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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악몽

  • 하새봄은 악몽에 놀라 깨어났다.
  • “안 돼!”
  • 그녀는 울부짖으며 갑자기 눈을 뜨고 벌떡 일어났다가, 너무 급하게 움직인 탓에 머리가 순간적으로 하얗게 변하며 다시 병상에 무겁게 쓰러졌다.
  • “후…”
  • 하새봄은 숨을 크게 내쉬며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심장은 여전히 두근거렸고, 불안하고 무기력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옆 병상에 조용히 누워 여전히 혼수상태에 있는 남자를 보고서야, 급하게 뛰던 심장이 조금씩 진정되었다.
  • 기억이 점차 돌아오면서, 하새봄은 주먹을 꽉 쥐고, 손에 꽂힌 수액 바늘을 아무렇게나 뽑아낸 후, 조심스럽게 병상에서 내려와 가볍게 의자 하나를 당겨 한노엘의 병상 옆에 앉았다.
  • 그녀는 거의 탐닉하듯 한노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방금 꿈속에서 그녀는 다시 한 번 한노엘이 모욕당해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보았다. 마치 심장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에 세게 움켜잡힌 것처럼, 고통스러워 숨조차 쉴 수 없었다.
  • 그토록 고귀하고 신처럼 완벽한 남자가 그녀 때문에 바닥으로 끌어내려져 심하게 짓밟히고 진흙 속에 처박혔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영원한 파멸로 이끌었다.
  •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한노엘의 손을 잡고,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온기를 느끼며 마음이 조금이나마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 아침이 되어, 류 집사가 아침 식사를 준비해 병실 문을 조용히 열고 들어왔을 때, 한노엘은 어느새 깨어나 있었다. 깊고 어두운 눈동자에 복잡한 감정이 담긴 채, 병상에 엎드려 가볍게 숨을 쉬며 자고 있는 하새봄에게 닿아있었다. 그의 입가에는 약간의 미소가 번졌다.
  • 하새봄은 여전히 한노엘의 손을 잡고 병상에 엎드려 깊이 잠들어 있었다.
  • 류 집사는 무언가 말하려다, 한노엘의 차가운 시선에 멈칫했고, 그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하는 것을 보았다.
  • 한노엘의 시선은 다시 하새봄에게로 돌아가며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
  • 그는 온몸의 근육이 약간 긴장된 상태였다. 깨어나서 하새봄이 그의 손을 잡고 침대 옆에 엎드려 있는 것을 발견한 후, 한노엘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하새봄을 깨울까 봐 걱정됐다.
  • 그리고 그의 시선은 계속해서 그녀의 섬세하지만 약간 창백한 얼굴에 머물렀다.
  • 이건… 꿈일까?
  • 한노엘의 눈에는 드물게 혼란스러운 기색이 나타났다.
  • 이렇게 그를 의지하는 하새봄은 마치 손만 대면 부서질 것 같은 꿈 같아서, 감히 손을 뻗을 수가 없었다. 꿈이 깨고 나면 그녀가 사라질까 봐 두려웠기 때문에, 그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 “노엘…”
  • 하새봄의 몸이 갑자기 떨리며, 손에 무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갔다.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섞인 울음기가 배어 있었다.
  • “한노엘!”
  • 그녀는 다시 한 번 갑자기 깨어나 몸을 곧게 세웠다. 당황한 기색이 서린 눈동자가 한노엘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와 마주쳤다.
  • 하새봄은 멍하니 한노엘을 바라보다가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 하새봄이 울며 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한노엘은 가슴 깊숙이 둔탁한 통증을 느꼈다. 그의 의식은 잠시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 그는 살짝 입술을 다물고, 깊은 시선으로 하새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무심코 손을 들어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었다.
  • 하새봄은 그의 손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가, 조심스럽게 한노엘의 오른쪽 품에 기대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 “한노엘.”
  • 한노엘은 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 “응.”
  • 하새봄은 눈물이 가득 찬 눈으로 한노엘을 올려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나 악몽을 꿨어.”
  • 한노엘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깊은 눈빛에는 약간의 호기심과 차가운 기운이 섞여 있었다.
  • 그녀의 행동은 평소와 달랐다.
  • 그가 수술을 받고 혼수 상태에 있는 동안 도망치지 않고, 그가 눈을 뜨자마자 병상 옆을 지키고 있었으며,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 이번에는 또 무슨 속셈일까?
  • 경계를 풀게 한 뒤, 다시 차버리고 도망치려는 건가?
  • 이런 술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 한노엘의 입가에는 비웃음과 냉소가 어린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하새봄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 하새봄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며 가슴에 찌르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 “난 네가 죽는 꿈을 꿨어.”
  • 한노엘은 잠시 멈칫하며 목울대를 몇 번 굴렸다. 순간적으로 분위기가 싸늘해졌고, 차갑고 폭력적인 기운이 하새봄을 둘러쌌다. 한노엘은 주먹을 꽉 쥔 채 오랜 시간 동안 말을 멈췄다가, 갈라진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 “좋은 거 아닌가?”
  • 그의 눈빛은 한없이 차가웠지만, 깊숙한 곳에 숨겨진 아픔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입가에는 무심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 “네 바람대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