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본보기
- 강서연이 부서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장근철은 웬일로 이른 아침부터 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 나타나지 않는 강서연의 이름을 부르며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벽 두 개를 사이에 두고도 선명히 귓가를 파고들었다.
- “우리 부서 직원들 정말 점점 더 게을러지고 있어. 특히 강서연! 시간이 언젠데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거야!”
- 강서연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아예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어차피 개근 수당도 날아간 마당에 지금 회의실에 들어간다고 해도 장근철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한참을 물고 늘어질 텐데,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닐 바에야 차라리 마음 편한 쪽을 선택하는 게 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