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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당신 아이를 낳을래요

  • ‘침착, 침착해…’
  • 민연초는 이 씨 가문 사람들이 그녀를 죽이려 한다는 것을 느꼈다. 만약 지금 뛰쳐들어 간다면 이 씨 가문 사람들과 완전히 사이가 틀어질 것이고 그들은 그녀를 더 빨리 제거하고 싶어 할 것이다.
  • 이 씨 가문은 정 씨 집안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그녀 하나 죽이는 것쯤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 하물며 양부모가 아직 살아계시는데 그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그들은 어떡한단 말인가?
  • 지독한 여자들!!!
  • 민연초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화가 나서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됐지만 결국 심호흡을 하고는 하늘에 사무치는 분노를 참으며 돌아서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 소파에 잠시 앉아 있었더니 조유란과 이윤아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 “민연초, 네가 달라고 한 20억은 불가능해. 엄마가 아빠랑 상의해 봤는데 너한테 이 숫자를 주기로 결정했어. 하지만 이 돈을 주는 조건은 네가 배달 앱의 정보를 나한테 넘겨주고 네 양부모를 데리고 연성을 떠나는 거야.”
  • 이윤아는 거만하게 민연초를 바라보며 손에 든 수표를 그녀 앞에 놓았다.
  • 민연초는 수표를 한 번 훑어보았고 한도는 2억이었다.
  •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분노에 찬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윤아를 노려보다가 다시 조유란을 쳐다봤고 입꼬리를 차갑게 올리며 말했다.
  • “고작 2억으로 정 씨 사모님의 자리를 꿰차겠다고? 장사꾼답게 계산기 좀 두드렸나 봐.”
  • “그걸로 만족해. 그 돈도 너랑 네 양부모가 평생 벌 수 없는 액수야.”
  • 이윤아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 “내 부모님이 이 돈을 벌든 말든 그건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건 내가 너를 평생 정 씨 사모님의 자리에 앉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거야!”
  • 민연초가 싸늘하게 말했다.
  • “너…정말 욕심이 끝이 없구나!”
  • 조유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경멸의 눈빛으로 민연초를 쳐다봤다.
  • “나 조유란한테서 어떻게 너 같은 딸이 나왔을까, 정말 치욕스럽구나.”
  • “민연초, 우리 엄마는 너한테 최고로 4억을 줄 수 있어.”
  • “4억도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그 정도면 배달 앱 백그라운드 정보를 네 것으로 변경하는 것밖엔 안 돼.”
  • “안 돼, 넌 반드시 연성을 떠나야 돼!”
  • “그렇다면 더 얘기할 것도 없겠네.”
  • 민연초는 더는 말하지 않고 돌아서서 가려고 했다.
  • 이윤아는 민연초가 진짜 가려고 하자 당황해하며 바로 말했다.
  • “그래, 그렇게 해.”
  • 계략이 실현됐지만 민연초는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 “난 수표 싫어, 돈은 내 계좌로 이체해 줘. 그리고 이 돈은 내가 이자철에게 골수를 기증한 대가로 받은 보상금이라는 설명서도 써 줘.”
  • 그들이 또 어떤 잔꾀를 쓸지 민연초가 어찌 알겠는가?
  • 돈이 그녀의 계좌로 이체되고 배달 앱의 개인 정보가 이윤아로 변경되면 다음날 그녀들은 4억을 잘못 입금했다고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다.
  • 경찰은 즉시 그녀를 찾아와 4억을 반환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 그때가 되면 그녀는 모든 걸 잃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
  • “어디까지 기어오를 셈이야.”
  • 조유란은 민연초가 꼴 보기 싫었다.
  • 민연초의 차가운 얼굴에 냉소가 번졌다.
  • “싫으면 없던 일로 해도 되고요.”
  • “됐어, 엄마, 그냥 이렇게 하자!”
  • 평생의 행복을 위해 이윤아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 민연초는 이 씨 가문에 앉아 그들의 계좌이체를 기다렸고 보상금 협의서에 사인도 했다.
  • 모든 것이 해결된 후에야 민연초는 배달 앱을 이윤아에게 넘겼고 이윤아는 제일 먼저 개인 정보를 변경했다.
  • 그날 배달 오더는 고객에게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백그라운드 정보만으로는 민연초가 정민한을 구했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기껏해야 정 씨 가문 사람들의 의심을 사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 병원에 남겨진 이름도 이윤아이고 CCTV 영상도 삭제됐으며 반지도 이윤아가 정민한에게 줬다.
  • 배달 앱 정보도 이윤아로 변경된다면 퍼즐 조각이 맞춰져 이윤아가 정민한을 구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완성된다.
  • “네 양아버지가 완쾌되면 하루빨리 연성을 떠나는 게 좋을 거야.”
  • 배달 앱 백그라운드 정보 변경 완료 후, 이윤아는 또다시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 이 말은 마치 이 연성이 이 씨 가문의 땅인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
  • 민연초는 한기를 드러내며 두 사람을 흘겨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
  • 이 씨 가문을 나선 후 민연초는 병원에 양부모를 만나러 가는 대신 택시를 타고 고향으로 향했다.
  • 현지 파출소에서 민연초는 교통사고에 대해 물었지만 경찰은 결국 사고를 낸 운전자를 잡지 못했다고 했다.
  • 민연초는 의문을 갖고 그날의 상황과 사고를 낸 차량 번호에 대해 자세하게 물었고 몰래 녹음했다.
  • 그날 그녀는 다시 차를 타고 연성으로 돌아왔고 연성에서 믿을 수 있는 사설탐정 사무소에 사백만의 계약금을 주고 교통사고 운전자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 다음 양부모의 교통사고를 조사하도록 했다.
  • 이 씨 가문 사람들은 일 처리가 비열하고 악랄하기에 그녀는 반드시 진상을 조사해서 진범이 벌을 받도록 해야 했다.
  • 그녀는 정민한을 건드렸고, 이 씨 가문은 그녀에게 나쁜 마음을 품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그녀는 반드시 자신을 위한 여지를 남겨야 했고 그러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 민연초가 이 씨 가문 사람들의 4억으로 배달 앱 백그라운드를 사는 것에 동의한 것도 그 이유다.
  • 만약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해서 이 씨 가문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면 그녀의 결말은 오직 죽음뿐이라는 것을 민연초는 알고 있었다.
  • 모든 것을 처리한 후, 민연초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셋방으로 향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정민한의 부하인 송진과 마주쳤다.
  • “민연초 씨, 정 도련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