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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부시안의 반격

  • “강서연.”
  • 익숙한 목소리에 강서연은 일순 멈칫했다. 부시안이 성큼성큼 옆으로 다가오더니 강서연의 손을 덥석 잡아당기며 말했다.
  • “퇴근했는데 집에 안 가고 뭐해?”
  • 강서연은 반사적으로 부시안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부시안은 그녀를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칼자국남을 응시했다.
  • “너희들은 뭐야?”
  • 칼자국남이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혼자 나타난 부시안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 “왜? 여자 앞에서 센척하고 싶어? 그것도 그럴 능력이 있을 때나 가능한 거야.”
  • 그렇게 말하며 칼자국남은 각목을 꺼내들고서 부시안을 향해 인정사정없이 휘둘렀다.
  • 눈을 가늘게 뜨고서 칼자국남을 응시하던 부시안은 바로 코앞까지 당도한 각목을 힘껏 움켜쥐더니 곧이어 칼자국남에게 펀치를 날렸다.
  • 억눌린 신음이 들려오는가 싶더니 이내 칼자국남이 뺨을 감싼 채 고통 어린 비명을 질렀다.
  • 부시안의 공격을 제대로 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 칼자국남이 부시안을 가리키며 고개고래 악다구니를 썼다.
  • “비… 비겁하게 기습을 해.”
  •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부시안이 칼자국남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이내 뼈가 삐걱거리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 “다음부터는 누구를 건드려야 하고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지 알겠지?”
  • “아… 아… 아파…”
  • 칼자국남은 다른 것에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 “형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 칼자국남이 비굴하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에 부시안은 순순히 손을 놓았다.
  • 그때, 저 멀리서 회사 경호원들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 “경찰에 신고하고 며칠 동안 감옥에 가두었다가 나오게 하세요.”
  • “안 됩니다.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 부시안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하든 일말의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강서연을 바라보며 물었다.
  • “괜찮아?”
  • 강서연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 “괜찮아요.”
  • 그러고는 눈을 껌벅이며 말을 이었다.
  • “대표님 의외로 강하시네요.”
  • 눈을 반짝이며 진심 어린 칭찬을 내뱉던 강서연은 그제야 서로 마주 잡고 있는 손을 발견하고는 황급히 손을 뗐다.
  • “감사합니다, 대표님, 시간이 늦었으니 전 이만 들어가 볼게요.”
  • 그렇게 말하며 황급히 도망치려 했지만 부시안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
  • “같은 방향인 것 같으니까 같이 가자.”
  • 부시안은 짐 자루처럼 강서연을 들어 올린 채 차에 던져 넣었다. 강서연이 무어라 얘기하려 했지만 부시안의 서슬 퍼런 시선에 하려던 말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 차가 별장 차고에 안전하게 주차될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아무도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 부시안이 돌연 안전벨트를 풀고 있는 강서연을 불렀다.
  • “오늘 어떻게 된 거야?”
  • 부시안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깨달은 강서연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 “그냥 사소한 일이에요…”
  • 회사에서 떠돌아다니는 소문들에 대해 부시안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 “대표님 덕분에 원만히 해결되었잖아요.”
  • 그 말에 부시안의 눈썹이 잔뜩 찌푸려졌다.
  • “정말 사소한 일이야?”
  • 강서연은 재빨리 싱긋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네, 별일 아니에요.”
  • “핸드폰 줘 봐.”
  • 강서연은 일순 당황했지만 순순히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
  • 부시안이 재빨리 일련의 번호를 누르더니 이내 듣기 좋은 휴대전화벨이 울렸다.
  • “제 개인 번호야.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해.”
  • 강서연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 “이거… 안 좋을 것 같은데.”
  • “뭐?”
  • 강서연은 황급히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 “별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대표님. 저 이제 내려도 될까요?”
  • 허락을 받고서 민첩하게 안전벨트를 푼 강서연은 순식간에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이윽고 문밖에서 자동차 시동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차고에 멈춰 섰던 차가 자취를 감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