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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하늘땅이 무너지다

  • 서울대병원을 물갈이 하라고?
  • 대체 무슨 허풍을 떠는 거야?
  • 수간호사는 비록 도강우의 무력이 두렵긴 했지만 절대 도강우의 말에 놀라지 않았다.
  • 서울대병원은 이미 수십년을 존재해왔고 이미 많은 인맥과 자금을 축적해 놓았기에 비밀 금고만 해도 수백개에 달했다.
  • 수간호사가 반박하려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의 남편 전화였다.
  • 서울대병원의 교수 의사인 그녀의 남편은 그 순간 더없이 당황하고 있었다.
  • “여보, 빨리 집에 돌아가서 장부를 없애버려…”
  • 수간호사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에서 또 다른 소식이 전해졌다.
  • “늦었어, 그들이 이미 도착했어.”
  • 전화가 끊기자 수간호사가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는 이미 꺼져 있었다!
  • 수간호사는 그제야 당황하기 시작했다.
  •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 “재밌는 구경은 이제 막 시작됐어.”
  • 도강우는 다시 앉아서 손목에 찬 염주 팔찌를 만지작거렸다.
  • 수간호사의 휴대폰이 다시 울리고 친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 “소정희, 큰일 났어. 원장님이 방금 끌려갔어!”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던 수간호사는 그대로 멍해졌다.
  •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앞에 있는 젊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 정말 그가 한 일일까?
  • 다급한 발자국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양 의사와 성 의사가 빠르게 달려왔다. 도강우를 본 두 사람은 바로 털썩하고 무릎을 꿇었다.
  • “도 대표님, 잘못했습니다.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 50대쯤 되어보이는 양 의사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도강우를 바라보았다.
  • 이렇게 젊은 사람이 이토록 무시무시하단 말인가?
  • 몇 분 사이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조사를 하다니!
  • 그가 그동안 한 나쁜 짓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사례금을 받거나 규정을 어기고 태아의 성별 검사를 한다거나 리베이트를 받거나 규정을 어기고 선거를 통제한 것 등이었다…
  • 조금전까지도 이것이 도강우가 한 일이라는 걸 몰랐다.
  • 하지만 그를 조사한 사람인 그의 처남이 지금 간호사 데스크에 앉아있는 높으신 분을 건드렸다고 몰래 얘기해준 것이다.
  • 성 의사인 성지후도 똑같은 처지였다. 여 환자와 관계를 가진 것만으로도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었고 의료 설비 구매금을 탐오한 건 말할 것도 없었다!
  • 수간호사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믿을 수 없다는 듯 도강우를 바라보았다.
  • 정말 이렇게 어마무시한 사람이야?
  • 정말 이렇게 대단하다면 왜 전에 1억도 모으지 못했던 거지?
  • “도 대표님, 제가 높으신 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큰 결례를 범했습니다. 넓은 아량을 베풀어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 성지후가 끊임없이 머리를 조아렸다.
  • 도강우는 무릎을 꿇은 두 사람을 그저 싸늘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 “서두르지 마, 재밌는 구경 거리가 아직 남았어.”
  • 3분 뒤, 정장 차림에 정의감이 가득 찬 표정의 중년 남자 세 명이 걸어왔다. 그 중 한 명은 손에 장부 한 권 들고 있었다.
  • “소정희 씨, 당신 남편을 이미 입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건 저희가 당신 집에서 찾아낸 장부인데 당신의 모든 자금 거내 내역이 기록되어 있네요. 그리고 당신은 오랜 시간 동안 간호사 직위의 임용에 손을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당신에 대해서도 입건 조사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 장부를 본 소정희는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진 사람처럼 초점을 잃고 의자에 주저앉았다.
  • 그러던 그녀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 도강우의 다리를 껴안았다.
  • “도 대표님. 제발 부탁드려요.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 도강우는 그녀를 내팽개치고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 몇 분 만에 병원은 더없이 어수선해졌다.
  • 하지만 동시에 다른 병원의 수백 명 의사들이 서울대병원에 도착하여 그들의 업무를 인수인계하기 시작했고 몇 분 만에 또 다시 질서정연해졌다.
  • 대부분 환자들은 심지어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 “저는 새로 부임한 수간호사이고 지금부터 당신의 업무를 인수하겠습니다.”
  • 한 중년 여자가 빠르게 걸어와 소정희에게 말했다.
  • “백아연!”
  • 소정희도 그녀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인주 서울대병원의 수간호사였다.
  • 백아연은 그저 도강우에게 가볍게 인사를 한 뒤 다시 말했다.
  • “정상적인 업무 시작하겠습니다.”
