱정할 필요 없어.”
  • 그는 약간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며 얼굴을 살짝 돌렸다.
  • “이 일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을 거야. 너는 감옥에 가지 않을 거야.”
  • 그 역시 그녀가 감옥에 가는 걸 바라지 않았다.
  • 그는 세상을 휘어잡고 무자비한 수단을 쓰는 냉혹한 한 사장님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 앞에서 그는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어 하는,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한노엘일 뿐이었다.
  • 정말로 그 칼에 찔려 죽었다고 해도, 그는 모든 후처리를 끝내 놓았을 것이며, 절대 하새봄이 연루되지 않도록 했을 것이다.
  • 하새봄은 멍해졌고, 본능적으로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려 했지만, 한노엘의 약간 상처받은 눈빛을 마주치자 입을 다물었다.
  • 한노엘은 입꼬리를 살짝 비틀었다. 하새봄의 표정은 그에게 마치 찬물을 끼얹은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의 눈빛은 점점 집착으로 변했고, 그녀의 손목을 강하게 쥐었다. 갈라진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울렸다.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의 목소리 같았다.
  • “넌 내 거야. 내가 죽어서 지옥에 가더라도, 널 내 곁에 묶어둘 거야.”
  • “어디에 가든, 절대 나를 벗어나지 못할 거야!”
  • 집착이 깃든 거친 목소리를 들으며, 하새봄은 몸이 떨렸다. 그가 힘을 주어 꽉 잡고 있는 손목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그녀가 한노엘을 떠나려 할 때만 그는 이토록 자제력을 잃었다. 그러나 이는 곧 한노엘이 그녀를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에 대한 반증이었다.
  • 한노엘은 마치 그녀의 손목을 부숴버리고, 그녀를 자신의 뼛속에까지 새기고 싶은 것처럼 보였다. 눈에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
  • “봄아, 나를 자극하지 마.”
  • 봄아…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 거야? 왜 이혼하려 하고, 왜 나에게서 도망치려 하는 거지?
  • “노엘.”
  • 하새봄의 부드럽고도, 서러움이 담긴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지며, 순식간에 한노엘을 폭력적인 경계선에서 끌어내렸다.
  • 머릿속이 윙윙거리며, 하새봄을 바라보는 눈빛이 한순간에 깊어졌다. 방금 무슨 소리를 들었지? 그의 봄이가 그를… “노엘”이라고 불렀다고?
  • 하새봄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그를 바라보며, 마음속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그녀는 단지 약간의 억울함과 원망을 담은 눈빛으로 한노엘을 바라보았다.
  • “노엘, 손목 아파~”
  • 한노엘은 자신의 힘이 너무 강했음을 깨닫고, 급히 손을 풀었다. 예상대로 그녀의 하얀 손목에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을 보자, 그의 눈에는 순간적으로 분노가 번뜩였다.
  • 한노엘은 망설임 없이 오른손을 들어 침대 가장자리에 세게 내리쳤다.
  • “으읏…”
  • 하새봄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한노엘이 이 행동을 할 것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빨리 자신의 손을 침대 가장자리로 가져갔다.
  • 한노엘은 미처 모든 힘을 빼거나 방향을 바꿀 겨를이 없었고, 결국 주먹은 하새봄의 손 위로 무겁게 내려앉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