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한미는 무서워서 울먹이며 말했다. 서지형 품에서 애지중지 큰 그녀는 그렇게 무서운 어른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자신 때문에 소석이 다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죄책감이 들고 힘들었다.
“저 때문에 소석이 다쳤어요...”
소석의 엄마는 왜 처음부터 이 여자애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깨달았다. 소석은 이 아이 때문에 다친 것이었다.
“내가 널 찾으러 간 것도 않았는데, 무슨 체면으로 여길 왔니?”
안한미는 어쩔 줄 몰라하며 흐느꼈다.
“아주머니, 소석을 만나게 해주세요...”
“너 어떻게 감히-”
“남영아, 석이 깨어났다.”
소석의 아빠가 다가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안한미를 쳐다보고는 소석의 엄마를 데려갔다.
“아저씨, 소석을 보게 해주시면 안 돼요? 잠깐이라도 보기만 하면 돼요...”
안한미가 쫓아가 말했다. 눈물이 가득 고인 그 큰 두 눈을 보면 누구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얘야, 지금 석이는 널 보고 싶어하지 않을거야.”
“그래도 너무 자책하진 마렴. 네 잘못만은 아니니. 얼른 돌아가라.”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소석의 아빠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안한미는 마음이 찢어지는 듯 했다. 그녀에게 들린 건 '석이는 널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말뿐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소석의 부모가 병실에 들어가 문을 굳게 잠그며 그녀에게 어떤 기회도 주지 않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서지형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화나 있었고, 받고 싶지 않았다.
“안한미?”
갑자기 멀리서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안한미는 멍하니 돌아보았다. 아직 얼굴이 부어있는 정선이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고 있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소석이 그만큼 다친 걸론 아직 부족한 거야?”
정선이 달려왔다.
“짝-!”
손바닥이 날아와 안한미의 얼굴을 세차게 때렸다.
“이건 내 복수고!”
“짝-!”
이번엔 반대쪽 얼굴이었다.
“이건 소석 거야!”
오랫동안 안한미를 싫어했던 정선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는데, 따귀 두 번으로 만족할 리 없었다.
안한미는 힘이 없었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정선이 따귀를 두 번 때렸을 때 중심을 잃었지만 다행히 옆에 있는 벽을 붙잡고 넘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긴 머리는 산발이 되어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아픈 양 볼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