  • 서로 눈을 마주친 성지후와 양이산은 서로의 눈에 비친 공포감을 느낄 수 있었다.
  • 도강우가 대체 누구인 걸까?
  • 어떻게 이렇게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지?
  • “양이산 씨, 당신을 정식으로 체포합니다.”
  • “성지후 씨, 당신을 정식으로 체포합니다.”
  • 또 다른 사람이 몇 명 오더니 차가운 말과 함께 양이산과 성지후를 바닥에 눌러앉혔다.
  • 겨우 1분이 지나 키가 큰 40대의 중년 남자 한명이 걸어오더니 경비원들에게 말했다.
  • “당신들은 전부 해고되었어…”
  • 소정희는 여전히 멍한 상태로 쓴웃음을 지었다.
  • 5분, 정말 단 5분 만에 전체 서울대병원을 전부 물갈이했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중요한 직위가 모두 교체되었다!
  • 그녀는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데스크에서 전화기를 들고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 “여보세요, 방 대표님, 저희…”
  • “어쩔 수 없어. 너희들이 높으신 분을 건드려서 나까지도 경고를 받았으니 너희들은 더 말할 것도 없지.”
  • 수화기 너머에서 탄식 소리가 들렸다.
  • 그 말을 들은 소정희, 성지후, 양이산은 머리가 펑하고 터지는 것처럼 윙윙거렸다.
  • 전화기 너머의 인물을 전체 서울대병원의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이었다!
  • 가평에서도 아주 큰 힘이 있고 가평에서 지위가 거의 손에 꼽을 정도로 높은 그도 경고를 받았다니 무슨 의미일까?
  • 도강우의 진짜 신분이 놀라울 정도로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 “마귀 같은 놈…”
  • 소정희는 미칠 지경이 되어 경악하며 도강우를 바라보았다.
  • “당신 대체 누구야, 대체 누구냐고?”
  • 도강우가 몸을 일으켰다.
  • “당신 앞으로 더 이상 견과류 까먹을 기회가 없을 거야.”
  • 말을 마친 그는 밖으로 나갔다.
  • 두시간 정도 지나자 톱기사 하나가 전체 뉴스 지면을 차지했다.
  • 서울대병원 병원 원장이 횡령과 불법 비밀 금고 개설을 이유로 체포되었다는 것이었다!
  • 30여 명의 집도의도 의덕이 없고 여러가지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 종양내과의 수간호사 역시 리베이트를 받고 허위로 가격을 부풀려 대량의 의료 설비를 구매한 죄목으로 체포되었다…
  • 그 소식을 들은 진호는 혼비백산할 듯했다.
  • 진씨 가문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평 제약은 서울대병원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기에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알고 있는 것이 많았다. 그는 황급히 아버지인 진강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아버지. 대체 무슨 일이에요? 왜 멀쩡한 사람들이 3-40명 씩 잡혀 들어가요? 소정희와 성지후까지도 잡혔어요?”
  • 진강의 목소리는 약간 잠겨있었다.
  • “방금 방 대표님과 통화를 했는데 서울대병원이 높으신 분을 건드려서 5분 만에 전부 물갈이 당했대.”
  • 진호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
  • “서울대병원은 방 대표님이 뒤를 봐주고 계시잖아요. 방 대표님도 해결하지 못한 거예요?”
  • “방 대표님도 경고를 받고 지금 한 몸 지키기도 힘든데 더 이상 끼어들면 그도 위험할 수 있어. 높으신 분의 능력이 아주 대단하대.”
  • 진강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 헉.
  • 진호는 숨을 들이켰다.
  • 방 대표님까지 경고를 받아서 한 몸 지키기 힘들다니!
  • 대체 무슨 힘과 수단인 거지?
  • 너무 대단하잖아!
  • 대체 누구지?
  • 천자 1번룸의 높으신 분을 떠올린 진호는 바로 확신할 수 있었다.
  • “천자 1번룸의 높으신 분이에요, 그가 손을 쓴 거예요!”
  • 진호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 이게 바로 천자 1번룸 높으신 분의 능력인 걸까?
  • 평소에는 쥐 죽은 듯 있다가 손을 쓴다하니 이렇게 맹렬하게 하늘땅을 뒤집어 놓았다!
  • “그러면 우리는 영향이 없어요?”
  • 진강이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 “아직은 모르겠어. 우리는 직접적으로 미움을 산 일이 없으니 당분간은 괜찮을 거야. 그러니 너도 요즘 조용히 있어. 만약 그 분의 불만을 사게 되어서 화살이 우리한테 돌아오면 우리 진씨 가문은 바로 끝장날 거니까.”
  • 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게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