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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납치

  • 그녀의 작은 신음소리는 그 더러운 남자들의 끔찍한 욕망을 자극했고, 그들의 눈빛은 마치 몇 년 동안 여자를 보지 못한 것 같은 눈빛이었다. 특히나 안한미처럼 어리고 연약하며 예쁘게 생긴, 사람을 안달나게 하는 여자를.
  • “상처남! 내 아내를 풀어주시오! 당신들에게 여자아이를 데려오면 내 아내를 풀어준다고 약속했잖소!”
  • 택시 기사는 온몸이 땀 범벅이었다. 그는 털썩 꿇어앉아 애타고 두려운 눈빛으로 말했고, 목소리마저도 떨리고 있었다.
  • 소석은 욕을 퍼부었다.
  • “당신 아내가 납치됐다고 다른 사람을 납치해? 너 같은 겁쟁이가 남자야?”
  • “아-!”
  • 누군가 소석의 배를 세차게 걷어찼다. 소석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 걱정스럽게 그를 바라보는 안한미의 눈빛이 죄책감으로 가득한 그의 눈빛과 마주쳐 안한미는 저도 모르게 눈을 피했다. 그 눈빛은 그녀를 더 힘들게 했다.
  • 소석을 걷어찬 남자는 두목 같았다. 그의 얼굴에는 선명하지 않은 칼자국이 있었고, 몇몇 사람이 그를 상처남이라고 불렀다.
  • 남자들은 안한미의 얼굴을 보고 웃었다. 확실히 최상급의 좋은 물건이었고, 뚱뚱한 기사의 아내보다 훨씬 괜찮았다. 그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 어린 여자를 가지고 놀아본 적은 없었다.
  • 아주 구미가 당겼다.
  • 상처남은 안한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는 남자들에게 기사의 아내를 풀어주라고 손짓했다.
  • 누군가 안한미의 머리카락을 계속 잡고 있어 안한미의 머리는 높이 들려있었고, 안한미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숨만 쉬어도 아파서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고 있는 남자는 그녀의 머리를 돌려 오른쪽 앞을 보게 했다.
  •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자가 끌려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온몸이 멍이었고 눈에 초점이 없었다. 입가에는 말라붙은 핏자국이 가득했고, 두 다리 사이로는 피가 흘러 진흙탕 위로 흔적을 남겼다.
  • 안한미는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어지럽혀진 무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괴로워하던 여자, 절망적이고 처량한 비명 소리. 모든 게 하나씩 떠올랐다.
  • 그녀 몸의 모든 신경이 곤두섰고 두려움 때문에 심장마저 미칠듯이 아파왔다. 억지로 유지하던 매서운 눈빛은 사라지고 절망으로 가득찼다.
  • “여보!”
  • 기사는 울부짖으며 기어가 그의 아내를 껴안았다. 하지만 그 여자는 정신이 나간 듯 꼼짝도 하지 않았고 시선은 한 곳만 바라보고 있었다. 기사가 아무리 그녀를 불러도 그녀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 이 모든 상황을 본 소석은 깜짝 놀랐다. 조숙한 그는 노는 친구들과 그런 영화를 많이 봤고, 안한미가 지금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지 알았다.
  • “다른 여자를 데려오면 되는 거죠? 걔를 놔 주세요! 내가 여자애들 데려올 테니까!”
  • 어쨌든 소석은 어렸고,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는 이 남자들이 안한미한테 무슨 짓을 할지 두려웠다.
  • 상처남이 차갑게 웃었다.
  • “꼬맹아, 네 여자친구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바꾸기 아까운데.”
  • 그 말을 듣자 그 자리에 있던 남자들이 모두 크게 웃었다.
  • “맞아요, 상처 형님. 이렇게 예쁜 여자애는 본 적이 없어요. 도저히 못 참겠는데 얼른 시작하죠!”
  • 상처남은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안한미의 앞으로 가 몸을 숙였다.
  • “이름이 뭐니?”
  • 안한미는 안쪽 입술을 꽉 깨물었다. 두 눈은 충혈됐는데, 그 맑고 투명한 두 눈이 동정심을 불러일으켰다.
  • “말해!”
  • 안한미의 머리를 잡고 있는 남자가 대답하지 않는 안한미를 보고는 그녀의 허리를 더 세게 밟았다.
  • 안한미는 견딜 수 없어 신음소리가 터져나왔고, 눈물이 함께 흐르기 시작했다. 정말... 너무 아팠다!
  • “걔를 놔주세요! 놔 줘!”
  • 소석은 목숨 걸고 발버둥치며 소리쳤다. 그들이 안한미를 괴롭히는 모습을 두 눈 똑바로 뜨고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상처남은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 “안타깝네, 고집이 세.”
  • “조금 있다가는 더 고통스러울거야.”
  •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 말뜻을 이해하고 사악한 미소를 보였고, 발을 동동 굴렀다.
  • “꼬마 아가씨, 너 참 마음에 들어. 오빠가 충고 하나 할게. 얌전하게 구는 게 제일 좋을 거야. 도망가지도 말고 소란 피우지도 마. 오늘은 내가 특별히 다 끝나면 보내줄게.”
  • 상처남은 아쉬워하며 안한미를 바라보았다.
  • 그의 신분은 여자애 하나 때문에 드러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 하지만, 보호할 수 있는 건 보호하자.
  • 그 순간, 안한미가 주머니에 넣어놓은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그녀는 긴장되었고 눈빛이 흔들렸다. 허둥지둥 휴대폰 화면을 터치했지만 전화를 받은 건지 거절한 건지 알 수 없었다.
  • 누군가 그녀의 눈빛이 이상한 걸 보고는 말했다.
  • “너 손에 뭐야! 꺼내!”
  • 안한미는 두려움에 휩싸여 숨 쉬는 걸 까먹을 뻔 했다.
  • 그 남자는 다가와 안한미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빼앗았다.
  • “돌려줘요!”
  • 안한미는 적의 가득한 눈빛으로 울부짖듯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