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 개 코
- 여혜미는 결국 ‘나쁜 놈‘ 세 글자를 삼켰고 얼떨떨해 있는 심윤아를 끌고 밖을 향해 걸었다. 내가 몸을 움직이기 무섭게 가람이 잡아당겼다.
- “멀리 가진 않을 거예요!”
- 가람의 말은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 되었고 여혜미는 발걸음을 잠깐 멈추더니 뒤이어 빠른 걸음으로 심윤아를 데리고 갔다. 가람은 고개를 들어 웃는 듯 마는 듯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손을 내밀고 검지를 굽혀 그녀의 오똑한 콧등을 한 번 긁었다. 그리고는 그녀와 마주 보며 동시에 웃기 시작했다. 심윤아는 여혜미에게 이끌려 질주를 했고 언덕 하나를 넘자 의아해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