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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원죄와 본죄

  • 나는 바오밥나무 앞에 하나둘씩 모닥불이 있는걸 보았고 원숭이들은 사면팔방에서 땔나무를 주어다 모닥불에 집어넣고 있었다. 불꽃은 점점 더 활활 타올랐고 원숭이들은 바오밥나무 앞에 모여 앉아 앞발을 머리 위에 올리고는 끊임없이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나는 아주 오래전 인류가 국가를 형성하기 전에는 부락을 단위로 집결되어 있었고 그 시절 부락은 토템을 숭배한 거로 알고 있으며 이 바오밥나무가 원숭이들의 토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예상은 빗나갔고 덩치가 좀 큰 원숭이 한 마리가 뛰어가 바오밥나무에 있는 문을 열었고 그 안에는 단정하게 앉은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준호였다! 우리가 원숭이 마을을 진공할 때 실종되어 오랫동안 찾았었는데 뜻밖에도 바오밥나무 안에 숨어 있었다니. 그것도 원숭이들의 추앙을 받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나는 곧 심상치 않은 부분을 발견했고 전준호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가슴에는 어떠한 기복도 없었으며 이미 죽은 것 같았다! 전희수는 나보다 시력이 많이 떨어졌기에 아빠를 못 알아보는 것 같았지만, 부녀간의 천성으로 하여 조금씩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 "여택 오빠, 우리 가까이 가서 보면 안 돼요?"
  • 나는 고개를 저었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만약 그녀가 전준호 현재의 모습을 본다면 틀림없이 소리를 지를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나는 혼자서 백여 마리의 원숭이를 상대해야 한다. 나 혼자 도망가기는 쉬우나 전희수와 허스키는 어려울 것이다. 나는 숨을 죽인 채 지켜보았고 원숭이들은 절을 마치고 각자 흩어져 잠을 자기 시작했다. 나는 안간힘을 써서야 전희수가 허스키를 데리고 나와 함께 돌아가도록 설득을 했고 가는 길 내내 묵묵히 고민하다가 끝내는 비밀을 가슴속에 묻기로 했다. 끝까지 숨겨 그녀들이 한 가닥 희망이라도 남게 말이다! 우리가 돌아갈 때 날은 아직 밝지 않았고 나는 다들 잠이 든 줄로 알았지만, 뜻밖에도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내가 전희수를 데리고 온 걸 본 추아는 눈에서 불을 뿜을 지경이었고 미친 야수처럼 나한테 덮쳤다. 긴 손톱을 내밀어 내 얼굴을 할퀴었고 욕설을 퍼부었다. 얘기인즉슨 내가 어린 애마저도 가만 놔주지 않는다는... 나는 굳은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쳐내면서 슬쩍 피했고 스쳐지나 돌벽에 부딪히게 내버려 두었다. 추아는 부딪쳐서 코가 시퍼렇게 되고 얼굴도 부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또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나쁜 놈이니 짐승이니 하며 욕하더니 나중에는 심지어 부모님까지도 욕하고 있었다. 이것은 내가 결코 참을 수 없으며 나는 손을 들어 그녀 얼굴에 귀싸대기 두 대를 날렸다. 추아의 얼굴은 대뜸 벌겋게 부어올랐다. 손에 힘이 가볍지 않았기에 그녀는 단번에 얼떨떨해졌고 제자리에서 멍하니 나를 보고 있었으며 나는 그녀를 매섭게 쏘아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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