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14화 관계

  • “영예 도련님, 고생하셨어요.”
  • 갑자기 유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따. 그는 공손하게 당영예에게 말했다.
  • 당영예는 유 비서가 온 걸 보고 마음이 놓였다. 서지형도 분명 왔을 것이다.
  • “소씨 집안 사모님이시죠? 저는 서씨 집안 비서입니다. 도련님께서 아가씨가 무슨 일을 당한건지 보고 오라고 하셔서요.”
  • 유 비서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똑바로 서서 소석의 엄마를 바라보았다.
  • 갑자기 서씨 집안에, 도련님이라니, 소석의 엄마는 놀랐다.
  • 여기 이 안한미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과 연관되어 있다고?
  • 소석의 엄마는 뭘 어떡해야 할지 몰라 난처하게 웃었다.
  • “왜 다들 쟤를 감싸고 도는 거에요! 분명히 쟤 잘못이라고요!”
  • 정선은 소석의 엄마가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고는 조금 전에 안한미한테 맞은 게 생각나 서러운 마음에 눈물을 터뜨렸다.
  • “도련님께서 만약 아가씨를 괴롭힌 사람이 뻔뻔하게 나오면-”
  • 유 비서는 정선을 보았다.
  • “말을 못하게 만들어주라고 하시더군요.”
  • 소석의 엄마는 놀라서 침을 삼켰다. 그는 그 도련님의 권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그는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
  • 당영예는 샐쭉 웃었다. 겁을 주면 효과가 좋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 괜한 힘을 뺄 필요가 없었다.
  • 안한미는 더이상 그곳에 서 있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정선과 싸우고 싶지 않았고, 소석의 엄마와 언쟁을 벌이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냥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 병원을 나오니 서지형의 기사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 “아가씨, 도련님께서 차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 안한미는 최대한 감정을 정리하고 기사를 따라 차에 탔다.
  • 서지형은 엄청 피곤해보였다. 그는 눈을 감고 쉬고 있었고, 안한미가 차에 타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 기사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둘을 보다 못해 안한미에게 말을 걸었다.
  • “아가씨, 어젯밤에 도련님께서 아가씨를 위해 중요한 해외 일정을 취소하시고 수리 중인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셨어요. 정말 목숨을 건 일이었어요.”
  • “그리고 소씨 집안은 그 집 아들을 데려올 돈이 충분히 있었고, 도련님은 그 친구가 아무 일도 없을 거란 걸 알고 계셨던 거에요.”
  • 안한미는 심장이 내려앉는 듯 했다. 그녀는 놀랐고, 눈썹이 살짝 떨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갑자기 뭔가 슬픈 감정이 들었다.
  •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서지형이 죽을 각오로 자신을 찾으러 왔다니!
  • 그녀는 어렴풋한 빛으로 몰래 서지형을 바라보았다. 그의 매끈한 옆얼굴은 미동도 없었지만, 그럴수록 안한미는 그가 엄청 신경을 쓰고 있다고 느껴졌다.
  • 어젯밤에 한 말이 너무 후회되었다. 아저씨는 계속 그녀를 아껴줬는데, 그녀는 그에게 그런 말을 했다...
  • 안한미는 망설이며 한참 동안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결심한 듯 서지형에게 다가가 미안한 듯 서지형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 “아저씨...”
  • 그녀는 더 다가가서 서지형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고, 칭얼거리듯 애교를 부렸다.
  • “아저씨, 화내지 마세요, 한미가 잘못했어요!”
  • 안한미는 그의 몸을 살짝 흔들면서 그의 허리를 안고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
  • 서지형은 결국 눈을 떠서 맑고 큰 두 눈을 깜박거리고 있는 안한미를 보았다. 입은 뾰루퉁했지만 화는 이미 다 가라앉았다.
  • 정말 못말리는 애였다.
  • 당영예는 언제 병원을 나왔는지 아무 말 없이 서지형의 차에 타서는 안한미가 서지형에게 달라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헛기침을 했다.
  • “아이고, 영향 생길라!”
  • 서지형의 눈빛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 안한미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 “영예 오빠, 무슨 영향이요?”
  • “한미야, 너 어쨌든 열여섯이야, 너 병실에 누워있는 저 남자애 좋아하잖아. 그럼 남녀 간의 차이, 그런 것도 다 알아야지. 어쨌든 너 나이 때는 아무래도 민감하잖아!”
  • 당영예는 원래 직설적인 성격이었다. 그는 서지형과 친했기 때문에 서지형의 계획을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서지형이 점점 더 깊이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 안한미는 잠깐 생각하더니 얼굴이 빨개져 서지형을 안고 있던 팔을 풀고는 얌전히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 그녀는 그때서야 왜 요즘 서지형의 몸을 보면 이상한 느낌이 드는지 깨달았다...
  • “이게 맞지! 앞으로도 너랑 아저씨는 거리를 둬야 해. 아저씨는 어쨌든 어른이야.”
  • 안한미는 어른이라는 말에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 “너랑 나는 거리를 둘 필요 없어. 쟤한테는 아저씨라고 하지만, 나한테는 영예 오빠라고 하잖아? 그러니까 너랑 나는 좀 더 가깝지.”
  • 당영예는 안한미를 자신의 옆에 앉히고 환하게 웃었다.
  • 서지형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 “넌 말 안 하면 죽니?”
  • 당영예는 씩 웃었다.
  • “맞다, 네 여자친구로 딱인 사람을 찾았는데, 오늘 밤에 만날래?”
  • “우리 한미한테도 보여주자. 한미가 좋아하면 아저씨도 반대 안 할 걸.”
  • “필요 없어.”
  • 서지형이 정색하고 말했다.
  • 안한미는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웬 여자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