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6화 비공식적인 담화
- 주해시는 입춘에 들어섰고 여자 교도소는 강가와 가까워 평소 교도소안이 음산했는데 지금은 모처럼 나올 기회가 생겼다. 이미 4월 중순에 가까워져 기온이 따뜻하게 변하고 있었고 또 정오라 햇빛이 세탁실 앞의 건조대 위로 쏟아지며 사람의 마음을 간지럽게 만들었다.
- 4호실 감옥의 다섯 사람은 한 줄로 쭈그리고 앉아 세탁실 앞의 시멘트 바닥에서 옷을 씻고 있었는데 몸에 걸쳐진 죄수복이 지나치게 눈에 띄지만 않았다면 한마디씩 주고받는 다섯 명의 모습은 삼시 세끼와 생계를 걱정하는 시골 부녀자들과 다름이 없어 보였다.
- “춘영이 언니, 우리 중에서 출신이 가장 좋은 사람은 언니밖에 없잖아요. 재벌집 사모님들은 진짜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것처럼 매일 먹고 마시는 것까지 다른 사람이 다 관리해 주는지 알려줄 수 있어요? 맨날 팩을 하거나 스파를 하러 다니고 밖으로 나갈 때도 고급 외제차로 이동하면서 키우는 강아지도 전담 보모가 있다던데 사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